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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북일초, 작은학교살리기 주도한 주민자치회를 통한 결실

작은 학교로 교육, 인구, 경제 세 마리 토끼를 잡다

전교생 18명 폐교위기에서 22가구 97명 입주
지역개발공모사업 선정, 사업비 62억 지원받아
공공임대주택 15호와 다목적 체육관 등 조성 계획

박준현 기자 / 입력 : 2022년 08월 19일
↑↑ 북일면 주민자치회 등이 북일초 운동장에서 학생모심캠페인을 하고 있다.
ⓒ 고성신문
↑↑ 빈집정비 후 입주민 환영식을 하고 있다.
ⓒ 고성신문
↑↑ 수리된 빈집의 모습
ⓒ 고성신문
↑↑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환경교육의 일환으로 학년별 텃밭가꾸기를 실시하고 있다. 텃밭 가는 날을 지정하고 수확과 판매는 북일오일장에 수익금을 기부하고 있다.
ⓒ 고성신문
▣글 싣는 순서
①고성군 작은학교살리기 추진과 앞으로의 방향은?
②해남 북일초 주민자치회를 통한 주민들의 노력으로
③강진 옴천초 작은학교살리기 우수학교 선정
④제주 선흘초 폐교위기에서 초등학교로 승격
⑤안동 신성초 자유학교제로 전교생 20명에서 51명의 학교로

지난 1922년 개교한 해남 북일초등학교는 올해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지난해 학생수 18명으로 20명 이하 폐교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북일초등학교가 폐교하면 19명의 재학생이 다니는 두륜중학교도 문을 닫아야 하는 형편이었다.
한때 2천명 넘는 학생 수를 자랑하던 지역 중심 학교의 폐교를 지켜볼 수 없었다. 마침 지난해 4월 북일면 주민자치회가 출범하면서 신평호 회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이런 폐교위기의 북일초등학교 작은학교살리기에 나섰다.

# 주민이 주도하는 작은학교살리기의 도전이 시작되다
2021년 초부터 시작된 북일초등학교 작은학교살리기는 주민자치회가 9월 작은학교 홍보팀을 구성, 매주 2회 회의를 실시하고 작은학교 활성화 민·관·학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한 북일면 주민들은 20여 차례 교육과 포럼, 회의와 아이디어 토론회 등을 거쳐 학생 모심을 위한 북두칠약을 마련했다.
북두칠약은 빈집 리모델링 주택 제공, 지역 일자리 연계, 전교생 해외연수, 전교생 장학금, 공부방 꾸미기 비용 지원, 방과후 및 온종일 무료 돌봄, 천혜의 자연과 함께하는 생태교육 등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다.
이외에도 학생을 포함해 전입 가족에게는 총 17가지의 파격적인 특전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 폐교를 막기 위한 절박한 상경
북일초등학교에서 열린 1차 캠페인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광장에서는 해남군 북일면 주민들의 절박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주민자치회를 비롯한 북일초등학교, 두륜중학교의 학생과 학부모, 해남군과 면사무소가 함께한 이날 자리는 졸업생 향우까지 100여 명이 참여해 땅끝마을 북일초와 두륜중에 학생을 모시고자 하는 주민들의 의지를 표하고자 마련됐다. 한때 2천명이 넘는 학생수를 자랑하던 지역 중심 하교의 폐교를 지켜볼 수 없었던 주민들이 상경까지 감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 작은학교살리기 진심이 통했다
폐교위기 북일초등학교에 전국 각지의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따스한 햇살이 가득하던 12월 3일 전국 각지에서 전학 또는 입학을 오겠다는 신청자들이 몰려 현장은 교육적 열기로 고조됐다.
북일면의 작은학교인 북일초등학교는 2022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전교생이 18명이며 2022년 신입생이 한명도 없을 수 있다는 상황에 폐교의 위기를 겪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7월부터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20차례에 걸친 회의, 토론회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아 작은학교 학생모임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에 대한 결실이 나타났다.

