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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익천 동화작가의 ‘아동문학도시 고성’ 동동숲 아동문학 산책-34

동시동화나무의 숲 10년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11월 18일
↑↑ 프로그램 촬영팀
ⓒ 고성신문
↑↑ 이진태 님 감사 돌
ⓒ 고성신문
↑↑ 새로 단장하는 진입로
ⓒ 고성신문
마을 공용주차장에서 ‘작은글마을’을 지나 동동숲으로 오는 길은 계곡 곁에 딸린 논밭에 농사를 짓기 위한 농로였으나 11월 들어 공사가 한창이다.

고성군이 우리 산 일부를 기부받아 적당한 거리마다 자동차가 서로 비켜 갈 수 있는 공사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열린아동문학관까지 포장되지 않은 부분을 포장도 한다. 처음 산을 샀을 때는 산길에 접어들자마자 신발을 벗어들고 사뿐사뿐 편안하게 걷는 길을 생각했는데 이제는 걷어낼 수 없는 시멘트 길이 되었다. 

황토가 많아 비가 오면 자동차도 사람도 다니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 길이 끝나는 데부터 산허리 임도까지 큰길과 열린아동문학관 터는 2010년 이진태 님이 닦았다. 그는 울울창창한 숲에서 문학관 터를 찾아내고 임도까지 가는 길을 찾아낸 것이다. 우리 산 안에서 묘지와 각종 장애물을 비켜 터를 닦고 길을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막바지에 큰비를 만나 바로 코앞에서 산사태가 난 것을 지켜보기도 했으니 마음고생까지 겸했다.10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그의 노고가 새삼스러워 문학관과 길의 시작 지점에 작은 돌을 하나 세웠다. ‘2010년 6월, 열린아동문학관 터와 큰길을 닦아 준 이진태 님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새겨서.

이와 때를 같이 해 촬영요청이 왔다. 매주 금요일에 방영되는 ‘자연의 철학자들’이라는 프로그램이다. 모두 얼굴을 드러내고, 하는 일을 드러내는 것은 싫지만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매듭을 하나 묶자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 11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김민혁 PD와 박병철 PD, 그리고 김한경 촬영감독이 밤낮으로 수고했다. 우리 10년의 긴긴 이야기와 숲의 곳곳을 퍼즐 맞추듯이 맞추며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시간과 빛과 소리를 조율했다. 

방송은 KBS1에서 12월 2일 저녁 7시 40분부터 40분 동안이다.한 뼘 동백 묘목을 심으면서 50년, 100년 후의 동백꽃 붉은 꽃잎 떨어진 꽃길과 그 꽃길을 걷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이 땅의 어린이들이 부모 손을 잡고 통과의례처럼 우리 숲을 찾아와 우리 숲에서 산 동시집 한 권, 동화집 한 권을 평생의 보물로 간직할 꿈을 이야기했다. 

숲 어딘가에 목련꽃이 피어 봄을 알리고, 또 다른 어딘가에 은행잎이 물들어 가을을 알리며, 때죽나무, 마삭줄이 하얀 꽃을 피워 온 골짜기가 향기로울 때 소박한 꽃축제를 열 것이며, 바람이 불지 않아도 꽃잎이 떨어지는 나무 아래서는 작은 잔으로 차와 술을 마실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청보리밭처럼 잎푸른 꽃무릇밭에서는 50년 글동무들의 우정을 이야기하고, 계곡에 보물처럼 숨겨둔 춘란 곁에서는 30년 인연을 이야기하며, 사랑도 우정도 사람도 적당한 거리에서 야단스럽지 않고, 깊고 은은하고 그윽해야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살아서는 고마운 사람, 죽어서는 그리운 사람이 되는 다짐도 이야기했다.

시인, 작가들 나무 가운데 있는 작은 도서관 앞에서는 우리를 받아준 고성 땅과 ‘아동문학도시 고성’을 선포해 준 고성군과 ‘책 읽는 문화 고성’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고성신문’에 보답해야 한다는 각오와 동시동화나무의 숲을 안식처로 생각할 이 땅의 아동문학가들을 위해서는 ‘한국아동문학관’이 고성에 세워져야 한다는 것을 염원했다.

앞으로 10년, 또 한 번의 10년이 쌓이면 우리 숲에 나무를 가진 동시인, 동화작가는 500여 명이 넘을 것이다. 어른 키만큼 자란 동백나무는 간간이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동백나무 사이사이에서 단풍이 붉게 물들 것이다. 여름에는 구슬하늘길 따라 한 줄로 맥문동 수줍은 보라색 꽃이 수를 놓고, 9월이면 꽃무릇 붉은 꽃대가 ‘참사랑’을, ‘슬픈 추억’을 이야기하고 수국밭은 반달로 뜨면서 숲을 환하게 할 것이다.

꽃이 피면, 이제 더 심지 않아도 씨앗이 떨어지고 새가 물어 날라 숲 곳곳에서 동백나무가, 차나무가, 후박나무가, 편백나무가 싹을 틔워 사철 푸른 숲이 될 것이다. 꽃무릇은 어깨를 겯고겯어 온 숲을 푸르고 붉게 할 것이다.10년, 또 10년, 또 10년이 지나면 우리 아동문학이 그렇게 푸르러질 것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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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기
고성숲 나무 돌과 바위....
세 분 선생님의 아름다운  마음과 땀방울이 새겨지고 깃들어 있지요.
늘 그립고 편안한 마음의 고향 같은 동동숲!
12/02 11:05   삭제
바람아이 수명
고성 동동숲ㅡ

웅장한 비밀 공간으로 여행을 떠나겠습니다.

감동이 너울을 이뤘습니다^^
11/27 15:4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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