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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의 미래를 바꾸는 열쇠, ‘워케이션’

양애정 시민기자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25일
ⓒ 고성신문
어두운 복도를 지나 강의실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어선다.
나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깨우던 2년에 걸친 대학원 생활도 종착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행정학을 공부한
지난 2년은 내게 우리 지역을 더 넓고 깊게 바라보는 눈을 열어주었다. 그 과정에서 마주한 수 많은 지역의 과제들, 그 중에서도 ‘지방소멸’이라는 단어는 유독 마음에 오래 남았다. 수업 시간에 접하게 되었던 ‘워케이션(Workation)’이라는 개념은 그 무거운 과제에 새로운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지방의 인구 감소, 청년 유출, 일자리 부족 같은 현실을 마주하며 자연스레 고성군을 떠올리게 됐고, 그 속에서 워케이션이 하나의 가능성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무실을 벗어난 새로운 근무 방식, 워케이션의 등장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로운 근무 방식으로 떠오른 ‘워케이션(Workation)’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한 개념으로, 전통적인 사무실 중심의 근무 문화를 탈피한 유연한 업무 형태를 의미한다. 워케이션은 일터와 업무 시간이 고정돼 있던 과거의 방식과 달리, 자연 속 혹은 여행지에서도 인터넷만 연결되면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에서 탄생했다. 특히 팬데믹 당시 재택근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물리적인 사무 공간의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업무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이동하며 일하는 사람들)’와 프리랜서가 늘어나면서 워케이션 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근무 효율성과 삶의 질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필요와 맞물리며 더욱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여행을 하면서 일하는 것을 넘어, 업무에 집중하면서도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공간에서의 휴식과 재충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아름다운 자연환경, 쾌적한 생활 여건, 여유로운 주거 인프라를 갖춘 국내의 지방 도시들이 새로운 워케이션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고성에 맞는 워케이션 전략, 왜 필요한가?
고성군 역시 이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남해안의 아름다운 해안선과 공룡엑스포로 대표되는 고유한 브랜드, 쾌적한 환경과 저렴한 주거비는 고성이 지닌 강점이다.
하지만 청년 인구의 급감, 부족한 일자리, 관광객의 짧은 체류 등은 지역 경제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지 못하는 구조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워케이션은 고성군의 체류형 인구를 늘리고, 청년 유입을 유도하며, 지역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 도구다. ‘일할 공간’과 ‘쉴 공간’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워케이션의 특성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장기 체류, 나아가 정주로 이어지는 생태계 조성을 가능하게 한다. 국내 워케이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고성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더 뚜렷해진다.
강릉은 바다를 바라보며 일할 수 있는 원격근무 공간과 청년 공동 작업공간을 조성해 디지털 노마드를 유치하고 있다. 안목 커피거리와 경포 해변이 주 무대이며, 일과 여가가 공존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통영은 예술인 레지던시와 연계한 장기 체류형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예술 활동과 지역 체험을 결합해 창작자와 IT 인재에게 영감을 주고, 자연스럽게 지역과의 교류를 유도하고 있다.
제주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커뮤니티와 협업 플랫폼을 통해 장기 체류자들 간의 네트워킹과 협업을 지원한다. 이로 인해 일부는 아예 제주에 정착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자원과 문화, 사람들을 연결해 ‘일하고 싶은 도시’로 변모했다는 점이다. 고성 역시 이 같은 방향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고성군의 워케이션 전략, 이렇게 설계하자
① 유휴시설을 원격근무 공간으로 전환-예를 들어, 바닷가 인근의 폐교나 공공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공유 오피스, 회의실, 영상회의 시설 등을 갖춘 원격근무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다. 고속 인터넷과 와이파이 같은 디지털 인프라는 기본이다.
② 고성만의 특색 있는 워케이션 콘텐츠 개발-고유 자산인 ‘공룡’을 테마로 한 가족형 워케이션, 해양레저와 연계한 액티비티 중심의 ‘블루 워케이션’, 전통 가옥에서 머물며 힐링할 수 있는 ‘한옥 워케이션’ 등 지역의 특성과 정체성을 녹여낸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일’과 ‘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③ 지역민과 교류하는 체류형 프로그램 마련-외부 체류자가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로컬푸드 쿠킹클래스, 어촌 체험, 지역 농가와의 협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민과의 연결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은 체류자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기고, 지역민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이자 활력이 된다.
④ 청년 창업과 연계한 기회 창출 전략-워케이션 기반 인프라 위에 디지털 분야 예비 창업자들에게 저렴한 주거 공간과 창업지원 패키지를 제공한다면 고성은 ‘일시 체류지’를 넘어 ‘기회의 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고성, ‘머무는 곳’에서 ‘살고 싶은 곳’으로
워케이션은 단지 새로운 휴가지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인재와 기술, 자본이 지역으로 스며드는 새로운 경로이며,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실효성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고성군이 단기적 이벤트나 유행으로 워케이션을 접근하지 않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민간과 행정이 함께 생태계를 조성해 나간다면, 고성은 ‘관광지’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일하고 살아가는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워케이션은 고성을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일하고 살아가는 도시’로 이끄는 미래 전략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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