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7-11 15:25:4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특별기고

플라스틱 조화 헌화 근절에 동참하며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20일
↑↑ 조계옥 고성문화원 향토사 연구위원
ⓒ 고성신문
설을 앞두고 재래시장에서 설 장보기를 하려고 현금을 찾으러 은행에 들렀다. 현금인출기 화면에 “성묘에는 조화대신 생화 어떠세요?”라는 플라스틱조화 근절 홍보문
가 떠있었다. 지난 추석 무렵에는 ‘추석성묘에 생화, 드라이플라워, 작은 화분으로 헌화하여 탄소중립을 실천 합시다’였다. 이후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국내 화훼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조화 사용을 근절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하지만 아직도 플라스틱 조화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사실을 잘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여튼 고인의 명복을 빌고 업적을 기리며 꽃을 바치는 헌화의식은 바람직한 문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망자에 대한 헌화는 대표적인 추모 의식이다. 기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죽은 자를 위한 부적으로 향기 나는 꽃이나 풀을 사용했던 고대의 종교 의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대 로마인들은 부활과 영원한 봄을 상징하는 의미로 묘지 주변에 장미를 심었다. 장미헌화는 중세까지 이어져 왔고 꽃이 영혼의 재생을 상징한다고 믿었다. 또한 고인에 대한 예의를 표하는 헌화는 동서양 모두 시들지 않은 꽃을 선호한다. 

며칠 전, 젊은 나이에 절명한 지인의 2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생전 좋아하던 노란 소국 한 다발 안고 공원묘원을 찾았다. 입구와 묘원 내 곳곳에 조화근절 생화대체를 강조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플라스틱조화 대신 생화로’, ‘조상 위한 조화? 후손에게 폐기물!’, ‘묘주 여러분이 가져온 조화쓰레기는 가져가는 양심 인이 됩시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는 플라스틱 조화의 문제점을 더욱 인식하게 했다.

고인에게 국화를 헌화하며 좋은 세상에서 살라는 염원과 평화로운 휴식을 기원하고, 다시 한 번 빙 둘러본 공원묘원에는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조화뿐이다. 고인을 위하는 마음이 산천을 병들게 하고 있는지 모른 채로 말이다. 극히 드물게 생화가 꽂혀있고 구석진 곳에는 빛바랜 조화가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문제는 묘소에 놓아둔 플라스틱조화의 검은 실체다. 전국 각 공원묘원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조화는 합성섬유와 플라스틱·철심 등을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햇볕에 오래 노출되고 방치될수록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소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미세먼지 등이 지역 환경을 오염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덧 조화는 구매가 쉽고 특별한 관리 없이도 색이 오래남고 시들지 않아 성묘객의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어디 헌화뿐일까? 실내 장식 및 예식장과 장례식장의 화환·헌화 등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조화는 대부분 중국에서 연 평균 2천톤 이상 수입한다. 이중 70%이상이 전국의 공원묘원 519개소, 봉안시설 450개소 등에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간 약 1천557톤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처리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급기야 지난 설 전국 처음으로 지역 공원묘원의 플라스틱조화 반입을 금지했다. 조화로 힘들어하는 지구를 위해 조화사용 근절에 동참해야 한다며 김해시가 앞장섰다. 공원묘원에 늘려있는 골칫거리인 중국산 조화를 본 공무원이 아이디어를 얻고, 그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근절 시책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전국 처음으로 추진한 공원묘원 조화사용 근절사업이 전국을 관통했다. 한편, 5만4천여기 규모의 국립서울현충원은 1년에 두 번 현충일과 국군의 날에 중국에서 수입한 플라스틱 조화를 구매 헌화하고 있단다. 서울현충원의 2배 규모인 국립대전현충원은 직접 조화를 헌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충원내 보훈매점과 근처 화원에서 조화만 판매해 묘역 대부분이 조화로 가득한 상태다. 

국립묘원의 이 같은 그릇된 관행은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관계자는 조화사용을 근절하자는 취지에 공감하고 있지만 당장 생화로 대체하는 것은 관리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하여간 국립묘원조화 사용에 대한 국민소비자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플라스틱조화 사용 반대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세금이 되레 탄소배출 제품에 사용되는 현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나타난 결과라고 본다. 어쨌거나 환경과 인체 건강에 해로운 조화 수입이 늘어나고 사후처리 고민까지 더 안아야 한다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일이다. 그렇다. 미래 친환경 사회로 전환하려면 전 국민이 동참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올 설에는 조화대신 지역에서 생산하는 생화나 생화를 말린 꽃을 꼭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20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