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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401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5월 17일
ⓒ 고성신문
봄이 가는 길
조영래 시인

온 세상 꽃 피워 놓더니
슬슬 그가 떠난다

올 때는 화사하게 오더니
소리 없이 날아간다


자연이 주는 모습 그대로
우리는 온 동네 떠들썩하게 태어난 사람들이다.
무성한 소문들로 아들이 딸로 둔갑하기도 하고 그 아이들이 자라서 결혼 할 때면 “코흘리개가 장가를 간다고” 그간 지나왔던 시간을 되새기게 된다.
우리도 세월 따라 밀려왔으나 아이들 자라는 속도보다 천천히 늙어가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웃는다.
조영래 시인 「봄이 가는 길」 “올 때는 화사하게 오더니/ 소리 없이 날아간다”//
봄이 오기까지가 얼마나 힘든 여정인 줄 알기에 마당 어귀 나무들에 여러 번 말을 걸어본다.
봄꽃들은 우리가 기다린다는 것에 응답이라도 하듯 밤마다 몸을 뒤척였을 것이다.
언제 피었는지 순간, 꽃눈을 물고 섰다.
온천지가 분홍빛이다.
이제부터는 비가와도 걱정이다.
저 예쁜 것들이 비바람에 얼마를 버틸지 걱정이고 바람에 견디지 못할 것 같아 밤새 창문을 열고 바람을 가늠하기가 여러 번, 하지만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가는 자연이다.
공수래공수거 아무 흔적 없이 가는 자연의 모습이다.
봄도 그렇다 화사하게 오는 것 같지만 갈 때는 미련 없이 간다.
사람들도 이러쿵저러쿵 산다고 비벼본들 죽음은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오직 사명대로 살다가 가볍게 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포함한 자연도 소리 없이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기 다른 목소리로 “아름다운 세상이었다고 네가 있어 더욱 빛났다는” 이야기를 여저기 두고 가는 것이다.
남은 사람들은 아쉬워서 또 새로운 봄을 기다리고, 우리는 짧은 글로 서로 마음을 위로하며 살아가는 것이지 않을까.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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