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양식산업 위협하는 빈산소수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5년 0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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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 남해안 양식 어가는 ‘빈산소수괴(산소부족 물덩어리)’라는 보이지 않는 재앙과 싸우고 있다. 빈산소수괴란 해수 내 용존산소 농도가 1ℓ당 3㎎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하며, 해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해역에서 발생한다. 고수온과 맞물리면 대규모 양식 폐사를 불러오는 치명적 요인이다. 최근 고성 자란만에서 굴과 가리비가 집단 폐사하며 피해액이 50억원대에 이르렀다는 소식은 어업인들의 절망을 대변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를 보면, 남해안 빈산소수괴 피해액은 2018년 280억 원, 2019년 150억 원, 2020년 200억 원, 2022년 250억 원에 달했다. 올해 역시 고성군 삼산·하일면 해역이 직격탄을 맞았다.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고성군 굴 양식 면적 718㏊ 중 73.6㏊에서 피해가 발생해 피해율 71%, 피해액은 약 9억7천만 원으로 추산된다. 가리비는 전체 211㏊ 가운데 137.5㏊가 피해지역으로, 무려 80%의 피해율을 기록했고 피해액은 34억1천만 원에 달한다. 일부 해역은 양식물의 90%가 전멸해 어민들은 사실상 생계를 잃었다. 경상남도는 현장지도 강화, 조기출하 유도, 합동조사반 운영, 국가재난안전관리시스템(NDMS) 신고 접수 등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사후 조치일 뿐, 매년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앞으로의 대응은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과학적 모니터링 체계 강화다. 일부 해역의 수질 관측 장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요 양식해역마다 고정식 센서망을 구축하고 드론·위성 관측을 병행해 산소 농도 변화를 조기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어업인에게 제공해야 한다. 둘째, 생태적 완충지대 조성이다. 매립과 개발로 사라진 갯벌과 잘피숲은 해양 산소 공급원 역할을 했지만 크게 훼손됐다. 이를 복원하고 해양 순환을 촉진할 인공어초와 해저 구조물을 확충해야 한다.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양식업 생존을 위한 투자다. 셋째, 양식 구조의 전환이다. 종 다양화, 수심별 분산양식 등 위험 분산형 방식을 도입하고, 친환경 순환양식(RAS) 도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고성군에 육종연구센터를 유치해 고수온에 강한 품종 개발·보급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넷째, 어업인 소득 안정 장치 강화다. 재해보험의 실효성을 높이고, 경영안정자금과 정책자금 이자 감면을 통해 어업인 부담을 줄여야 한다. 매년 수십억 원대 피해가 반복된다면 이는 개별 어가의 불운이 아니라 국가적 재난으로 다뤄야 한다. 빈산소수괴는 단순히 바닷속 산소 부족 현상이 아니라 어촌공동체의 생존과 직결된 사회적 문제다.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는 높아지고, 강우 패턴 변화로 육상에서 유입되는 영양염류가 늘고 있다. 앞으로 빈산소수괴 발생 빈도와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 연구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고성군을 선도 사례로 한 구조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여름철 계절적 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어촌을 지키는 국가적 과제로 다뤄야 한다. 어민들은 오늘도 “내일 아침에도 양식장이 버텨주길 바란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기도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는 것이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다.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5년 0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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