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8-07 16:08:0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사람 사는 이야기

2022년 고성군농민회 후원의 날 행사에서 임원들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여 여기 남기노니, 이 땅의 지킴이인 농부들을 기억하소서!

고성군농민회 (32살)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12월 09일
↑↑ 올해 일년간 사업과 내년의 일정을 의논하는 이재용 회장과 김병철 사무국장
ⓒ 고성신문
↑↑ 농심이 천심은 옛말, 농민의 삶은 점점 피폐해지고 있으니... 양곡수매가는 내려가고 농협이자는 올라가고 우째야 하노?
ⓒ 고성신문
↑↑ 군청 앞 나락 적재와 천막 농성 장, 밥 한 공기 300원 보장하라!
ⓒ 고성신문
ⓒ 고성신문
# 고성군 농업인의 현실
농부는 이 땅의 지킴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이 농부다.지구의 터줏대감이고, 인류의 존망과 함께할 이름이다. 그렇다면 존중히 대접받는 존재일까?아니다. 현존하는 직업군 중 참으로 다양하게 내쳐지거나 핍박받는 존재다.땅에서 돋는 식물 중 우리 입에 들어가는 먹거리를 재배하거나 키우는 사람이 농부다.벼를 키우고, 보리와 밀을 재배하고, 각종 과일과 야채를 생산하고, 가축을 기르고, 양봉을 하고, 산에서 돋는 작물을 거두는 모든 사람이 농부다.그렇다면 이 땅의 농부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까?올해 공공비축미 가격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공공비축미는 비상시를 대비해 정부가 매입하는 쌀이다. 농가소득 지지와 수확기 물량흡수, 식량안보 등이 본 역할을 하는데 쌀값 폭락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할 예정이다. 올해 벼수매가는 아직 미정이다. 정부 수매가와는 별개로 지역, 단체, 법인마다 다르다. 이미 확정된 경기도 파주농협쌀조합법인에서는 조곡 40㎏에 7만 원이다. 

작년의 7만4천500원에서 6.04% 인하된 가격. 인하의 원인은 수확은 많고 소비가 줄어서란다.그러면 고성군농협의 RPC 벼수매가는 얼마일까? 정부의 양곡 수매가는 얼마일까? 예견하건대 작년보다 낮아질 확률이 높다. 정부와 농협은 이미 수매가를 확정했을텐데 여론을 주시하며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농민들은? 속수무책이다. 당할 수밖에. 다 같이 힘을 모아 수매가를 보이콧 하는 일도 결코 쉽지않다. 모두가 같은 마음일 수 없기 때문이다.수확한 벼를 창고에 장기 보관하는 것도 문제고, 그동안 쌓인 농자재값이며 써야할 돈도 만만찮다. 거기에 은행 금리는 자꾸 오른다. 이자가 켜켜이 불어나고 있다.우리나라 전체의 소비자 계수 중에서 마이너스를 예견하는 것은 오직 쌀 수매가 뿐 이다.전기, 수도, 가스, 목욕비, 이미용료, 라면을 비롯한 모든 생필품 가격이 올랐다. 오르기는커녕 제자리걸음도 아닌 마이러스라니. 그런데도 농민들한테는 주는대로 받고 가만히 있으란다.파업이나 시위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 단단히 벼르고 보여주는 중이다. 화물연대 파업은 지지부진하고, 철도노조는 정부와의 합의로 파업을 철회했다.

# 고성군 농민회의 현실
전국농민회총연맹 산하 고성군농민회는 올해 서른두 살이 되었다. 
사람의 나이로는 한창 왕성할 청년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고성군농민회의 현주소는 어디에 있으며, 현실은 어떠하며, 처한 상황은 무엇일까?지난 11월 11일,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 ‘고성군 농업인의 날’ 행사를 마치고 다음 날 12일부터 군청 앞에서 ‘나락 적재 및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것은 전국농민회가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농성으로, 수매가를 작년 이하로 낮추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항변이다.정부에서는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았으며 응답하지 않았다. 농민단체와 협상을 청하거나, 작년 수준을 유지해 주겠다는 어떤 확답도 없었다.농민들은 화가 나고 속이 터져도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정부의 올바른 판단과 처신을 바랄 뿐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이렇게 참담하고 한심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정녕 없단 말인가?

