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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이제는 음지에서 양지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정착, 이탈자 없는 경북 봉화군

군수 공약으로 농촌인력팀 구성, 일손 부족 해소 노력
결혼이민자 고용, 외국인 근로자와 소통으로 문제 해결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23일
ⓒ 고성신문
▣ 글 싣는 순서

① 농촌 일손 부족, 대안으로 떠오른 외국인 근로자
②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 소규모 농가엔 그림의 떡
③ 동남아 지자체와 협약, 체계적 시스템을 갖춘 봉화군
④ “농촌 일도 좋다” 한국행을 선호하는 베트남 사람들
⑤ 고성군 외국인 계절근로자 첫 도입, 갈길 멀다

산세가 수려하고 선비의 정신이 깃든 예절의 고장이라고 알려진 경북 봉화군.
전체 면적의 83%가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림으로 이루어져 맑고 깨끗한 자연조건을 갖춘 청정지역에서는 다양한 친환경 농축특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농업이 산업의 중심인 봉화군은 농업인의 복지 증진, 농업의 첨단화, 청년 농업인 육성지원, 지역 특화작목 개발과 현장 맞춤형 기술 보급사업추진을 위해 살기 좋고 소득이 보장된 농촌 건설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읍과 아홉 개의 면에서 인구 3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봉화군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농촌에는 일할 사람이 없어 인력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봉화군의 농가에서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례가 늘었고 예전에는 고성군과 같이 불법체류자들을 많이 고용했지만, 법무부가 시행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도입된 이후 이를 봉화군이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점차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고용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와 계절근로자 협약체결
봉화군도 여느 농촌지역과 같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 코로나19로 인해 농촌의 일손 부족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인건비까지 급상승하면서 농가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봉화군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고 저렴한 인건비에 단기간 농가에서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에 나섰다.
먼저 법무부가 2017년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발 빠르게 사업 준비를 시작했다. 우선 외국 지자체와 MOU를 체결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모색했고 베트남 현지에 거주하는 유학생을 통해 하남성과 2018년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을 위한 첫 MOU를 체결했다.
이후 봉화군은 그해 최초 13명의 베트남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맞이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이 저조했지만, 지난 2월에는 봉화군 관계자들이 베트남 하남성을 직접 방문해 그동안 유지해온 계절근로자 협약을 갱신하고 적기에 근로자가 입국할 수 있도록 베트남 내 근로자의 선발 과정과 행정절차를 점검했다.
베트남에 이어서 필리핀 딸락주와도 MOU를 맺었고 지난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69명이 입국해 베트남 근로자까지 총 146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봉화군에서 부족한 농촌의 일손을 도왔다.
올해 3월에는 캄보디아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MOU 체결을 통해 지난달 24명의 근로자가 입국하는 등 더 많은 해외지자체와 MOU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봉화군 관계자는 “농촌의 인력난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요청하는 농가가 많아져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올해는 인원을 대폭 늘렸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 나라에서 많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받을 수도 있지만, 해당 나라의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혹여나 문제를 일으키면 그 나라의 다른 외국인 계절근로자까지 입국이 막혀 버리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지자체와도 MOU를 체결해 인력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농촌인력 전담팀 구성, 일손 부족 해소
봉화군은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더욱 확대해 법무부로부터 지난해보다 5배 이상 증가한 총 768명을 배정받아 순차적으로 농가에 배정해 농촌인력 가뭄을 해결하는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중 해외 MOU 지자체 근로자 588명, 결혼이민자 가족 130명, 공공형 계절근로자 50명이 도입하게 된다. 이미 베트남 하남성에서 지난 4월 1차로 174명, 5월에는 66명이 추가로 입국했다. 또한 올해 3월에 협약을 체결한 캄보디아에서 지난 5월 24명이 입국해 농가에 배정했다.
특히 봉화군은 기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가가 외국인 근로자를 3~5개월 동안 직접 고용하는 방식만 허용돼 1~2일 정도 인력이 필요한 농가에서는 활용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올해부터 공공형 계절근로사업도 처음 시행한다. 공공형 계절근로사업은 농협에서 운영하는 농촌인력중개센터가 외국인을 직접 고용해 1~2일 단위로 필요한 농가에 인력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소규모 농가에서도 하루 단위로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어 외국인 계절근로자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봉화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과 더불어 농촌인력중개센터 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농협에 위탁시행하고 있는 농촌인력중개센터사업은 일손이 필요한 농가와 도시 유휴노동력을 중개해 농촌 현장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5천300여 명을 농가에 지원했다.
올해는 국·도비를 포함한 운영비 4억6천100만 원을 확보해 더 많은 인원을 농가에 배정할 예정이다.
또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5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2024년까지 농촌일자리중개센터를 건립하고 100여 명의 내외국인 근로자가 생활할 수 있는 숙소로 활용할 예정이다.
봉화군은 중개센터가 건립되면 안정적인 인력수급과 숙력된 근로자가 농작업에 투입되어 농가 인건비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봉화군이 농촌 일손 해소를 위해 올해 많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는 민선 8기에 접어들면서 기존에 한 담당자가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오던 것을 농촌인력을 전담하는 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봉화군 관계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외국 지자체와 MOU가 선행돼야 하고 이들 관리와 행정절차 등 전담부서가 없는 한 시행하기가 어려움이 있다”면서 “지난해 민선 8기에 접어들면서 군수가 농촌 인력난 해소를 공약으로 내세워 지난해 3명으로 구성된 농촌인력팀을 만들었고 그 뒤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등 농촌 일손 해소를 위한 사업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은 농촌인력중개센터 건립과 운영위원회 관리,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지원, 통역지원 등을 담당하고 한 사람은 농촌인력중개센터와 공공형 계절근로자 운영과 지원, 결혼이민자가족 초청 도입지원,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주 산재보험료지원 농촌일손돕기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팀장은 해외 지자체와의 MOU와 농촌인력지원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결혼이민자 고용, 애로사항 청취로 이탈자 제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이후 이탈자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봉화군에서도 첫해인 2018년에 2명의 이탈자가 발생했지만, 이후 체계적인 관리로 단 한 명의 이탈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교육과 함께 결혼이민자를 통역으로 채용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고용주, 행정 간의 소통이 빠르고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봉화군에서는 베트남 등 결혼이민자를 단기 근로자로 고용해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나갈 때 동행하고 있다. 현장 방문 시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대화를 통해 근로환경이나 생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해 고용주에게 근로자들의 생각을 전달하고 절충안을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직접 하지 못한 이야기를 결혼이민자를 통해 전달하고 근로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서로 간의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결혼이민자는 연락처를 공유하고 업무시간 외에도 실시간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고용주에게는 말 못할 어려움이 있거나 급한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하고 있다.
결혼이민자는 문의받은 내용을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불만해소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다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입국하면 이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도 이탈을 방지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봉화군 관계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입국하면 범죄 예방과 급여 등 기본적인 교육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에서 성실하게 일하게 되면 성실 근로자로 추천해 다음에 다시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자신의 나라에서 일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몇 개월만 일하는 게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다음에 또 오기 위해서라도 이탈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수년간 운영하다 보니 이제는 계속해서 한국에 일하러 오는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많고 이들이 서로 알다 보니 정착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에 일하러 온 한 베트남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한국에 들어오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베트남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한국에서 일하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몇 개월 일하고 다시 베트남에 가야 하지만 열심히 일하면 다시 한국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농장 비해 간식이 적거나 평소에 사장에게 말 못하는 내용은 통역자들을 통해 이야기하면 개선된다”며 “비록 5개월이지만 다음에도 다시 한국에서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이탈하지 않고 계속해서 인력이 수급되면서 봉화군의 농장주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한 농장주는 “지금도 일손이 부족하지만,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하면서 그나마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며 “우리집에 온 외국인들은 일도 열심히 해서 계속해서 이 친구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행정에 요구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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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문제, 행정 지원 없어
“농가 스스로 해결해야”
ⓒ 고성신문

