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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익천 동화작가의 ‘아동문학도시 고성’ 동동숲 아동문학 산책-48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23일
김구연 선생

ⓒ 고성신문
ⓒ 고성신문
빈 나뭇가지에
구름 한 조각 걸렸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하얀 눈 몇 송이 앉았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뾰족뾰족 초록잎 돋았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다닥다닥 빨간 열매 달렸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한 마리 산새 쉬었다 가고

빈 나뭇가지에
빈 나뭇가지에

제7차 교육과정 4학년 1학기 국어 말하기듣기쓰기 책에 실린 김구연 선생의 「빈 나뭇가지에」 전문이다. 김구연 선생은 1942년 8월 9일 외갓집이 있던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태어났지만 고향은 황해도 황주군 흑교면 금석리이다. 은행원이었던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사였던 어머니를 따라 서울과 황주를 오가며 살았지만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부터 6·25전쟁으로 외할머니 손잡고 삼팔선을 넘을 때까지 4년 남짓 살았던 황주는 선생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세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가 약간 불편해도 대구로, 강원도 양구로 씩씩하게 옮겨 살던 선생은 고3 때 4.19 데모 주동자로 퇴학, 구속을 거치며 고난의 길을 걷기도 했다.
스물네 살 때 문학소녀였던 동갑내기 정송화 선생과 결혼해 대한제분 주식회사에 적을 두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는다.
선생은 1971년 《월간 문학》 신인상에 동화 「꼴망태」가 당선되어 아동문학의 길에 들어섰지만 1974년 동시집 『꽃불』로 새싹문학상을 받으면서 동화보다는 동시에 더 집중해 지금도 아동문학가들은 김구연 선생을 동화작가보다 동시인으로 더 잘 알고 있다. 1970년대 대부분의 아동문학가들이 교직에 종사했는데 ‘대한제분’에 적을 둔 김구연 선생은 그래서 더 돋보였다.
1976년 동화 「동쪽에 집이 있는 아침」으로 세종아동문학상을 받고, 1978년 동시집 『빨간 댕기 산새』로 소천아동문학상을 받은 김구연 선생은 1970년대에 일찌감치 우리나라 동시단에 우뚝 섰으며 2010년 발간한 동시선집 『지각대장』은 선생의 동시문학 40년을 결산하는 선집으로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절제된 시어와 선명한 이미지로 깔끔하게 보여준다.’라는 평을 받았다.
위의 책들 외에 동시집 『분홍 단추』,『가을 눈동자』,『그리운 섬』,『고추씨의 여행』,『아이와 별』,『나무와 새와 산길』, 『맑은 시냇물』,『은하수와 반딧불』,『별이된 누나』,『파로호반의 여름』,『그 바다 그 햇살』 등과 동시선집 『사랑의 나무』, 『별빛과 눈물』,『행복한 풀잎』,『김구연동시선집』 동화집 『자라는 싹들』,『마르지 않는 샘물』,『닭보고 절한 아이들』,『동쪽에 집이 있는 아침』,『별명 있는 아이들』,『다람쥐는 도토리를 먹고 산다』,『점박이 꼬꼬』,『누나와 별똥별』,『붉은 뺨 사과얼굴』 산문집 ​『자라는 돌』,『유채꽃 필 때』가 있으며, 1986년 인천시문화상을 받았다.
할아버지가 글을 다스리라고 지어준 치문(治文)이라는 이름이 버거워 구연(丘衍)이라는 필명으로 평생을 산 선생이 지난 6월 13일, 수많은 글을 썼던 글방의 의자에서 그 모습 그대로 타계했다.
황주의 과수원집 종손으로 태어난 선생은 《열린아동문학》 2010년 봄호(통권 44호) ‘내 작품의 고향’에 주옥같은 문장으로 고향 황주와 고향을 배경으로 쓴 작품(「꽃불」, 「고향 아이들」, 「메주콩」, 「겨울밤 이야기」, 「우리 다시 그 고향에」)을 소개하면서 ‘고향은 어느새 점점 떠나 지낸 세월의 누적과 함께 조금씩 그 누구도 모르게 아스라이 잊혀져 간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어느 때인가는 꼭 고향의 푸른 산천을 밟아보고 그곳에 누울 그날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정녕 내 혼이 머물고 육신의 정이 때 묻어 있는, 아름다웠던 내 어린 시절을 간직하고 지금껏 내 마음의 꿈이 머물고 자라고 있는 고향을 나는 언제까지라도 초조로이 기다리고 서 있는 것이다.’ 라더니 여든하나, 아직 기다려도 한참 더 기다릴 수 있는 연세에 황주 땅 금석리가 아닌 인천가족공원 묘원에 잠들었다.
선생의 나무는 동동숲 ‘열린아동문학관’ 뒤 ‘구슬하늘 수국원’ 가는 길목에 있는 소나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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