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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 새로운 연결을 꿈꿉니다”

30년 만의 귀향 후 만든 청년 문화공간
책과 소품, 차와 이야기가 있는 사랑방
쇠퇴한 상권 살리는 지역재생도 앞장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5년 11월 21일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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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군미 / 동네서점 남쪽바다고성 책방지기

고성읍 공룡시장 맞은편 골목. 한때는 고소한 음식 냄새와 시끌벅적한 웃음소리가 넘쳐나던 골목이 이젠 초저녁에도 깜깜하다. 다들 상권이 죽었다고 혀를 찬다. 그러나 사실은 소리 소문 없이 자그마한 물결이 일고 있다. 동네서점 ‘남쪽바다고성’은 청년들이 일으키는 파란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을 받잖아요. 고성이라고 하면 여전히 강원도 고성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내가 사는 경남 고성을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다가 강원도 고성은 동쪽 바다니까, 경남 고성은 남쪽 바다에 있는 고성이라 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책방지기 김군미 대표는 고성을 설명하는 데 종종 애를 먹었다. 부산에서 1시간 거리, 창원에서 통영 가는 길에 있는 곳 정도로는 고성을 설명하기 힘들었다. 그때 떠올린 것이 ‘남쪽 바다’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책방의 이름이 됐다.
“고성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떠난 지 30여 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것이 ‘빼떼기쌀롱’이라는 모임 공간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그 모임 공간을 가장 많이 찾아주시는 분들이 ‘청년낭만쌀롱’이라는 청년 모임인데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청년들이 고성에서 저녁에 할 일이 없단 걸 알았어요. 우리 지역 청년들이 언제든지 마음 편히 들를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게 된 겁니다.”
서점이자 문구·잡화점, 간단한 음료도 마실 수 있는 일종의 복합문화공간인 ‘남쪽바다고성’은 공룡시장 맞은편, 옛 새마을금고 성내지소와 옛 고성읍보건진료소인 여성친화공간 ‘담소랑’ 골목에 들어섰다. 남쪽바다고성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남쪽바다고성의 중심은 역시 책방이다. 책방지기 김군미 대표가 주제를 정해 책을 소개한다. 지난 6월에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나의 네발 달린 친구들’ 이벤트를 열어 반려동물 관련 책을 소개하고, 바른 반려문화를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고성의 청년 작가들을 소개할 때도 있다. 저자와의 대화나 북콘서트도 종종 열린다. 지난달에는 만화가이자 숲해설가, 환경교육기획가로 활발히 활동하는 황경택 작가와의 만남도 마련했다.
‘남쪽방’은 국내외 문구나 잡화, 안티크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여럿 있다 보니 오다가다 들르는 사람들, 특별한 날 기억에 남는 선물을 고민하며 찾는 사람들도 꽤 된다.
‘바다방’은 음료와 함께 쉬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큰 공간은 아니지만 밀크티, 말차라떼, 레모네이드, 융드립커피 등 향기로운 음료를 앞에 두고 좋은 사람들과 따스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소모임하기에도 좋다.
“제가 처음 이 골목에 들어올 때만 해도 사람이 오긴 하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길고양이들 천국이었어요. 가게를 준비하면서 보니 오가는 분들은 참 많더라고요. 그래서 남쪽바다고성이 오고 가는 분들을 머물게 하는 골목으로 만드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뜻이 맞는 분들과 이 골목을 살려보자고 의기투합했죠.”
물론 책도 물건들도 많이 팔리면 좋을 일이다. 하지만 김군미 대표에게 경제적 이득보다 더 중요한 건 누구나 편히 들러 쉴 수 있는 휴식 같은 공간이 되는 것이다. 한창 더웠던 여름, 지나던 어르신들은 책방 그늘 아래서 잠시 쉬어가곤 했다. 김 대표는 그분들을 안으로 모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게 했다. 그렇게 주민들과 연결되고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남쪽바다고성의 존재 이유라 생각한다.
“고성은 워낙 좁은 지역이라 한 다리 건너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친구, 선후배, 이웃, 친인척으로 다들 알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오히려 너무 가까워서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사는지 무관심할 수도 있어요. 남쪽바다고성은 기존 인간관계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맺길 바랍니다. 언제든지 편안하게, 부담 갖지 말고 문을 열고 들어와 주세요.”
골목 끝에서 만난 잔잔한 남쪽 바다, 따스한 볕을 받아 윤슬 반짝이는 고향 앞바다의 기억처럼 김군미 책방지기의 손길이 닿은 소소하지만 풍요한 공간이 고성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최민화 기자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5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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