진호철 봉화군농업기술센터 농촌인력팀장

농가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준에 충족하는 숙소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고성군의 농가에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확대되고 있는 봉화군에서는 주거지와 관련해서는 행정에서 전혀 지원하지 않는다.
진호철 팀장은 “봉화군에도 주거 문제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못 받는 농가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워낙 일손이 부족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치해주는 것만으로도 대다수 농가는 행정에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농가에서 요구사항이 없지만, 나중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급이 원활해지면 다른 농가에서도 주거 지원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농가에서도 돈을 벌기 위해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거지는 농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진 팀장은 “봉화군에는 빈집을 사거나 임대해서 주거지로 하는 농가가 많다. 일부는 주거용 컨테이너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현장에 나가서 직접 확인해보고 법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다면 인정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는 공동주택 등을 통해 지원한다는 곳도 있는데 한곳에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집중돼 생활하게 되면 이탈이라든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며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기본적으로 농가에서 직접 관리하는 게 맞고 행정에서는 결혼이민자 등을 통해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취재 당일에도 지난 4월에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통장을 배부하고 왔다는 진 팀장은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대거 입국하면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는 “처음 일을 맡아 할 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직접 베트남 출장도 가보고 현장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니 이제는 그나마 적응이 된다”며 “열심히 일하다 보니 농가에서 만족도 높아지면서 군수에게 칭찬도 받았다”고 했다.
앞으로 목표에 대해서 진 팀장은 “지금도 3개 나라의 지자체와 MOU를 맺었지만, 더 많은 나라의 지자체와 MOU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더 많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도입하고 이들이 계속해서 봉화군에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황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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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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