올해 고성군 농민회는 30여 회의 주요활동을 했다. 연중 시행하는 행사를 뺀 내용이다. 1월 6일, 고성군 예산삭감 시민단체 항의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농어민대회, 철야농성, CPTPP 반대, 축산정책 규탄 등 매월 2.5회 이상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활발히 활동했으며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한 한 해였다. 참여자들의 평균 연령은 65세 정도. 절반이 넘는 회원들이 30년 이상 활동한 노령층이다. 40대 이하의 젊은이들은 드물다. 행사 참여자도 활동자도 거의 없다. 농사를 짓는 젊은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농사를 짓는 젊은이들은 과연 존재하는가?고성군에는 여러 개의 농민단체가 있다. 농가소득과 농업인의 권익을 위함은 같은 목적이지만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활동 중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농업과 관계된 여타 단체들이 연계하여 함께 활동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농민들의 이익을 위해 서로가 힘을 모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남은 물론이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기도 하다. 각자가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소탐대실에 몰두할 때 대의명분은 사라지고 악전고투만이 남을 뿐이다. 농민단체들이 각자가 처한 현실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고 연계할 때 공동의 이익을 함께 획득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하는 것이다.10년 뒤, 20년 뒤의 우리 농촌을 생각하면 현실은 참담하다.최근 농촌으로 유입되는 인구는 퇴직 뒤의 은퇴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들 또한 노령자들로 장기적인 농업 프로그램이 가능하지 않은 연령대다. 청년들의 귀촌과 농업인으로의 전향은 드물다는 사실이다. 

농촌 인구는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고성군 관내 대부분의 농촌 지역 농부들의 평균 연령이 70대 이상이다. 이들이 노동력을 상실할 때 기계 유입이 불가능한 토지들은 황무지로 변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공동인식과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농촌 마을은 줄어들고 농지는 급속히 사라질 것이다. 농촌 인구를 살리고 농부들의 삶을 보전케 하기 위한 방향은 ‘농민기본법 제정’이다. 이 법은 아직 국회에 정식 발의조차 되지 않은 희망사항이다. 농촌을 잘 알고, 농민의 삶을 대변하려는 국회의원 누군가가 발의해야 하고, 상임위 심의와 갖가지 일정을 거쳐 입법화되기까지 지난(至難)한 세월이 필요하다. 

시행 중인 ‘농사직불제’와 ‘농민수당’ 관철에 10년 이상 걸린 점에 비추어본다면, 농민을 위한 제도가 법제화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쉼 없이 주장하고 요청해야 한다. 농사를 지어도 기본 생계가 보장된다면 농민들은 희망을 가질 것이며 내일을 대비하고 꿈을 키울 것이다. 이 개념은 노령인구가 늘어나도 새로운 인구 유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수많은 공무원과 근로자(교사, 군인, 회사원, 직능별 노동자 등)들이 생활 안정화와 노후 대비를 위해 싸웠고 주장을 통해 의견을 관철했다. 그들은 이미 정상적인 임금을 취득했으며 노후 자금으로 연금을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땅의 수많은 농민들의 소득과 노후는 어디서 보장받으며 누가 보상해 주는가?

이런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면, 전국농민회총연맹을 투쟁 위주의 과격 단체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투사들의 모임이 아니다.농업인의 삶을 위해, 미래를 위해, 정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모여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단체다. 주장하고 요청하지 않으면 들어줄 리 없다. 고성농민회 또한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끊임없이 듣고 의견을 모아 그 내용을 상기하고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소박하고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인 것이다.

