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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사막화 심각한 고성, 이동장터 오아시스 되나?] 농촌 노인들을 위한 고성형 이동장터 추진 과제는?

노인 건강복지 차원 지금부터 준비해야
식품 사막 문제 해소와 이용객 만족도 높아
적자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 필요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10월 24일
▣ 글 싣는 순서
① 사라지는 소매점, 농촌 노인들 식료품 구매 어려워
② 식품 사막 문제 해소에 나선 여민동락 공동체
③ 이동장터 시범 운영 중인 함양군, 문제점 없나?
④ 식품 사막 해결에 먼저 나선 일본은?
⑤ 교통약자를 위한 고성형 이동장터 필요

↑↑ 일본 도쿠시마루의 이동차량은 크기는 작지만 효율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400개 품목에 1천200개 물품을 싣고 다닐 수 있어 향후 고성형 이동트럭을 제작할 경우 참고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 고성신문
식품 사막 문제는 이제 먼 나라, 다른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고성군에서도 당면한 문제로 농산어촌의 거주 주민들의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현 상황에서 일부 노인들에게는 편리하게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책 추진이 당장 절실하다.
이동장터는 식품 사막 문제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전국의 여러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그동안 다른 지자체의 사례를 보면 이용객들의 이동장터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았으며, 주요 고객인 주변에 소매점이 없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해서 사업의 지속 가능성 여부는 미지수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 추진하던 이동장터는 적자 운영으로 방문 횟수를 줄이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하면서 유명무실해진 곳도 있다.
고성군에서도 전체 행정리 중 83.7%가 식품 소매점이 없어 식품 사막 해소를 위해 이동장터 사업은 하루빨리 시행되어야 할 사업이다. 지금은 이동장터 시행 여부를 검토할 시기가 아니라 시행에 앞서 다른 지자체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고성만의 이동장터 사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 고성형 이동장터 이제는 실천할 때
전라남도 영광군과 경남 함양군의 이동장터 사례를 보면 마을 인근에 소매점이 없는 주민들은 시간을 들여 버스나 차를 이용해 면 소재지나 읍내로 나가야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실정이었다.
여기다 버스 배차 간격이 3시간 이상인 지역도 많아, 차량이 없는 주민들의 “장 한 번 보려면 반나절이 걸린다”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혼자 사는 노인과 교통약자들은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
“버스가 하루에 네 번밖에 안 다녀요. 장날이라 해도 나가기가 겁납니다.”라는 한 마을 어르신의 말처럼, 농촌 노인들에게 ‘장보기’는 이미 체력과 시간, 돈이 모두 필요한 일이 됐다.
결국 라면, 젓갈, 통조림 등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식품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동장터를 추진하고 있는 지역의 노인들은 이동장터를 통해 마을에서 신선한 콩나물도 구매하고 당장 오늘 저녁 끼니를 때울 고기와 생선, 반찬 재료도 구매해 시간과 체력, 교통비까지 아끼기도 한다. 여기다 이동장터 운영자는 단순히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고객들의 말벗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단순하지만, 노인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결해주는 도우미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어 노인들은 매주 이동장터가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한다.
고성군은 이동장터가 운영 중인 다른 지역과 농촌지역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고성군도 마찬가지로 군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신선식품을 구매하기 위해 소매점이 있는 면 소재지나 읍내로 나가야 하는 구조다.
다른 지자체의 이동장터 사례를 통해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고성군에서도 이동장터를 단순히 식료품을 사고파는 사업이 아닌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과 영양 불균형을 해결하는 주민 복지정책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또한 다소 예산이 소요되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사업 추진을 위한 준비과정을 거쳐 시일 내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위해 이동장터라는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 예산 지원은 하되, 지속 방안 마련해야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이동장터의 형태는 지자체에서 차량을 지원하고 농협에서 인력을 채용해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소개된 함양군 지리산마천농협의 ‘행복점빵’ 역시 함양군과 농협이 협력해 이동판매 차량을 운영하며, 소득보다는 공공서비스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지속 가능성과 복지 연계성 측면에서 지자체의 예산 지원만 이뤄진다면 쉽게 추진할 수 있는 형태다.
