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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이제는 음지에서 양지로 고성군, 인구감소와 고령화… 농촌에 일할 사람 없다

임금도 올랐지만, 농번기 인부 찾기 힘든 농가 ‘골머리’
외국인 노동자 고용, 농촌 부족한 일손 채워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09일
ⓒ 고성신문
▣ 글 싣는 순서

① 농촌 일손 부족, 대안으로 떠오른 외국인 근로자
②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 소
규모 농가엔 그림의 떡
③ 동남아 지자체와 협약, 체계적 시스템을 갖춘 봉화군
④ “농촌 일도 좋다” 한국행을 선호하는 베트남 사람들
⑤ 고성군 외국인 계절근로자 첫 도입, 갈길 멀다

농촌에는 당장 일손이 부족하지만,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근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 이에 해마다 전국적으로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농가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에서도 농번기의 고질적 일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단기간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근로자조차 까다로워진 채용 절차로 인해 고용이 쉽지 않다고 농민들은 말한다.
특히 농가에서는 일손은 부족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어려워지자 해외 브로커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사고나 범죄에 노출되거나 외국인 근로자로 등록되어 있지 않아 농촌 일터에서 이탈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본지는 농촌 일손 부족에 대한 문제를 짚어보고 해외지자체와 협약을 통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먼저 도입해 운영하는 국내외 사례를 통해 농가에서 합법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인력을 수급하고 이들이 고성에서 적합한 대우를 받으며 다시 고성에서 일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고성군 인구감소, 고령화…농촌에 일할 사람 없다
고성군은 예로부터 농업과 축산업, 수산업 등 1차 산업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1차 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고성군의 인구도 줄어들었고 한 때 조선산업이 활성화됐을 때는 인구가 반짝 늘기도 했지만, 조선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다시 고성군의 인구는 매년 역대 최저를 갱신하고 있다.
고성군 인구 현황에 따르면 2012년 12월 기준 5만6천906명에서 2022년 12월 기준 5만448명으로 10년 사이 6천458명의 인구가 감소했다.
특히 전체 인구는 줄었지만, 고성읍의 인구는 2012년 2만5천685명에서 2022년 2만6천564명으로 오히려 늘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면 지역의 인구감소 추세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여기다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고성군의 2012년 65세 이상 인구는 1만3천532명으로 당시 전체 인구 대비 23.7%를 차지했지만, 2022년에는 1만7천31명으로 전체 인구의 33.7%로 차지해 군민 3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구는 감소하고 갈수록 고령화 비율이 증가하면서 농촌에서는 일할 사람이 부족해 65세는 젊은 사람 축에 속하며 70~80대 노인들도 거동에 큰 문제만 없다면 농사를 짓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이제는 농업도 규모화되면서 많은 인력이 필요한 농가에서는 농번기 인력수급은 필수 과정이 되고 있다.

# 임금도 올랐지만 어려운 인력수급 ‘농가 골머리’
해마다 영농철이 다가오면 농민들은 부족한 일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확 시기는 정해져 있고 인력을 못 구해 시기를 놓치면 한 해 동안 고생해서 지은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우선 가족과 친인척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이웃들과 농협, 농촌인력중계센터, 인력사무소 등 여기저기 연락을 돌리며 인력수급에 사활을 건다.
일할 사람은 없고 구하는 사람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임금도 보통 10~15만 원 정도로 몇 년 전에 비해 급격히 올랐다. 이마저도 농번기에는 웃돈까지 쳐주면서 사람을 구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인력을 구하는 농가들 사이에서는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최근 전남 지역에서는 인력공급 문제로 한 마을에서 선후배 사이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알선업자 A씨가 농민 B씨를 살해해 구속되는 일도 발생했다.
B씨는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중개하던 A씨에게 모내기 작업에 인력 2명을 보내달라고 요구했지만, A씨가 인력 배정이 꽉 찼다는 이유로 거절하자 B씨가 서운함을 토로하면서 말다툼이 몸싸움으로 번졌고 결국 살인 사건까지 이르게 됐다.
이는 정말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농번기 농촌지역에서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농촌지역 일손 부족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고성군도 예외는 아니다.
고성읍에서 하우스 농사를 짓는 이모 씨는 “수확 시기가 다가오면 주변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려고 해도 다들 자기 일 하기 바쁘거나 나이가 많아 고된 일을 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또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그나마 지금보다 임금이 저렴해 사정이 나았지만, 지금은 일할 사람이 없다 보니 임금도 너무 올라 애써 농사를 짓고도 수익이 많이 남지 않는다. 앞으로 더 임금이 오를 수도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 농촌의 부족한 인력을 채워주는 외국인 근로자
사회적으로 농촌 일손 문제가 대두되자 여러 기관단체에서도 농촌 일손 돕기 봉사에 나서기도 하지만,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자주 있는 일도 아니라 농가에서는 썩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대부분 봉사하러 온 사람들이 농사일을 접해본 사람들이 드물어 일일이 가르쳐야 하고 수확을 잘못하면 농작물의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등 사람이 많다고 해서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아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 농장주는 “예전에 봉사활동을 하러 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것저것 가르쳐야 하고 먹는 것도 챙겨야 하고 신경 쓸 것이 너무 많아 그 이후로는 봉사활동을 사양하고 있다”며 “일손은 부족하지만, 작업을 하루 이틀 하는 것이 아니니 진짜 수확 시기에 고정적으로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촌의 인력난은 심각하고 일할 사람이 없자 농가에서는 말은 잘 통하지는 않지만, 고정적으로 일손을 마련하기 위해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비교적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에서 근로자를 고용해 농사를 짓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대규모 농가에서는 고용노동부에서 고용허가서를 발급받아 최초 3년간 시행하는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들을 농가에서 고용해 인력난을 해소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최저 임금 수준으로 임금도 저렴하고 일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연중 일이 끊임없이 있는 농가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이제 필수가 됐다.
한 시설하우스 농장주는 “농장 일을 워낙 힘들다 보니 국내에서 계속해서 일할 사람을 찾기가 어렵고 임금도 비싸 말은 통하지 않지만, 임금도 비교적 저렴하고 고정적으로 일을 시킬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시설농장에서는 일손이 많이 필요로 해 지금은 대부분 농가에서는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은 필수가 됐다”며 “일부 소규모 농가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2~3명 고용하고 수확 시기에 맞춰 서로 품앗이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법무부가 농번기 고질적인 일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3개월 또는 5개월 정도 단기간 외국인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2015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해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농가도 늘어나면서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는 제조업, 건설업, 어업뿐만 아니라 농업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6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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