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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를 돌아보며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28일
ⓒ 고성신문
2025년 경남고성 공룡세계엑스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2006년 첫 개최 이후 20년 넘게 이어져 온 이 엑스포는 어느덧 9회째를 맞아 ‘전국 최장수 엑스포’라는 특별한 기록을 세웠다.
공룡 발자국 화석이라는 작은 자연유산이 한 세대에 걸친 지역의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시작에는 미래를 보는 눈을 가진 한 명의 리더가 있었고, 그 리더를 믿고 뛰어준 공무원과 군민이 있었다.
필자는 2006년 초대 공룡엑스포 총괄기획부장으로서, 당시의 첫 걸음을 생생히 기억한다. 준비라고는 할 수조차 없는 상황, 경험도 인력도 축제 운영에 필요한 매뉴얼조차 없었다. 말 그대로 맨땅에서 무(無)를 유(有)로 만들어야 하는 도전이었다. 그러나 이 엄청난 과업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 하나, 당시 이학렬 군수가 사람을 믿고 전폭적으로 맡겼기 때문이다. 리더가 믿을 때 조직은 움직이고, 리더가 맡길 때 직원은 책임을 다한다. 그 시절 직원들은 ‘생즉사 사즉생’의 마음으로 밤낮을 잊고 뛰었고, 그 헌신이 결국 고성의 새로운 미래를 열었다.
이학렬 군수는 공룡 발자국을 단순한 화석이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라본 인물이었다. 그의 시야가 고성의 바위에 찍힌 공룡 발자국을 단순한 자연유산이 아닌 ‘만들어낼 수 있는 산업’으로 읽어낸 것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강원도 고성은 알아도 경남 고성은 모른다”는 말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남아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엑스포 추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350억이라는 거대한 예산 부담 앞에서 군민의 우려는 컸고, 행정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 도지사 교체 시기였기에 지원 여부도 불확실했다. 그런 난관 속에서도 길을 연 것은 이학렬 군수의 결단과 끈질긴 설득이었다. 다행히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150억 원의 도비 지원을 약속하면서 상황은 전환점을 맞았다. 고성군 의회도 미래를 향한 결정을 내렸고, 마침내 첫 엑스포가 열릴 수 있었다. 이 선택은 20년 뒤 2025 엑스포까지 이어지는 큰 물줄기를 만들어냈다.
리더십에는 여러 조건이 있다. 미래를 향한 선택과 선점, 사람을 알아보는 눈,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추진력과 뚝심, 그리고 복잡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능력. 이학렬 군수는 이 요소들을 고루 갖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핵심은 ‘사람을 믿는 리더십’이었다. 그 믿음이 있었기에 직원들은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었고, 공무원 사회의 관성을 넘어 새로운 문화와 산업을 만든 것이다. 이는 고성공룡엑스포가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조직문화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었다.
초기 엑스포 추진 과정에서 우리는 전국의 여러 축제를 벤치마킹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모델이 함평나비축제였다. 그러나 고성은 단순 모방을 넘어 자체 브랜드로 승화하는 데 성공했다. 많은 지자체가 ‘비슷한 축제’를 양산하던 시기였지만, 고성은 공룡이라는 차별성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지자체장이 바뀌면 사라지는 일회성 축제와 달리, 고성에서는 역대 군수들이 전임자의 정책을 지우지 않고 오히려 발전시키는 ‘계승의 행정’을 보여주었다. 이상근 군수를 비롯한 역대 군수, 공무원, 군민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힘을 모으며 공룡엑스포를 고성의 대표 브랜드로 완성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경남도와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되었다.
오늘의 성과는 특정 개인의 공이 아니라 ‘함께 만든 구조적 성공’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오늘의 당항포 관광지는 숙박, 식당, 체험 산업이 어우러진 복합 관광지로 성장했다. 공룡엑스포를 통해 구축된 기반이 민간 산업까지 확장되며 지역경제의 건강한 순환을 만들었다. 만약 2006년 공룡엑스포가 없었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그 답은 이미 현실이 말해주고 있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리더 한 명이 지역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고성에서 증명된 셈이다.
이제 우리는 다음 20년을 준비해야 한다. 공룡엑스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단순 전시형 콘텐츠를 넘어 세계적 수준의 체험형 관광 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 필자가 미국의 한 관광지에서 보았던 가족 단위 보트 공룡 체험 프로그램은 고성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본다. 살아 움직이는 공룡을 따라 동굴을 탐험하고, 손자·손녀부터 할아버지까지 한 배에 올라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체험형 콘텐츠는 글로벌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매력이 있다. 예산이 다소 투입되더라도,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리더는 누구인가?”
학연·지연이 아닌, 지역의 미래를 진심으로 책임질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2006년의 선택이 고성을 바꿨듯, 앞으로의 선택도 향후 20년 고성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한 명의 리더가 지역을 살린다. 그리고 그 리더를 믿고 함께 뛰는 많은 사람들, 바로 그 힘이 고성을 다시 한 번 새로운 역사로 이끌 것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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