“다 사랑하지 않아도 되니 시야, 춤추라”
삼산면 출신 차수민 시인 신작시집
‘광려천 물풀이 엎드려 울었다’ 발간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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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른다. 흐르는 물에 물풀들도 나부끼며 하느작거린다. 광려천은 어쩌면 쉼 없이 흐르는 우리 삶인지도 모른다. 차수민 시인이 신작 시집 ‘광려천 물풀이 엎드려 울었다’를 펴냈다.(시인보호구역, 詩:옷시선 002) “친절하지 마라. 깊이 품지도 마라. 다 사랑하지 않아도 되니 시야, 춤추라.” - 시인의 말 글을 쓴 사람이나 글이나 단정하긴 매한가지다. 시인은 거창한 사건을 쓰지 않는다. 그저 밥벌이와 살림, 돌봄과 병치레, 말 못 한 속내처럼 일상을 지탱해 온 현실의 무게를 담는다. 시집 곳곳에 여성들의 노동과 가족사의 내력이 반복된다. 시인은 부풀림 없이 담백하다. 화려한 삶은 아니어도 덤덤히 묵묵히 걷는다.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동네의 공기와 생계의 감각, 가족의 사정 같은 것들을 담아 시대와 사람들의 얼굴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고향 고성의 기억을 더듬고, 오래전 가족들의 이야기를 되짚는다. 3부에서는 사랑과 이별, 남은 마음까지 관계의 결을 매만지고, 4부에서는 어머니, 돌봄, 죽음, 그리고 그 너머로 이어진 생활까지 남겨진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작은 한 권의 책에 50여 편의 시가 삶을 이야기한다. 손수남 시인은 차수민 시인을 두고 “남모른 숨구멍을 내놓고 썰물을 기다리는 바지락이듯 고단한 현실의 삶을 시로 바꿔 숨을 쉬며, 견디며, 기다리며 부지런히 세상에 동의를 구하는 시인”이라고 말한다. 손수남의 말처럼 차수민 시인은 끊임없이 세상에 동의를 구하고, 지친 세상에 손을 내민다. 결국 ‘광려천 물풀이 엎드려 울었다’는 한 시인의 개인사가 아니라, 지역의 삶이 어떻게 개인의 언어가 되고, 그 언어가 다시 공동체의 기록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광려천을 따라 흐르는 낮은 목소리는 쉽게 지나치기 쉬운 삶의 자리를 다시 중앙으로 옮겨 놓는다. /최민화 기자 |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6년 01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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