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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465

유품 /이영륜 (제9회 황순원디카시공모전 가작 수상작품)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05일
ⓒ 고성신문
    유품 
             /이영륜 (제9회 황순원디카시공모전 가작 수상작품)

비 올 때 쓰려는 게 아니야
문득
그리움이 비처럼 내릴 때가 있거든
그때 그냥 한번 보려고
낯익은 아버지의 필체가 너무 다정해서




보고 싶다
우리는 가끔 그리움이 비처럼 내린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생자필멸처럼 부모님은 결국 우리 곁을 떠나신다.
이영륜 시인「유품」 을 보면서 마음이 아려온다.
“그리움이 비처럼 내릴 때가 있거든/그때 그냥 한번 보려고/ 낯익은 아버지의 필체가 너무 다정해서“//
아버지가 쓰시던 우산에서 익숙한 필체를 본다면 마치 살아계시는 아버지를 만나는 기분일 것이다.
보고 싶은 그리움의 잔재는 쓸쓸한 공기와도 같다.
유품을 정리하다 보면 하나도 버릴만한 것이 없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다시 올 것 같은 미련이 앞서기 때문이다.
얼마나 보고 싶을까. 문장마다 울음이 찍혀온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하라는 말씀”은 매번 현실에 부딪혀 잊고 산다.
후회할 줄 알면서도 급급한 생활이 우리를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부모님 빈 자리를 절대 알 수 없다. 우리 부모님은 우리 곁을 떠나실 것 같지 않은 절대불변의 법칙 같은 것인 줄 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든 것이 순간이다.
영원하지 않은 것들이 영원할 것 같은 운명을 가지고 서로에게 기대고 사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속 비처럼 내리는 그리움으로 또 그렇게 살아가고, 보고 싶은 마음 하나로 긴 시를 쓰기도 하고 목 놓아 울기도 하는 우리는 그들이 놓고 간 자식들이기 때문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9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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