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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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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 농촌 일손 부족, 대안으로 떠오른 외국인 근로자 ②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 소 | | 규모 농가엔 그림의 떡 ③ 동남아 지자체와 협약, 체계적 시스템을 갖춘 봉화군 ④ “농촌 일도 좋다” 한국행을 선호하는 베트남 사람들 ⑤ 고성군 외국인 계절근로자 첫 도입, 갈길 멀다
한류 영향으로 베트남 곳곳에서 한국 음악이 흘러나오고 TV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는 등 한국 문화는 베트남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베트남 사람들은 유학이나 여행 등으로 꼭 한번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발전한 한국에서 일하면 베트남에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코리안드림을 꿈꾸고 있는 이들도 많다. 여기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결혼이민자 16만8천611명 중 가장 많은 국적이 베트남(4만1천447명)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농촌 일손이 부족한 한국의 여러 지자체에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선발할 때 이탈을 줄일 수 있는 베트남 결혼이민자의 가족 고용을 우선 고려하거나 베트남 지자체와 MOU를 맺는 지자체도 많아지고 있다.
# 경제 발전한 나라 가고 싶다 “한국에서 일하면 여기에서 일하는 것보다 짧은 기간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꼭 가고 싶어요.” 하노이 인근 지역에서 한국에 납품하는 의류 제조업 공장을 운영했던 잔링(30) 씨는 지금은 제조업을 접고 한국에서 일하기 위해 한국어능력시험(TOPIK)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좋지 않고 한국에서 보내주는 일거리도 줄었다”면서 “베트남도 코로나 이전에는 평균 월급이 약 30만 원 정도였지만, 이후 급여가 올라 이제는 60만 원까지 올랐다. 그렇다 보니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할 처지에 놓여 공장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서 인건비도 많이 오르긴 했지만, 한국에서 일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주위에도 한국에 일하러 가고 싶은 친구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어능력시험은 한국의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고용허가제 프로그램에 신청하기 위해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자격시험이다. 그는 “하노이에서 8월에서 10월 사이 한국어능력시험이 있을 예정인데 1차로 제조업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200점 만점에 110점을 넘어야 하고 건설업과 농업은 80점을 넘어야 한다”며 “베트남에서는 시험 성적에 따라 파견 인원을 선발해 지금은 제조업 공장에 취업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산업대학에 다니는 리엔(19) 씨도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한국어 공부를 계속해서 해오고 있다. 그는 “한국은 베트남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성장한 나라다. 한국에서 더 많은 배우고 돈도 많이 벌면서 일하고 싶다”며 “지금은 학교도 다니면서 틈틈이 일하면서 한국에 갈 준비를 해오고 있다”고 했다.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가 올해 한국의 고용허가제 프로그램을 신청하려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를 모집한 결과, 2만2천412명이 접수돼 18~39세의 많은 베트남의 젊은 사람들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준비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외국인 계절근로자 선발되기 어려워 고용허가제에 비해 계절근로자 선발조건은 범죄 경력이 없고 출국 금지되어 있지 않은 해외 근무가 가능한 신체 건강한 자로 크게 까다롭지 않다. 하남성 거주하는 팜티(27) 씨는 현재 베트남 공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최근 한국으로 계절근로자를 뽑고 있어 지원했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는 베트남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농촌에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어도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고 한국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좋을 것 같다”면서 “한국에 외국인 계절근로자로 가기 위해서는 고용허가제처럼 한국어능력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고 자격조건은 까다롭지 않다”고 말했다. 팜티 씨는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비자 발급 등 준비과정이 어려워 업체에 돈을 지불하고 맡기는 사람들이 대다수다”며 “저도 업체에 신청해놓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로 행정절차가 일반 사람들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데 이러한 점을 악용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아직 일부 공무원들은 뒷돈을 챙기는 일이 만연하고 계절근로자 신청자에게 돈만 받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팜티 씨와 같이 일하고 있는 응엔티장(30)씨도 계절근로자를 신청했다. 