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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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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팔레트
이소정(시인, 마산문협부회장)
물감 묻힌 로울러들
아직 바다를
다 칠하지 못했다
인간의 욕망이 떠오르는 바다를 본다
사람들은 자연의 위대함을 보고 자신의 꿈을 그리기도 한다. 야망을 키워나가는 데는 자연만큼 좋은 본보기도 없을 것이다. 이소정 시인 「바다의 팔레트」 “물감 묻힌 로울러들/아직 바다를/다 칠하지 못했다”// 얼마나 짙은 포부인가. 인간의 능력을 어디까지 견줄 것인가 의문스러움을 드러낸다. 롤러 하나 가지고 바다를 칠한다고 하는 상상이 재미있는 발상이다. 아니, 이미 시인은 바다의 색감을 풀어 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시를 통해 우리는 각자 작은 가슴속에 바다를 밀어 넣고 자신의 인생 설계도를 그린다. 사유의 깊이에 따라 존재의 방식이 여러 가지의 형태로 빚어 나오는 것처럼 환원의 원심성이 읽힌다. 바다를 칠하고자 하는 포부는 비단 바다만이 아니다.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려고 하는 발버둥이다. 다 칠하지 않아도 된다. 덤벼들고자 하는 열정, 임하고자 하는 책임 등이 이미 바닷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수많은 상상 속에서 바다의 색감들이 지나간다. 파란색이다. 노란색이다. 하루 종일 칠해놓은 바다에 파도가 밀려와 한순간 부숴버리는 꿈! 허무가 일상으로 돌아오는 재미 나는 시 한 편에서 껄껄거리는 자유를 만나본다. 다 칠하지 못한 바다의 여유가 오늘 하루를 건너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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