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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에서 봄의 향기 전하는 딸기 맛보세요

삼산면 삼봉리 선경농장 이선갑 대표
40년 딸기농사, 공룡나라딸기연합회장
무농약으로 천천히 키워 당도 품질 최상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01월 06일
↑↑ 삼산면 삼봉리 선경농장 이선갑 대표(제일 왼쪽)와 아들 이현복 씨, 며느리 이지현 씨가 직접 딴 설향 딸기를 선보이고 있다.
ⓒ 고성신문
ⓒ 고성신문
겨울 한가운데로 들어섰는데 하우스 문을 여니 벌써 봄의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눈 속에서 봄의 향기를 전하는 ‘설향’ 딸기가 단내를 풍기며 빨갛게 익으면 삼산면 삼봉리 선경농장 이선갑 대표 가족의 손이 바빠진다.

“고성에도 지난해 공룡나라딸기연합회가 출범했습니다. 이제 보조금에 그칠 것이 아니라 딸기 농가들이 실질적으로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마련해야지요. 딸기농가의 소득향상이 올해 첫 번째 목표입니다.”

이선갑 대표는 공룡나라딸기연합회장도 맡고 있다. 40년동안 딸기농사를 지으며 생각해온 수많은 것들을 이제 하나씩 구체화해 실현시켜볼 참이다. 물론 제일 우선은 딸기 품질 향상이다. 사람 좋다 소문난 이 회장이지만 농사에서만큼은 가족들에게도 까다롭기 짝이 없다.
 
몇 해 전 이선갑 회장의 건강이 나빠지자 수원에 살며 회사에 다니던 아들과 며느리는 손자들까지 데리고 낙향했다. 아들 이현복 씨는 아버지의 무던함과 어머니의 꼼꼼함을 모두 닮았고, 며느리 이지현 씨는 세상에서 제일 야무진 손을 가졌다. 도시생활을 접고 불편한 시골살이에 농사를 택한 아들내외가 속으로야 한없이 고맙지만, 경상도 사나이 이선갑 대표는 고맙다는 말 대신 농사기술을 가르치는 것에 집중한다.

“아들이 대학에서 농업 관련 전공했으니 이론적으로는 나보다 아는 게 훨씬 많아요. 저는 실제 농사를 지으면서 배우고 터득한 기술이 많으니 둘이 합치면 그만큼 시너지효과가 날 것이고, 그럼 결국 상품성이 높아지는 거죠.”

이선갑 대표와 아들 현복 씨, 며느리 지현씨의 일과는 10동이 넘는 딸기 하우스 관리로 눈코뜰 새도 허리펼 새도 없다. 지난해에는 40여 톤 생산했다. 수확하기 무섭게 팔려 나간다. 딸기 품질만큼은 깐깐하게 관리하는 아버지의 성품을 아는 아들내외는 아버지의 농사기술을 묵묵히 따른다.

“아버지는 딸기를 천천히 키우십니다. 빨리 키워 빨리, 많이 출하하면 우선 많은 돈을 벌 수는 있겠죠.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을 내놓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세요. 어떤 분들은 딸기를 빨리 키우려고 아침 온도를 더 높이기도 한다는데 아버지 사전에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가 없어요. 멋진 농사꾼이죠.”

아침에 딸기가 눈을 뜰 무렵 하우스 온도를 높이면 딸기가 빨리 익는다. 물론 약을 치면 농부를 괴롭게 하는 몹쓸병들을 못오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선갑 대표는 아침에도 온도를 8도 정도, 입김이 살짝 보이는 온도를 유지한다. 덕분에 당도는 언제나 최상이다.

액비 한 번 치지 않는 무농약 재배를 고집한다. 잎이 막 나기 시작한 작은 모종을 열매를 맺을 정도로 키우는 데만 6개월은 족히 걸린다. 그래도 약을 써서 빨리 키울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과일이니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어야 하기에.

이선갑 회장은 요즘 제로웨이스트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딸기포장재도 바꿔볼까 싶다. 소비자들은 딸기를 사는 것이지, 딸기값보다 비싼 쓰레기를 사서는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이다. 버려진 쓰레기들은 결국 환경을 오염시키고, 오염된 땅과 물은 농산물로 그리고 사람에게로 돌아가니 환경을 지키는 농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기나는 딸기 한 알을 툭 따서 건네는데, 입 가까이 가져만 와도 향긋한 단내가 기분 좋다. 한 입에 다 넣지도 못하고 깨물었는데 과즙이 팡 터진다. 떨어지는 한 방울도 아까울 정도로, 요 몇 년 사이 먹은 딸기 중에 제일 맛있다.

“농사꾼이 매년 특별한 희망이 있겠습니까. 우리 가족들 건강하고, 딸기도 병들지 않고 열매 잘 맺어 제값 받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계묘년 한 해 시작을 향긋하고 달콤한 설향 딸기와 함께 해보시는 건 어떠십니까?”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3년 0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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