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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땐 아프고 질 때는 더 아프다”

제차순 시인 신작시집
80해 삶의 여정 담은 130편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5년 12월 26일
ⓒ 고성신문
제목부터 삶의 한복판을 관통한다. 제차순 시인이 시집 ‘필 땐 아프고 질 때는 더 아프다’를 출간했다. 시집은 인생의 시작과 끝, 그 사이에서 마주하는 아픔과 이별, 그리고 성찰의 시간을 담담한 언어로 풀어낸다.(도서출판 경남, 경남시인선 252)
“별 욕심 없이 잠 못 드는 밤을 지새우며 떠오르는대로 펜을 들어 써본 것이 한낱 시가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를 배운 것도 아니고 전문지식도 없어 생각나는대로 낙서처럼 푸념처럼 혼자서 쓰다 말다 하며 모아둔 것을 주제넘게 한 권의 책으로 꾸며 보았습니다.” - 시인의 말 중
130여 편의 작품을 담은 시집은 고향의 풍경과 가족에 대한 기억, 자연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시편 곳곳에 스며 있다. 상처와 상실, 그 이후에 남은 마음의 흔적을 조용히 들여다본다. 시인은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그 안에 머무르며 삶의 의미를 길어 올린다.
팔순을 넘긴 시인은 오랜 시간 삶을 살아오며 축적된 기억과 감정을 시로 옮긴다. 이 시집은 그러한 삶의 결을 따라가며, 화려한 수사보다는 낮고 단단한 언어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시집의 제목과 동명의 작품 ‘필 땐 아프고 질 때는 더 아프다’는 인생의 시작과 끝을 꽃의 생애에 빗대어 표현한다. 피어나는 순간에도 아픔이 있고, 지는 순간에는 더 큰 아픔이 따른다는 인식은 삶과 이별을 관통하는 시인의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외에도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고독과 그리움, 남겨진 사람의 마음을 담은 시들이 수록돼 있다.
시인은 아픔을 과장하지 않는다. 시인은 고통을 비극이 아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 과정에서 얻은 성찰은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독자의 마음에 남는다. 읽는 이는 이성적인 사유와 함께 정서적인 울림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제차순 시인이 늦은 나이에 시를 통해 자신과 삶을 다시 마주하는 과정은 이 시집의 또 다른 배경이 된다. 시는 기록이자 고백이며, 지나온 시간에 대한 응답이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5년 1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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