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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축산 ICT 시범사업 성패 ‘악취 저감에 달렸다’-7년간 악취 민원 제로, 생산성도 높인 평택 로즈팜

과감한 투자로 ICT·AI 기술 적용 스마트축사 신축
공기 세정기 도입 시간당 100톤 물 뿌려 악취 저감
MSY 30마리, 데이터 기반 사료 공급, 비용 절감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30일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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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을 비롯해 양돈산업이 활성화되어 있는 전국의 지자체에서는 악취에 대한 민원이 끊이질 않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축산 농가에서도 악취를 줄이기 위해 악취 저감 시설 설치와 약품 사용 등 다양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악취 피해 민원을 해소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다 일부 축산 농가에서는 근본적인 원인인 축산 악취 저감을 위해 축사를 이전·신축하려고 해도 이전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평택시 소재 ‘로즈팜’은 주민들을 설득해 100억 원이 넘는 과감한 투자로 ICT·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축사를 도심 인근에 신축했다.
이후 7년간 한 번도 축산 악취로 인한 민원 없이 축사를 운영해오면서 국내 양돈농가의 우수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 선진기술을 도입한 스마트축사 로즈팜
인구 약 60만에 육박하는 경기도 평택시에는 지난 6월 말 기준 53곳의 양돈농장에서 13만4천여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인구가 많은 도시에 적지 않은 양돈농가가 운영되다 보니 평택시에서도 악취 민원이 발생하면서 축산 악취 저감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오면서 악취 저감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17년 ICT와 AI 기술을 접목해 평택시 팽성읍 신호리에 신축된 스마트축사 로즈팜은 전체 면적 8천264㎡ 규모로 약 1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단 한 번의 악취 민원이 없어 국내 스마트 축산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로즈팜 김학현(36) 대표는 대를 이은 2세대 축산인으로 2009년 김제시에서 처음으로 벽돌 구조로 축사를 지어 돼지를 사육했다. 해당 축사는 돼지사육장 바로 밑에 퇴비장이 있어 분뇨가 쌓이면 사람들이 직접 분뇨를 치워야 했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엄청나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었다. 처음 예상과는 달랐던 김 대표는 일찌감치 해당 축사는 정리하고 현재 로즈팜 부지인 평택시로 축사 이전을 계획했다.
당시 김 대표는 이곳이 축사로 허가가 났지만, 민원 때문에 3년 동안 사업을 하지 못한 자리였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오랜 설득 끝에 주민들과 악취가 발생하면 축사를 철거하겠다는 공증까지 거친 후에야 동의를 얻을 수 있었다.
이후 기존 시설로는 악취를 잡을 수 없겠다고 생각한 김학현 대표는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과 미국까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선진 농장의 기술과 시스템 등을 눈으로 보고 배웠다. 이를 통해 로즈팜은 악취 저감 및 환기시스템 등이 설치된 스마트축사에 최적의 ICT와 AI 기술까지 접목해 사계절 내내 기온과 습도, 환기량, 사료 섭취량, 돼지의 체중 증감량 등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이를 다시 분석해 활용할 수 있는 축사로 건립됐다.

