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꽹과리와 장구 소리가 가을을 몰고 온 빗속에서도 고성벌에 울려 퍼졌다.
국제로타리 3590지구 고성로타리클럽(회장 서문식)은 지난 3일 고성군국민체육센터에서 제30회 읍·면농악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아침부터 쏟아진 비로 당초 예정됐던 스포츠파크 4구장 대신 실내에서 진행된 이번 농악경연에는 하일면을 제외한 13개 읍·면에서 단원과 읍·면사무소 및 유관기관·단체 관계자, 응원단 등 1천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서문식 회장은 “올해는 군민체육대회와 일정이 겹쳐 운영상 어려움이 있었지만, 각 읍·면 단원들의 협조로 무사히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라며 “농악은 고성의 역사와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보존과 지원이 이어지길 바라며 오늘 이 자리가 그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농악경연은 국립민속국악원 오민호 지도단원,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6호 정동훈 전수조교가 심사위원을 맡아 전통성, 예술성, 구성, 판제, 화합 등 다섯 항목을 기준으로 현장에서 점수를 매겼다.
경연에서는 참가 인원과 인구 수, 농악 전승 여부에 따라 가산점 제도가 적용됐다. 참가 인원이 25명 이하일 경우 5점, 26명 이상은 10점이 부여됐으며, 인구 순위에 따라 1~5순위 읍·면은 5점, 6~10순위는 7점, 11~14순위는 10점의 가산점이 주어졌다. 특히 고성농악을 연주한 팀에는 10점의 추가점이 주어지는 등 읍·면 간 규모 차이를 고려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어린이를 비롯한 가족 단원들과 다문화가족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고성읍농악대는 지난해에 이어 상쇠 엄마 강경희 씨와 끝쇠 딸 김나현, 기수 아빠 김종환 씨 가족, 징 이승은 씨와 소고 이진주 모녀, 장구 허은숙 씨와 소고 최시하 모녀, 소고 김미성 씨와 기수 안해룡 씨 부부 등 네 가족이 함께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마암면농악단에서는 캄보디아 출신 이연아 씨와 이 씨의 친언니인 쏙 키앙 씨가 함께 출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경연 결과 단체 부문에서는 하이면농악단이 장원의 영예를 차지했다. 하이면농악단은 절도 있는 장단과 단원 간의 호흡, 농악 본연의 흥을 살린 연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차상은 상리면농악단, 차하는 동해면농악단이 수상했으며, 영오면농악단이 장려상을 받았다. 또한 대가·개천·구만·거류·영현·회화·마암·삼산면·고성읍이 노력상을 수상했다.
개인 부문에서는 삼산면 최정우 어린이가 꽹과리 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대가면 한민영 씨가 장구, 북은 개천면 최신경 씨, 소고 부문은 구만면 유수영 씨, 징 부문은 동해면 정도갑 씨, 잡색 부문은 영오면 서순자 씨가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상에는 꽹과리 동해면 천홍기 씨, 장구 상리면 정오철 씨, 북 영오면 장영빈 씨, 소고 상리면 유경빈 씨, 징 대가면 박치갑 씨, 잡색 거류면 장현철 씨가 선정됐다.
오민호 심사위원은 “농악경연대회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군민들이 함께 어울려 벌이는 축제의 장”이라며 “고성로타리클럽이 오랜 기간 고성농악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각 읍·면의 농악 실력이 고르게 향상돼 심사가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읍·면농악경연대회는 1995년 첫 대회 이후 올해로 30회를 맞았다. 세대를 잇는 전통연희로 자리 잡은 이 대회는 지역민이 함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당이자, 고성의 흥과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대표적인 전통문화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