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8-09 00:29:1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칼럼

학교 현장에서 통일 교육?


/이진만본지논설위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7년 06월 29일

1970년대 말, 대학 구내 운동장에는 학생들보다 점퍼 차림의 낯선 사람들이 더 많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어제 만난 친구가 밤새 실종되는 일을 허다하게 보아왔다. 그 중 이후에 아예 보지 못한 사람도 있고, 폐인이 되다시피하여 다시 만난 사람도 있다. 당시는 ‘평화 통일’이라는 말은 낱말 자체가 불온한 것으로 말을 끄집어내는 것만으로도 범법 행위가 되던 시기였고, 오로지 ‘멸공 통일’만이 존재하던 때였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1990년대 초 교사 몇 명이 속리산에 모여 통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북한을 바로 알자’는 취지의 모임이었지만 공안당국의 눈을 피해 산장 다락방에서 만나야하는 은밀한 모임이었다. 그때까지도 통일에 대한 논의는 위험한 주제였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빨갱이’였다.


 


다시 세월이 흐른 2007년 오늘, 우리 사회에 언제 그런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었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화 통일’의 염원이 무르익고 있다. 심지어 당시 평화통일론자들을 빨갱이로 몰아 잡아넣던 공안검사 출신까지 ‘평화통일’을 운운하는 정도로 세상은 바뀌었다.


 


최근 국제사회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손꼽는 한반도 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6자 회담 등을 통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 가고 있다.


 


그래서 총부리를 겨누고 대립했던 북한과 금강산 관광·스포츠 교류·경제협력 등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고,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역사적으로 가깝고 멀었던 나라들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화해의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어 가까운 시일 안에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있어 우리의 ‘통일 운동’은 곧 만개(滿開)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직도 학교 현장에서의 통일교육은 많은 걸림돌이 있다.


 


첫째, 아직도 통일교육을 불온시(不穩視)하는 시각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7차 교육과정에서의 통일교육은 크게 세 가지 접근법이 있다. ‘교과활동을 통한 통일교육’과, ‘재량활동을 통한 통일교육’, 그리고 ‘특별활동을 통한 통일교육’이다.


 


그 중 교과활동을 통한 통일교육 주로 ‘바른생활’과 ‘도덕’을 중심으로 사회, 국어, 예체능 등 범교과에서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과를 제외한 교과에서 통일교육을 행할 경우 아직도 사시(斜視)로 지켜보며 위험한 교사, 위험한 교육으로 인식하는 일부 보수적인 시각이 아직도 학교와 지역 사회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부 교사들의 주관적인 교육이 지나치게 북한을 왜곡시키는 경우이다.


모든 사회 조직에는 음양(陰陽)이 있고, 자본주의인 우리나라가 그렇듯이 북한 체제도 당연히 음()과 양()이 같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체제의 양()의 영역만 강조하고 음()의 영역은 숨기거나 혹은 무지(無智)하여 북한의 참 모습을 왜곡시키는 경우이다. 이것이야말로 아주 위험한 교육일 수밖에 없다.


 


비판(批判)과 비난(非難)은 다른 말이다. ‘비판’은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하거나 밝히는 것’을 말하고, ‘비난’은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하는 것’이다. 통일을 가르치는 교육은 비난이 아니라 비판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을 비판함에 시비(是非)는 정확하게 알고, 북한을 이해하는 쪽으로 교육은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기초적 지식과 이해력을 원리적이고 이론적인 수준에서 배양해 통일을 성취하는 삶의 방식을 터득하고, 장차 통일에 대한 논의와 의사결정에 책임 있는 성원으로서 역할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통일교육에 있어 명확하고 객관적인 내용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야 한다.


한쪽으로 지우친 찬양이나 비난 모두 조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가 통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이해가 앞서야 하며, 이를 근거로 통일에 대한 열망과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며, 아울러서 우리의 체제·생존·통일의 위협요소에 대한 경계심도 아울러 갖추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북한의 체제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각에 대한 문제이다.


최근 보여주고 있는 우리의 통일안은 체제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우리의 체제는 북한보다 월등히 앞서 있고 개방적이며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는 월등히 앞서 있다. 그래서 우리가 북한의 체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고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여 우리를 따라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물론 급격한 것이 아니고 그들의 체제를 존중하며 동포애적인 차원에서 지원해주며 천천히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체제의 선택도 그들에게 주어져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답을 얻자면 결국은 북한 체제의 붕괴를 뜻한다.


 


이런 우리의 통일안에 문제는 없는지, 또 그것이 곡해(曲解)되어 북한 사람들에게 굴욕감을 주는 경우는 없을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북한은 당연히 남한에게 도움을 받고 살아야하는 곳’이라는 우리의 우월 의식을, 북한의 아이들에게는 ‘북한은 스스로 자족할 수 없는 나라이며 사람들’이라는 자괴심(自愧心)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통일 조국’은 청소년들의 것이다. 그러기에 통일을 위한 여러 행위가 행해지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통일교육에 대한 투자는 아주 중요하다.


통일교육은 객관적 접근과 열린 교육 방법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통일교육은 학교의 범교과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 당국과 학부모는 통일교육에 대한 사시(斜視)의 눈을 거두어들여야 한다.


 


 그리고 교사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기초로 변화하는 시대의 통일교육을 행해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개방적인 의식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통일의 주축으로 설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6월은 호국(護國)의 달이다. 이 나라를 반석(盤石) 위에 올려놓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 놓으신 수 많은 순국 영령((殉國英靈). 그 분들이 진정으로 바랐던 조국이 어떤 모습이었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이진만본지논설위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7년 06월 29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