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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벙 조상들 지혜 담긴 중요한 문화유산

2019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청동기시대부터 전해져 온 고성평야의 농업활동
농촌 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의 발돋움 필요

박준현 기자 / 입력 : 2023년 06월 02일
ⓒ 고성신문
2019년 경남 고성군의 ‘해안지역 둠벙관개시스템’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4호로 선정됐다.국가중요농업유산은 농업인이 해당지역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랜 기간 형성한 유‧무형의 농업자원을 보전가치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지정하는 것으로 2013년부터 시행됐다. 현재까지 청산도 구들장 논, 제주 돌담밭 등 15곳이 지정되었으며, 경남도에서는 하동 전통 차농업(제6호, 2015년)에 이어 둠벙은 두 번째 선정된 것이다.고성 둠벙관개시스템은 고성군 내 14개 읍면 중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444개가 분포되어 있으며, 해안지역은 특성상 하천이 발달하지 못하여 농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원이다.저수량은 규모별로 최소 2㎥부터 최대 3천900㎥까지 다양하며,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필수 수계시설로 현재까지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성군은 둠벙관개시스템을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국가주요농업유산을 신청했으나, 둠벙분포지역 마을주민들의 호응 부족과 둠벙 농업문화 등 관련 근거자료 부족으로 선정이 늦어졌다.이에 고성군은 둠벙과 관련하여 각종 간담회와 홍보를 통하여 마을주민들의 참여유도, 체계적인 실태 및 대민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지난 2020년 국제관개배수위원회 세계관개시설물유산에 등재되고 둠벙보존 관리 위한 조례가 제정됐다. 아울러 인근 마동호는 2021년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 고시됐다. 고성군은 이번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으로 고성군 해안지역 고유의 농업환경과 농업유산이 어우려져 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성 둠벙은 서식생물의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고 고성 내 해안지역 농업과 상생하며 발전해온 중요한 농업자원이며, 국가차원에서 역사‧문화적으로 보전하고 지켜 나가야 필요가 있다고 했다.아울러 고성 둠벙의 형태보존 뿐만 아니라 농업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농촌 및 관광자원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여전히 둠벙을 이용한 관광자원화나 6차산업으로의 방향이 부족해 보인다. 또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의 발돋움이 필요하다. 이에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청산도 구들장 논, 경남 하동군 전통차 농업, 전남 담양 대나무밭 농업체계,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노력과 관광자원화, 보존과 그 시스템을 알아보고 고성군에 필요하고 좋은 사례는 접목하고자 한다.

# 고성군 둠벙 국가중요농업유산 추진
고성군의 국가중요농업유산인 고성 해안지역 둠벙 관개시스템은 2019년 11월 14일 지정됐다. 고성군의 둠벙 현황으로는 13개 읍면 445개로 전체 면적은 1만3천451㎡이다.
농촌 다원적자원 활용사업 추진 경과는 2017년 10월 다원적자원활용사업 대상지로 선정되어 사업비15억 원을 확보했다. 국비 70%,도비 9%,군비 21% 비율이었다.
2018년 6월 고성군은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신청했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9년 6월에는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재신청했고 11월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어 2020년 12월 세계관개시설물유산로 국내 5번째로 등재됐다.
농촌 다원적자원활용사업은 2018년 2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둠벙관개시스템 기본계획수립 및 분포현황조사가 이뤄졌고 2019년 5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사업비 15억 원을 투입해 47개 소둠벙 복원정비사업이 추진됐다.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 둠벙 생태학교, 둠벙 아카데미 등 주민 역량강화 교육을 추진하고 2021년 5월 둠벙생태 탐방로를 2개소(회화, 거류)를 조성했다.

