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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저 하늘은 말갛게 우리에게 열릴 것입니다”

박장재 시인 ‘하늘에 쓰는 목수 일기’
시조 에세이 그림 함께 담은 신작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2년 09월 08일
ⓒ 고성신문
뙤약볕에 땀을 몇 됫박이나 흘리며 꼴망태를 채워 집으로 가는 길. 나무그늘에 앉아 책 읽는 면장님 아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친구들은 대학에 갈
때 소년은 등만 물끄러미 바라봐야 했다. 계엄반대를 외치다 산속에 숨어든 후 목수가 됐다. 목수시인 박장재가 인생여정을 담은 시퀀스 시조 에세이 ‘하늘에 쓰는 목수 일기’를 내놨다.

박장재 시인을 아는 이는 누구나 그는 자유로운 삶을 살겠거니 싶다. 그런데 사실은 세상 누구보다 틀에 딱 맞는 삶을 산다. 젊은 박을홍은 그리도 틀에 박힌 삶이 싫어 현실을 벗어나고 싶었는데 나이 든 박장재의 업은 조금만 어긋나도 무너지기 십상인 옛집을 짓는 일이고, 고향 장재곡의 이름을 따와 글자수와 모양이 틀을 벗어나기 힘든 글을 쓰고 있다.

70년 세월을 어찌 몇 줄의 글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 흔한 인사말이나 머리말, 작가의 말 같은 것 없이 시작되는 ‘하늘에 쓰는 목수 일기’는 에세이와 시조, 정인교 작가의 그림까지 한 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책에서는 짧은 에세이로 삶의 순간순간 그가 느꼈을 감정을 전한다. 그리고 이내 담담한 시조가 이어지는데, 읽는 이의 감정은 오히려 고조된다. 젊은 시절 을홍의 가슴에 불길처럼 일던 그 고통을 나이든 장재는 풀어낼 줄 안다. 집과 글, 세월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하늘에 쓰는 목수 일기’에는 열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그는 시를 처음 쓰던 군시절을 떠올리며 ‘향로봉 고사목’을 쓰고, 단칸방에서 어린 아들을 키우던 미안한 아비의 마음을 ‘기도하는 목수’를 썼다. 그 외에도 박장재 시인 특유의 덤덤하고 담백하지만 마음 한 구석을 툭툭 치는 듯한 어조로, 소년시절부터 군 전역 후, 결혼과 육아, 흔한 목수에서 대목장으로 삶의 굽이굽이를 풀어놓는다. 그리고, 아직은 분명 멀고 먼 이야기지만, 그는 읽고 싶었던 책도 실컷 읽고 마음을 다스리며 하늘로 돌아갈 길도 닦았다.

박장재 시인은 1993년 시인으로 등단한 후 경남문협, 경남시조시인협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목장으로 40년이 넘게 한옥을 짓고 있는 그는 경남한옥학교에서 집 짓는 방법을 알려주는 목수 시인이다. 이번 ‘하늘에 쓰는 목수 일기’는 한국미협 고성지부 회원이자 중학교 미술교사로 30여 년을 근무한 서양화가 정인교 씨의 그림이 박장재 시인의 시조, 에세이와 어우러진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2년 09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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