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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사막화 심각한 고성, 이동장터 오아시스 되나?] 쇼핑 난민을 위해 집 앞까지 달려가는 도쿠시마루

수익 창출과 공익적 가치 두 마리 토끼 잡아
농촌뿐만 아니라 도심의 쇼핑 난민 문제 해결
이동 슈퍼만 1천200대 일본 전역에서 운영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10월 17일
▣ 글 싣는 순서
① 사라지는 소매점, 농촌 노인들 식료품 구매 어려워
② 식품 사막 문제 해소에 나선 여민동락 공동체
③ 이동장터 시범 운영 중인 함양군, 문제점 없나?
④ 식품 사막 해결에 먼저 나선 일본은?
⑤ 교통약자를 위한 고성형 이동장터 필요

2006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일찍이 노인 문제가 대두됐고 식료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쇼핑 난민 문제도 제기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 일본 도쿠시마현에서 시작된 이동슈퍼는 마트의 접근성이 낮은 지역이나 도심에서 식료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집 앞까지 찾아가 식료품을 판매하면서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일본 사이타마현 요시카와시에서 도쿠시마루 이동슈퍼가 집앞에 도착하자 이를 기다리고 있던 고객이 상품을 보면서 판매 파트너와 이야기하고 있다.
ⓒ 고성신문
# 교차로 건너기조차 두려운 노인들
일본의 쇼핑 난민은 교통약자나 식료품 등 일상의 쇼핑이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로 2020년 기준 일본 전국의 쇼핑 난민은 약 900만 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쇼핑 난민은 인근에 가게가 없거나 핵가족화로 의지할 사람이 없는 사람, 거동이 불편한 사람 등으로 농촌·산간 지역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발생한다.
여기다 일본에서는 7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25년 3천67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령자의 운전 실수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일이 많아졌다.
운전면허나 차량이 없는 노인들은 인근에 마트가 없는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해 식료품을 구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한 농촌이나 산간 지역에는 인구 감소와 함께 대중교통도 줄어드는 추세로 일본의 쇼핑 난민은 계속해서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형슈퍼나 백화점이 즐비한 도심이라고 해서 쇼핑 난민은 없는 것이 아니다. 일본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구와 부촌으로 구분되는 미나토구 등에서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가게가 보이는 위치에 살고 있음에도 300m를 이동하는 데만 20~30분이 소요돼 쇼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노인들이 어떻게든 쇼핑에 성공하더라도 무거운 짐을 가지고 집으로 다시 복귀하는 데만 2~3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주민들은 신체적이나 시간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일본의 일부 노인들은 쇼핑하러 갈 때와 돌아오는 것이 힘들고 한 번에 많이 구매하기가 어렵고 언젠가 쇼핑하러 갈 수 없게 될 공포감을 느끼기도 한다.
일본에서 이러한 쇼핑 난민 문제가 제기되면서 도시락 배달, 택배, 픽업 서비스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도시락은 오랜 기간 먹으면 질리고 택배도 주문 후 도착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 픽업 서비스는 시간에 맞춰 찾아가야 하는 문제 등 각각의 약점이 도출됐다.