# 둠벙의 가치
둠벙은 자연의 섭리와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 만들어진 500년 역사의 농업유산 둠벙, 물이 귀하기 때문에 둠벙이 없었으면 농사를 못 지었을 것이다. 둠벙은 논이나 밭 가장자리에 마련한 물웅덩이인데 농사 때 필요한 물을 충당하기 위해 조성했으므로 물웅덩이를 팠다는 것은 물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할 수 있게 조성한 것이다.
어떻게 둠벙은 세계적으로 알려졌을까? 지역 교수들이나 논 습지 생태 전문가들이 10년 전부터 고성 둠벙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실질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17년도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다원적자원활용사업이라는 둠벙을 보존하고 활용해 그 가치를 증진하기 위한 사업을 받았다. 농촌다원적자원활용사업은 농촌경관, 생태농법 등 농업유산을 계승하고 농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9년에 제14호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고 2020년에 세계관개시설물유산으로 등재됐다. 고성군 안에서 가장 많은 둠벙이 분포한 지역은 거류면(202개 분포)이다.
둠벙의 가치는 1970년대 농촌 경지정리사업 전에 있던 둠벙 형태가 고성은 특이하게 개발이 안 되고 그대로 유지 보전되다 보니 그 형태가 40년이 지난 오늘날도 그대로 자리를 잡고 위치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활용 부분에 있어서도 실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래서 이름뿐인 유산이 아닌 살아있는 농업유산이다. 승총명록이라는 조선 후기 구상덕 선생이 37년간 기록한 일기에 보면 고성 지역은 샘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었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그게 18세기에 저술된 건데 고성 둠벙에 대한 역사성을 인정한 중요한 자료이고 승총명록은 고성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 농업유산 지정을 위한 지역 주민들의 동의와 참여, 지정 후 변화
농업유산은 역사성부터 문화적, 기술적, 자연 생태계 보존가치까지 여러 가지 측면이 있지만 그 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지역주민들의 동의와 참여가 이뤄져야 했다. 2017년, 2018년에는 국가중요농업유산이라는 명칭이 붙다 보니 둠벙이 유산으로 지정됨으로 사유재산 제약이 갈까 걱정하는 부분에 대한 이해나 설득이 부족했다. 2019년에 주민설명회 열어 국가중요농업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고 주민들도 둠벙이 고성의 자랑거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잘 표현해 주어 주민들의 지지와 참여로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성과를 이뤘다.
고성군 농업기술센터 여창호 소장은 “지역 주민들도 평생을 고성에서 나서 농사를 짓고 살다 보니 자기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을 텐데 평상시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스럽게 보며 써 왔던 둠벙이 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에 애착심과 가치가 더해져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 조상의 지혜가 담긴 농업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
둠벙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됨으로 둠벙을 보고 체험할 수 있고 이해를 돕기 위해서 학습·체험용으로 최근 조성한 둠벙이 농업기술센터 내에 있다. 물이 끼는 물자리를 보고 가장 습하고 물이 많은 곳에 둠벙을 조성했다.전통방식 그대로 두레박 이용해 물을 푸거나 양수기를 이용해 논에 물을 공급할 수 있다.
겨울에 서로 품앗이해서 둠벙을 만드는데 둠벙 하나에 적어도 5~6명 인원 필요하다. 대를 잡는 사람이 있어 물이 나온다 싶은 곳에 대를 꽂으면 그 주위를 파서 물을 가두고 둠벙을 완성하는데 1~2주 소요된다. 4월 곡우 전 논둑에 물기가 비친 곳에다가 축조해 둠벙을 조성한다. 둠벙은 둠벙파기, 지반다지기, 평평한 구들돌 이용 지접(주춧돌)놓기, 돌 들여쌓기를 반복한다. 돌 들여쌓기는 일정 경사도를 유지해 무너짐을 방지한다.
잔돌과 진흙을 섞어 돌 사이 채우는 적심(자갈) 넣기를 하고 물자리를 만든다.물자리는 물이 더 이상 차지 않는 높이로 한다. 석축 위를 흙으로 덮고 잔디를 식재하는 논둑베기 만들기로 마무리한다.
고성군 인력육성 김연숙 담당은 “둠벙의 사회적 생태적 가치는 농민들에게는 물 걱정 덜어준 든든한 지원군, 동·식물들에게는 비빌 언덕이 되어준 둠벙, 단순히 논에 있는 물웅덩이일수도 있겠지만 습지라는 측면으로 접근했을 때 가치는 무궁무진해지고 가뭄 등 기상이변에도 걱정 없이 농사를 짓게 해주었다. 그리고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농업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했다.

# 문화 예술로 승화되는 고성 둠벙관개시스템
풍농·풍어와 마을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전통신앙으로 전승되고 있다. 고성군에서는 자연부락을 중심으로 1년에 한번 정월대보름에 당산제를 지내며, 마을 사람들의 무사태평 및 풍농·풍어를 기원한다.
고성군에서는 둠벙이 조성되면 조성과정에 참여한 이웃과 함께 용왕에게 음식을 바치는 제례인 ‘둠벙 용왕제’를 올리는데, 이는 둠벙에 용왕이 산다고 믿는 샤머니즘으로부터 형성된 문화다.
고성군은 주민들의 농업활동을 예술로 승화한 고성농요가 있다. 고성군은 내륙과 바다를 함께 끼고 있어 농촌과 어촌의 환경, 생활 풍토를 고루 갖춘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고성군의 대표적인 농업 문화인 고성농요는 고달픈 농사를 흥겹게 승화시킨 노동요로 재연행사를 통해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 둠벙을 생태관광자원화로
고성군은 2023년 생태녹색 관광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명은 ‘생태와 전통의 공간 둠벙’으로 사업대상지는 마암면 삼락리 507외 2로 거류면 신용리, 화당리다. 사업기간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이며 총사업비는 국비 50%, 도비 15%, 군비 35%로 5억7천900만 원이며 2023년 사업비는 1억9천300만 원이 투입된다. 주요사업내용은 명품둠벙을 선정하고 관리개선방안, 생태관광 방안 등을 마련한다. 이어 자연과 어우러진 명품둠벙 수중정원을 조성하고 명품둔벙 체험으로 진행한다. 2023년 1차년도에는 스토리 발굴 및 프로그램 체계화로 체험, 트레킹 개발 시범운영, 지역 생태축제 개발, 둠벙 콘텐츠 확보, 명품둠벙정원을 조성한다. 2024년 2차년도에는 상품화 정착으로 명품둠벙정원 추가 조성, 생태관광 콘텐츠 강화, 지역 수익사업 발굴 등이, 3차년도 2025년에는 생태관광축제 개최, 자체 수익사업 발굴 및 자립화, 월별 정기 프로그램 개발 등이 이뤄진다.
고성군 문화관광과 이미선 관광진흥담당은 “사라져 가는 전통농업문화자산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보존 필요성 대두로 우리 지역에 산재해 있는 둠벙을 생태관광자원화하여 관광사업육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박준현 기자 / 입력 : 2023년 06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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