그러나 농촌의 현실상 주민들의 이동장터에서의 소비가 많지 않아 하루 발생하는 매출은 40~100만 원 상당으로 인건비와 운영비를 제외하면 수익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모델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끊기면 농협 자체적으로 적자 부담을 안고 계속해서 추진하기는 힘들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전국의 이동장터의 모델인 전남 영광군의 ‘동락점빵’은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여민동락공동체’라는 민간 조직이 지속적인 행정의 예산 지원 없이도 10여 년간 주 1회 농촌 마을을 직접 돌며 식료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마을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물론 동락점빵 역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 다른 사업과 병행하거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운영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농협이 아닌 복지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민간사업체의 사회복지사가 이동장터를 운영하면서 단순한 식품 사막 문제의 해소 차원을 벗어나 주민들의 일상을 함께 모니터링하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까지 안내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행정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면 지자체와 농협이 연계해 이동장터를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사회복지시설이나 민간단체와 협력을 통해 식료품 판매 외 주민복지 서비스까지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식품 사막 문제 해소에 먼저 나선 일본의 민간기업인 도쿠시마루 이동슈퍼 사례도 충분히 우리 현실에 맞게 접목하는 방안도 살펴봐야 한다.
도쿠시마루는 이동슈퍼 이용객을 70대 노인을 타깃으로 잡고 먼저 수요조사를 통해 수익이 예상되는 곳에만 이동슈퍼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판매 수수료도 책정하면서 고객들은 시중의 마트보다 비싼 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하지만, 장을 보는 체력과 시간, 교통비를 생각한다면 비싼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복지 차원이라고 해서 농협하나로마트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금액보다 싸게 판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노인들에게 식료품이 시중보다 다소 비싼 만큼 편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고객 인식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 도쿠시마루의 방식처럼 인근 하나로마트나 대형마트와 연계해 개인사업자를 모집하고 개인사업자가 운영을 책임지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 이처럼 이동장터 추진에 필요한 행정의 예산 지원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향후 이동장터를 통해 일자리와 자체적인 수익도 창출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 고성형 이동장터의 추진 방향
고성군이 이동장터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단순히 차량과 운영비를 지원해 운영하는 수준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운영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고성형 이동장터 추진에 앞서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실태 조사와 수요 분석이다.
이동장터는 모든 지역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 교통취약도, 노인 인구 비율, 기존 유통망 유무를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이동장터가 가장 필요한 마을이 어디인지 명확히 하고 이동장터 운영 시 얼마나 많은 주민이 이동장터를 이용할지도 사전 조사 과정을 거쳐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운영 주체 선정과 협력 구조 마련이다.
고성군이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농협, 사회적협동조합, 사회복지시설 등 지역 공동체나 민간사업자가 주체가 되어야 지속 가능성이 높다.
농협이나 마트는 유통 인프라를, 사회적협동조합이나 민간사업자는 인력을, 행정은 예산을 지원하는 3자 협력 모델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다음으로는 법적·제도적 근거 마련이다.
이동장터를 추진하고 있는 경남 함양군에서도 농협에서 운영비를 모두 감당할 수 없어 인건비 지원을 위해 조례를 제정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군도 전남 해남군처럼 ‘식품 사막화 해소를 위한 공공형 생활 편의 서비스 지원 조례’를 제정해 일부라도 이동장터 운영비와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이동장터와 복지·의료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
이동장터 차량이 마을을 돌며 식품을 판매할 때, 매번은 아니더라도 보건소·복지 담당 공무원이 동행해 혈압 측정, 건강 상담, 고독사 예방 활동 등을 병행해 단순한 ‘물품 판매 트럭’이 아니라 ‘생활 돌봄 차량’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순환 경제 구축도 고려해야 한다.
이동장터에서 판매하는 물품 일부를 고성군 농가에서 생산한 쌀, 채소, 과일로 구성하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농가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차량의 경우 많은 물품을 대량으로 구비하기 위해 큰 차량을 선택하기보다는 경사진 곳이나 좁은 도로 등 마을 구석구석을 다닐 수 있는 차량을 선택해야 한다.
고성은 이미 고령화율 35%를 넘는 농촌지역으로 이제는 ‘이동장터가 필요한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고성형 이동장터는 단순히 식품을 파는 트럭이 아니라 지역의 생명력을 싣고 달리며 군민의 밥상과 안부를 함께 지키는 새로운 복지 서비스로 추진돼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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