# 고성군의 인구 유입 및 농업 발전을 위한 대안은 없는가?
있다.현 시점에서 주장하는 것은 고성군 전체를 ‘노인특구’로 지정하는 일이다.고성군은 5개 시(창원, 진주, 사천, 거제, 통영)로 둘러싸인 유일한 군 지역이다. 인프라 또한 훌륭하다. 푸르고 맑은 바다, 천혜의 자연경관, 다양한 해산물, 빼어난 산, 넓은 들판, 풍요로운 농산물, 다양한 임산자원, 축산자원, 각종 문화재, 공룡이란 독특한 테마, 고분 등 발굴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무엇보다 인근 도시와의 접근성이 좋다. 1시간 이내에 두 개의 공항과 KTX 역사(驛舍), 몇 군데의 대학 병원이 있다. 전원생활을 하며 노년을 보내기에 맞춤한 지역이다.이 곳에 노인마을을 만들고 노인 전용 병원을 짓고 실버타운을 건설하는 것이다. 

각종 복지시설, 여가시설, 문화공간, 휴식공간, 체육시설, 놀이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기존의 시설을 활용하면 더욱 좋을 테다.노인들이 찾아오는 마을에는 당연히 젊은이들이 유입된다. 노인을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가 필요하고, 문화해설사와 체육지도사가 필요하다. 노인들을 돕는 화가가, 댄스강사가, 문화큐레이터가 올 것이다. 노인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서 퀵서비스가 필요하고, 택배 거래가 더욱 활발해 지고, 택시기사가 기다리고, 안내원과 도우미가 상주할 것이다.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생기고, 초등학교에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다.

인구가 늘어나면 농산물 시장은 활성화될 것이다. 친환경 농산물 소비자가 확대되고, 농민들은 더 많이 고민하면서 진심을 다해 농사를 짓고 농산물은 제 값을 받게 될 것이다. 농민들 삶의 질은 좋아지고, 소비 촉진에 따른 수요를 공급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농업에 뛰어들 것이다. 그리하여 젊은이와 노인들이 함께 사는 풍요롭고 활기찬 고성군, 농업이 활성화되는 고성군이 될 것이다.


이 일은 누가 해야 하는가? 지도자의 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군민 모두의 협조와 도움이 필요하다.각 면에서는 자신들이 가진 인프라와 자료를 무한 제공해야 한다. 어떤 시설을 수용할 것인지, 주민들은 무엇을 양보하고 앞으로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전 군민이 나서서 으샤으샤, 이 일을 실행코자 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무어란 말인가.노인특구 지정에 대한 매력은 무한정이다.이미 수많은 지자체들이 알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일을 실행하기까지 무수한 난관이 도사리기 때문에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다. 

미룰수록 기회는 벌어지기 마련이다. 이 일을 진행하기에 우리가 사는 고성군만큼 최적의 장소는 없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당신이? 내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 이 글은 고성군농민회 임원들을 인터뷰하고 작성자의 관점에서 기술한 글이므로, 농민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 CPTPP란, 여러 국가간 자유무역협상(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아·태지역 11개국(일본, 호주, 캐나다, 브루나이, 싱가포르, 멕시코, 베트남, 뉴질랜드,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가 참여한 초대형 FTA다. 당초 미국 주도로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블록을 지향했던 TPP가 정식 출범하기 직전인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하자, 2018년 일본을 중심으로 나머지 11개 국가가 출범시킨 경제협력체. 일본이 의장국이다. * 협정내용: 농수산물과 공산품 역내 관세 철폐/데이터 거래 활성화/금융.와국인 투자 규제 완화/이동 자유화/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들 지원 금지 * 무역규모: 전세계 무역액의 15.2%인 5조7천억 달러.
↑↑ 남외경 시인/수필가
ⓒ 고성신문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12월 09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