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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열정과 아이디어로 만드는 슬기로운 농촌생활 청년농부 고성 미래농업의 주역,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초고령사회 고성의 대안 청년농부 육성이 우선
일만 하는 아버지의 시대 벗어나 똑똑한 농업 농촌
청년연령 상향 필요 고성군조례 39세에서 49세로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9월 08일
↑↑ 고성군청년후계농 4-H연합회 회원들이 자신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함께 행정과 의회, 그리고 이웃이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줄 것을 주문했다.
ⓒ 고성신문
▣ 글 싣는 순서
① 늙어가는 농촌,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
② 제주 농업의 미래를 여는 청년농부들, 글로벌제주문화협동조합
③ 20대 청년농부가
전하는 즐거운 농촌생활, ‘락뚱이’ 최청락
④ 고성읍 죽계리 새내기 농부 천진성 씨
⑤ 창농(創農)으로 농촌에서 삶의 가치를 찾는 청년농부들
⑥ 감자에 싹이 나면 농업천국 되지요, 박희명의 감자븐파머
⑦ 농업이 살아나면 모두가 행복해질 거예요, 거제 청년농부들
⑧ 지리산이 주는 선물 산나물, 김은윤 청년농부의 참샘산방
⑨ 대 이은 청년농부 전주영의 버섯에 땀은 꿈
⑩ 검 대신 호미를 든 초보농부 이현지의 꿈


# ‘일만 하는 아버지’시대 농업, 이제 그만
고성의 고령화율은 31.4%로, 이미 2004년 이후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농촌이 늙어가고 있다. 고성은 여전히 농업이 주축인 농촌지역이다. 그러나 급속도로 진행된 고령화는 농촌의 일손부족, 농업의 포기로 이어지는 것이 지역의 현실이다. 

농촌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다행히 최근 청년농부들이 늘고 있다. 청년농부들은 전통적 방식의 농업에 스마트농법을 적용해 똑똑하게 농사짓고 가공하고 판매한다. 청년농부들은 함께 농촌의 현실을 고민하고 워라밸을 실현하며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도전한다. 

청년농부들은 농촌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과거 ‘일만 하는 아버지’ 시대에서 벗어나 젊은 농촌, 똑똑한 농업을 이뤄가며 농촌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고성청년농업인들로 구성된 고성군청년후계농 4-H회원들은 청년농부들이 꿈꾸는 농업이 나아가야할 방향, 청년이 되돌아오는 농촌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농업문제 해결방법과 농업의 대안, 농촌의 워라밸까지 청년농부들이 생각하는 새로운 농촌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지역 농업의 제2의 부흥기를 노린다.

# 누구의 아들이 아닌 청년농부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 우선
고성군청년후계농모임 고성군4-H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제현진 씨는 올해 스물아홉살이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 한창 꿈많은 청년, 현진 씨.6년 전 스물세 살의 나이에 본격 청년농부의 길로 들어섰다.

한때는 축구선수를 꿈꾸기도 했으나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농사일을 보고 자라온 터라 고교 졸업 후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해서 농업의 기초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열심히 공부했다.아버지의 권유도 있었지만 사실은 아버지가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길을 같이 걸으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위안이 될 것 같아 농부의 길을 택했다. 

현진 씨는 마암면에서 파프리카를 비롯해 수도작, 콩, 한우사육 등 한 작물에만 그치지 않고 하우스재배와 밭농사, 논농사를 병행하고 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아요. 부모님 밑에서 일하면 남들보다 더 부지런히 일해야돼요. 조금 소홀하면 주위에서 자칫 부모 밑에서 편하게 놀고 먹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돌아와요.”

“우리 청년농부들, 특히 2세 청년농부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누구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부정할 수 없어요. 때로는 남들 앞에서 힘들다는 표현도 못해요. 부모님 밑에서 편하게 물려받아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지만 우리 청년농부들은 그런 소리를 들을 만큼 나태하지 않아요.”

“주5일 근무에 일정한 휴일이 있는 회사원들에 비하면 농사라는 직업을 가진 우리 청년농부들은 항상 몸을 움직여야 하고 모든 신경을 작물에 쏟아야해요. 대부분 휴일이 없는 삶을 살며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의 고됨을 잊고 살아가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우리들의 힘듦과 수고로움은 보이지 않고 그저 ‘아버지 덕에 농사짓는 청년’으로 비치는 거죠.”

“오히려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부모 곁에서 착실히 농사를 짓고 가업을 이어간다면 더 그들을 격려하고 응원해주면 아마 더 힘이 날거예요.”

현진 씨의 농업에 대한 목표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아직은 평생 농업에 몸바친 아버지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배우고 있지만 언젠가는 저의 창의력과 열정이 담긴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멋진 농부가 될 거예요.”

그리고 현진 씨는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에 절대 공감해요. 그동안 코로나19로 2년 이상 4-H모임이 이루어지지 않고 회원들과도 단절의 시간이 지속됐는데 올해는 자주 모여 정도 나누고 정보교환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신입회원들이 많이 늘어 고성의 농업을 함께 고민하고 이끌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청년 연령 39세에 49세로 늘려주세요
친환경 밀보리를 재배하는 우창호 씨는 2017년 당시 스물여섯의 나이로 영현면 침점2구 이장을 맡았다. 고성의 최연소 이장이었던 창호 씨는 청년이 부족한 고성의 현실을 잘 대변하고 있다.

창호 씨는 이장을 하면서 이장은 직책이 아니라 봉사하는 자리라 여기며 주민들을 위해 마을을 누비고 다니며 불편함은 없는지 샅샅히 살폈다.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칭찬받고 믿음직한 이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호 씨는 “귀농귀촌인을 위한 지원금은 많은데 농업인 지원금은 1회밖에 받을 수 없어요. 기존 농민을 지켜야 빠져나가는 젊은 인구 수를 막을 수 있을텐데, 행정은 기존 농민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뒷전이고 실적위주의 끌어들이는데만 급급하다. 

귀농귀촌인들은 지원금 끝나면 다시 도시로 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 고성을 지키고 있는 기존 농민을 위한 지원이나 다양한 혜택이 필요하다”며 행정의 적극적인 대안을 요구했다.

거류면에서 수도작을 하는 공병권 씨는 “지역에서 젊은 사람들이 농사 짓는 일이 쉽지 않은데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농사짓는 회원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을 때가 많다. 후계농모임을 통해 정보교류와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회원으로 함께 활동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권 씨는 “청년의 기준을 상향해서 지원사업의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청년이 줄고 점차 고령화되는 지역 현실을 감안할 때 현재 고성군의 조례상 청년 기준인 39세를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병권 씨는 “도내 대부분 군단위 지자체는 청년 연령을 45세에서 49세로 하고 있다”면서 고성군도 지역현실에 맞게 청년 연령상향 조정이 절실하다고 했다.

동해면에서 시설고추를 하고 있는 이정욱 씨는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어머니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시골행을 택했다. 정욱 씨는 갑자기 내려와 농사를 지어야하는 막막한 상황이었지만 젊음의 열정과 성실함으로 고추농사를 거뜬히 지어나가고 있다.

정욱 씨는 “청년창업농 지원금을 받게 되면 농사만 지어야 하고 다른 일자리를 가질 수 없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고추농사는 고정수입이 발생하지 않는다. 수확하고 나서 몇 개월간 수입이 발생하고 12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는 전혀 수입이 없다. 그러다 보니 일정 수입이 없는 달에는 가계부담이 매우 크다.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 그나마 숨을 쉴 수 있다. 청년창업농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청년농부들은 고성미래농업의 주역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행정과 의회는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수경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9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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