그는 “주변에도 계절근로자를 가기 위해 업체에 8천만 동(한화 약 440만 원)을 줬지만 사기를 당한 사람이 있다”며 “베트남에서는 많은 사람이 한국 계절근로자로 일하기를 원하지만, 비자 발급, 선발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 경북 봉화군에 근로자를 파견하는 하남성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와 함께 홍강 삼각주에 위치한 하남성에는 약 83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인구의 83%가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 하남성에서는 인력은 많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외국 파견 근로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24일에는 경북 봉화군과 기존 외국인 계절근로자 MOU를 갱신하고 근로자들을 파견해오고 있다. 협약서에는 경북 봉화군과 하남성 노동보훈사회국은 문화, 사회, 경제 및 투자 등 각 분야에 대해 상호 교류, 협조, 지원을 강화하고 농업분야 외국인 계절근로자 파견을 위해 양측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하남성에서는 범죄 경력이 없고 해외 근무가 가능한 신체 건강한 30세 이상 50세 이하의 근로자를 선발해 연간 약 50명에서 200명 정도로 그 이상 인원도 협의에 따라 파견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자들의 근무 기간은 1일 8시간, 주 6일 근무하는 것으로 한 달에 최소 4일 이상의 휴일을 보장하고 임금은 월급으로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하남성 사회노동보훈사회국 관계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신청이 엄청 많다. 이미 계절근로자로 한국 지자체에서 요청한 인원은 보내고 나머지 인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인원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이어 “파견 근로자들에게는 한국어와 한국 법률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근로자와 근로자 가족과 계약 이행 서약서를 체결해 한국에서 이탈을 예방한다”며 “혹여나 이탈이 발생하면 근로자 비자 발급에 제한하고 한국 법무부 규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 봉화군에서는 박린성과도 MOU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박린성에는 현재 우리나라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 들어서면서 인력이 몰리면서 해외에 근로자를 파견할 인력은 없다고 한다. 박린성 사회노동보훈사회국 관계자는 “한국에 계절근로자로 가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현지 삼성 공장이 들어서면서 여기에서 일해도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어 현재는 신청자가 적어 MOU를 맺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 지자체에서 요청하면 MOU 맺을 곳 많아 한국의 도 단위 개념인 하남성에서 한국에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지만, 군 단위 지자체까지 홍보가 되지 않아 향후 정보가 더 널리 알려지면 더 많은 지원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남성 리년현(군)에서도 계절근로자 3명이 신청해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하남성에서 많은 정보를 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응워아임반 인민부위원장(부군수)은 “한국과 하남성이 MOU를 통해 계절근로자를 파견하는 것은 알지만, 하남성에서 정보를 많이 주지 않는다”며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직 베트남에서는 행정기관 보다는 대행업체를 통해 일하는 경우가 많아 대다수 사람은 이 사실을 몰라 신청조차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년현에서도 계절근로자에 대해 홍보가 진행되면 수백 명에 이르는 신청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의 지자체가 MOU를 맺고자 한다면 하남성을 거쳐야 하겠지만, 얼마든지 받아들일 의향은 있다”고 밝혔다. 하노이에서 고용노동부 고용허가제 근로자 교육과 일본, 대만 파견 근로자, 유학생 교육을 진행하는 HR INTER 업체는 계절근로자 사업이 확대되면서 한국 지자체와의 연결을 원하고 있다. 레티히엔 부사장은 “한국과 베트남 지자체가 MOU를 맺을 때 대부분 업체가 중간에서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우리회사에서도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배치되어 있어 한국의 여러 지자체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파견과 관련해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에는 하남성뿐만 아니라 계절근로자로 일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 한국 지자체에서 MOU를 맺기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여러 지자체와 MOU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서 “천명 이상 인원을 모집할 수 있고 만약 근로자를 파견하게 된다면 교육에서부터 관리까지 회사에서 책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많은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는 시점에서 고성군도 라오스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와의 지자체와 MOU를 맺는 방안을 모색하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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