# 중앙집중식 환기시스템 구축, 악취 저감
로즈팜은 일반 개방형 축사와는 달리 창문이 없는 축사로 설계됐고 악취 저감을 위해 중앙집중식 환기시스템을 갖췄다.
중앙집중식 환기시스템은 축사 내에 발생하는 냄새는 한 곳으로 포집하고 공기정화 장치(에어워셔) 거치면서 공기가 외부로 배출되는 방식이다. 에어워셔에서는 시간당 100톤에 이르는 물을 뿌려 축사에서 나온 공기 속 먼지를 씻어내 대부분 악취를 제거하고 있다.
실제로 방문한 로즈팜은 돼지 농장이라고 하기에는 주변에 악취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에어워셔를 통해 공기가 배출되는 곳에서도 악취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축분도 축사 내 돼지가 분뇨를 배출하면 배출된 축분은 지하로 모이고 이를 3일에 한 번 자동으로 빠지도록 만들어 축사 내 악취가 발생하는 것을 줄이고 있다.
김학현 대표는 “로즈팜은 평택역과는 2㎞, 아파트 단지와는 불과 1.2㎞ 떨어져 있으며, 도로와는 100m, 농장 바로 옆으로는 자전거 도로가 있어도 지금까지 악취로 인한 민원은 한 번도 없었다”라면서 “돼지를 출하할 때 축사의 문을 열면 냄새가 날 수밖에 없는데 이 또한 이른 새벽에만 출하해 민원이 없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MSY 30마리, 데이터 기반 사료 공급·비용 절감
로즈팜에서는 악취 저감뿐만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돼지의 사료공급량을 최적화해 균등하게 성장하도록 관리해오면서 돼지 1마리당 1만 원의 사료비를 절감하고 있다.
이는 연간 4만 마리의 돼지를 출하하는 로즈팜 기준 4억 원의 사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사료는 AI가 알아서 조금씩 공급하고 다 먹고 나면 조금 더 주는 형태로 보통은 하루에 3번을 사료를 공급한다면 로즈팜에서는 5번으로 나눠 공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돼지들이 사료를 빨리 먹으면 한 번 더 사료를 주고 늦게 먹으면 조금 쉬었다가 사료를 공급하면서 돼지들이 사료를 더 잘 먹게 만든다. 또한 계절별로도 사료를 먹는 시간이 달라 그 시간에 맞춰 사료를 공급하고 돼지별로 많이 먹는 돼지와 적게 먹는 돼지를 구분해 사료량을 조절해 균등하고 출하 시기와 체중도 맞추고 있다.
예전에는 이런 일을 사람이 했지만, 지금은 컴퓨터가 알아서 돼지의 체중도 재고 사료량도 조절해 사료비뿐만 아니라 노동력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로즈팜에서는 우리나라 평균 MSY(어미 돼지 한 마리당 연간 출하 마릿수)는 30마리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 평균 20마리보다 50% 이상 높은 것으로 고성군의 스마트축산 ICT 시범사업의 목표 MSY 28마리보다 높은 수치다. 김학현 대표는 “보통 축사에서는 사육환경을 2번 정도 제어한다면 AI는 사육환경을 하루에 100~200번 제어하니까 완전히 달라지고 MSY도 높을 수밖에 없다”라며 “초기 비용은 많이 들어가지만, 지금 돼지가격도 높고 사료효율도 좋아 상당히 좋다”라고 말했다.

# 과감한 투자와 시대에 맞는 기술로 축사를 건립해야
우리나라 돼지 농장의 우수사례로 손꼽히는 로즈팜도 10년 전 방식으로 이제는 현재 기술에 맞는 축사 건립이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김학현 대표는 “로즈팜도 유럽에서 10~20년 전 건립된 농장을 보고 검증된 방식으로 건립했다”라며 “지금은 로즈팜과 같은 방식으로 축사를 건축해서는 안 된다. 현재 전북 정읍에 건축되고 있는 농장처럼 축사를 건립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농촌에서도 축사는 혐오 시설로 취급받지만, 지금 건립되는 정읍의 축사를 보면 일반적인 형태가 아닌 디자이너가 붙어서 디자인을 예쁘게 꾸며 외부에서 볼 때 축사라고 느낄 수 없다”라며 “악취 저감 시설도 로즈팜은 축사 끝에 설치되어 있지만, 정읍의 경우 축사 가운데에 시설을 넣어 보다 악취도 더욱 줄이고 돼지에 미치는 영향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라고 설명했다.
김학현 대표는 “이제 돼지 축사를 지으려면 기본 10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 그 이하는 소규모 농장으로 보면 된다”라면서 “돈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악취도 줄이고 경영비도 절감하며 생산성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제는 돼지를 키우려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 액상 사료 공급만으로도 축산 악취 10% 줄여
최근 신규로 건립되는 양돈농가에서는 건사료 대신 액상 사료를 제공하는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액상 사료는 기존의 건사료보다 소화율이 20~30%가 높아 냄새의 주된 원인인 단백질 성분이 소화되지 않고 분뇨로 배출되는 것을 줄여 악취를 15~20%가량 줄일 수 있다.
액상 급이 장비를 보급하는 회사는 국내에 67곳이 있고 이중 전체 80% 이상의 농가에서는 오스트리아 회사인 SCHAUER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SCHAUER 제품은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소재 ㈜하이스(대표 최윤석)에서 2008년부터 한국과 베트남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하이스에서는 로즈팜을 비롯한 신규로 건립되는 스마트농장에 액상 사료 급이 장비를 200여 곳에 납품하고 관리해오고 있다.
최윤석 대표는 “축산농가 악취 저감을 위해서는 사료에서부터 악취를 줄여야 한다”라며 “액상 사료는 건사료보다 소화가 잘돼 분뇨에서 발생하는 악취도 적다. 이 때문에 신규로 건립하는 축사의 경우 대부분 액상 급이 장비를 선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액상 사료 급이 장비는 국내에 여러 회사가 있지만, 사실 가격이나 기능 측면에서는 거의 비슷하다”라며 “수입된 장비는 사후관리가 생명인데 저희는 전문기술자가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며 사후관리를 해주고 있어 다른 회사들보다 많은 농가에서 선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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