↑↑ 이동슈퍼에서 장을 본 노인이 구매한 상품을 계산하고 있다.
ⓒ 고성신문
# 집 앞까지 찾아가는 이동슈퍼 ‘도쿠시마루’
2012년 일본의 소도시 도쿠시마현에서는 이러한 약점들을 보완하고 고객이 상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선택해 구매하는 방식의 ‘도쿠시마루’ 이동슈퍼가 운영됐다.
도쿠시마루는 창업자인 스키모토씨가 어머니와 함께 장보기를 하면서 차로 10분이 걸리는 마트에 도착해 쇼핑 카트에 꽉 채워 구매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고 한 번에 사두지 않으면 떨어질 때마다 힘들다는 어머니의 말을 들었다.
이에 고령의 여성이 직접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는 것은 힘들다는 인식에서 이동슈퍼 운영을 시작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슈퍼마켓이 크면 구색이 다양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노인들은 슈퍼가 너무 넓어 필요한 물품을 찾는데 고생하거나 전부 구매하러 다니면 피곤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해 큰 슈퍼마켓은 오히려 노인들에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에 도쿠시마루는 쇼핑 난민 문제를 해결하고자 작은 트럭에는 냉장 기능을 갖추고 생선, 고기, 과일, 야채, 도시락, 초밥 등 400개 품목 1천200여 개의 물품을 싣고 집 앞까지 찾아간다.
물품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노인들이 주로 구매하는 상품을 비치하고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물품은 다음 방문에 주문하기도 한다.
이동슈퍼를 운영하는 파트너는 일주일에 2번 고객들의 집 앞에 방문하고 있으며, 파트너가 되기 이전 4일간 연수를 통해 고객 응대 교육을 받아 항상 주 고객층인 노인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면서 때로는 아들과 딸 같은 친한 관계를 맺기도 하면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 사이타마현 요시카와시에서 4년째 이동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토우주(60) 씨는 일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 고성신문
# 연간 6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이동슈퍼
일본 도쿄에서 20㎞ 거리에 있는 사이타마현 요시카와시에는 인구 7만1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요시카와시에서 이동슈퍼를 운영하는 토우주(60) 씨는 코도다이아 요시카와점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시 전역을 대상으로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오전 8시에 차량 적재작업을 시작해 오전 10시가 되면 고객들을 찾아 이동하는데 한 마을에도 불과 거리가 100m가 떨어진 곳이라도 꼭 집 앞까지 차량을 이동해 고객을 맞이한다.
대부분 고객은 이동슈퍼가 도착하자마자 집 문을 열고 반갑게 토우주 씨에게 인사하면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했고 나오지 않는 고객은 직접 초인종을 눌러 도착을 알리기도 했다.
한 마을에서만 5~6곳에 정차해 물품을 판매하는데 보통은 기존 고객들이 이동슈퍼를 이용하고 있고 기존 고객이 아니더라도 이동 슈퍼를 보고 종종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로 70~80대 노인이 주요 고객으로 이들은 직접 상품을 보고 필요한 물품을 바구니에 담는다.
이 과정에서 토우주 씨는 고객들과 그동안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안부를 물으며 안전지킴이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동슈퍼 고객인 나토리 세이코(87) 씨는 “트럭이 집 앞까지 와서 물품을 판매해주는 데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면서 “판매원도 너무 친절해 친딸 같은 느낌이다. 이제는 이동슈퍼가 오는 날이 기다려질 정도다”라고 말했다.
아키야마 타코도(95) 씨는 “나이가 들다 보니 이제는 200m만 가도 편의점이 있지만, 이제는 도로를 건너는 것도 힘들고 무섭다”라면서 “이동슈퍼는 정해진 날짜에 시간에 맞춰 집 앞까지 오니까 필요한 물품을 사고 트럭에 없는 물품은 이야기하면 가져다주니까 너무 편리하다”라고 좋아했다.
토우주 씨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구매한 물품은 직접 집안까지 가져다주기도 했다.
보통 노인 1명당 구매하는 금액은 4천에서 5천엔 정도로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4~5만 원 정도다.
이날 5개 마을을 방문한 토우주 씨의 매출은 10만 엔(100만 원)으로 평균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운영을 마친 이동 트럭은 계약을 맺은 마트로 돌아가 채소나 냉동식품 등은 다시 반납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4년째 이동슈퍼를 운영하는 토우주 씨는 이전에는 우체국에서 근무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근무 규정이 엄격해지면서 회사를 그만 두고 개인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이후 이동슈퍼 파트너 모집 공고를 보고 일을 시작하게 됐다.
토우주 씨는 “처음에는 트럭에 물품을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많이 힘이 드는 데 특히 여름이면 더위로 더 힘들다”라면서 “하지만 고객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마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나기도 하고 보람도 느낀다. 소득도 연 5~6천만 원 상당으로 이전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더 많이 벌고 있다”라고 만족해했다.

↑↑ 카키모투 전략추진부장이 도쿠시마루의 설립 배경과 이동슈퍼가 해마다 증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고성신문
# 도쿠시마루의 차별화된 운영 체계
도쿠시마루는 민간기업인 만큼 수익을 창출하면서 공익적 가치도 함께 지향하면서 일반 유통방식과는 달리 차별된 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다.
도쿠시마루는 전국의 140개의 슈퍼와 제휴를 통해 슈퍼에서 개인사업자(이동슈퍼 파트너)와 판매계약을 맺게 된다.
이동슈퍼 운영을 통해 발생한 매출이 100%이라고 가정하면 물품 단가가 70%, 판매 수익은 30%가 된다. 이 중 17%는 이동슈퍼 파트너에게 13%는 슈퍼에 돌아가는 구조이다.
이렇게 보면 도쿠시마루에는 아무런 수익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동슈퍼에서 1개의 물건을 판매할 때마다 20엔(200원)의 수수료가 붙어 20엔 중 일부를 도쿠시마루가, 일부는 슈퍼, 일부는 이동슈퍼 판매자에게 돌아간다.
도쿠시마루 카키모토 전략추진부장은 “수익성이 없다면 사회적으로 좋은 서비스라도 지속하기가 어렵다”라면서 “도쿠시마루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물건을 구매하면서 내는 수수료보다 교통비가 더 들어 수수료 부분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고객은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도쿠시마루의 이동슈퍼는 농촌이나 산간 지역뿐만 아니라 도쿄의 부촌에 속하는 미나토구나 번화가인 신주쿠에서도 운영되는 등 일본 전역에 총 1천200대가 운영되고 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이동슈퍼 파트너 모집을 통해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이동슈퍼를 하고 싶다고 아무 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키모토 부장은 “이동슈퍼는 시장조사를 통해 확실히 보장될 수 있는 환경, 실패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에서 시작할 수 있다”라면서 “본사가 직접 물건을 유통하는 것이 아닌 방문 지역의 현지 슈퍼마켓과 제휴를 통해 물품을 공급하기 때문에 지역 소매점과의 마찰을 줄이고 이동슈퍼 파트너의 수익 보장을 위해 한 대당 100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을 경우 이동슈퍼를 운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도쿠시마루의 운영 방식은 마을 주민들의 건강·일상 보장과 함께 이동슈퍼 파트너의 생활 보장과 도쿠시마루와 제휴 슈퍼의 수익이 보장될 수 있게 만들어 사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도쿠시마루는 고령자들이 쇼핑의 즐거움을 느끼고 파트너와 만남을 통해 소통하며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여기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일본 최고의 이동슈퍼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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