지역사회의 각고의 노력으로 100가구가 넘는 학부모들이 참석했으며 각 부스마다 진지한 상담이 이뤄졌다. 해남군수는 인사말을 통해 “해남에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일자리 마련, 학생 지원 등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북일면에서 시작된 작은학교살리기가 꼭 성공하여 전국적인 모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약속했다. 설명회를 참석한 이들의 모습에 해남의 작은학교살리기에 큰 희망을 엿보게 했다.
북일면 주민자치회서 출발한 이 사업은 해남군이 인구정책과 함께 교육자치 통합행정 프로젝트를 지향하면서 1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100년 북일초등학교를 활성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북일면 주민들이 이뤄내 작은학교살리기 성과
12월 작은학교 학생모임 참여 가구 설명회를 실시, 230여 가구 중 76개 가구가 참가했다. 같은 달 우선 입주자 20가구를, 예비 가구를 선정하고 46가구가 대기 중이다. 올해 2월에는 북일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작은학교살리기 21가구 환영식을 열렸다.
결과적으로 새학기를 앞두고 22가구 97명이 입주하며 성공을 거뒀다. 전입가구는 초등학교 32명을 포함한 학생 42명과 어린이집 및 유치원 원아 10명, 학부모 등 빈집 리모델링이 완료되면서 북일면에 터를 잡고 해남군민이 됐다.
해남군은 북일면 사례를 통해 작은학교살리기 모델을 구축하고 연차적으로 전 읍면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북일면은 학생모집의 일환으로 빈집정비에 집중했다. 방치되어 있는 빈집을 깨끗이 정비하여 이주하는 가족들이 북일면에 잘 적응하고 활력있는 마을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했다.
3월에는 전남인구 희망찾기 프로젝트 공모사업에 북일면 주민자치회가 선정되어 사업비 4억원을 확보했다.
북일초등학교 김을용 교장은 “지난해 북일면 주민자치회와 신평호 회장의 열정과 노력으로 지역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학교 교육 측면에서 지난해에 비해 올해 30여 명이 넘는 학생이 북일초등학교에 오게 됐다. 농산어촌의 다른 학교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작지만 큰 학교가 됐다”고 했다.

# 앞으로 더 희망을 갖게 하는 기쁜 소식
해남군이 국토부 지역개발사업과 교육부 농어촌 교육여건 개선 사업 협업으로 추진하는 공모사업에 선정돼 전라남도교육청의 정주형 장기 농산어촌유학사업 활성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전라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역개발공모사업은 인구감소 위기에 처한 지방 낙후지역의 인구 유입을 도모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추진하는 ‘주거+생활SOC+일자리’가 결합된 국가시책 사업으로 올해 총 11건이 뽑혔다.
해남군은 이 중 ‘작은 학교 살리기와 연계한 생활거점 조성사업’에 응모, 경남 거창군, 충북 괴산군, 경남 남해군, 충북 옥천군과 함께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이로써 해남군은 사업비 62억 원을 지원받아 오는 2025년까지 북일면 일원에 LH 공공임대주택 15호와 다목적 체육관, 커뮤니티센터, 북카페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전남교육청은 해남군의 지역개발공모사업 선정으로 주민직선 4기 출범과 함께 세운 정주형 장기유학 확대를 통한 농산어촌유학사업 활성화 계획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남교육청은 해남군 북일초·두륜중학교를 대상으로 유학 온 지역에 최소 5년 이상 전 가족이 이주해 생활하는 정주형 장기유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학생은 19가구 총 35명이다. 이에, 지난 2월에는 농산어촌유학 등 작은학교 활성화를 위해 해남군과 현산·북일·계곡면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공동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제 첫 발걸음, 더 많은 변화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인터뷰 해남군 북일면 주민자치회 신평호 회장

ⓒ 고성신문
“전교생이 18명인데 1~3학년이 4명밖에 없었습니다. 2022년 입학생이 없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초등학교가 폐지된다,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도 소멸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신평호 해남군 북일면 주민자치회장은 그 당시의 위기감을 그렇게 상기했다. 전남 해남군은 1읍, 13개 면으로 되어 있다. 현재 5개 면에 자치회가 구성되어 있다. 귀농 6년차인 그에게 소멸위기지역인 해남군에서도 인구가 가장 적은 북일면에 주민자치회가 구성되고 회장직을 권유받았을 당시에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았다고 한다.
 
“회장직을 처음 맡고 과연 해남군과 북일면에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우선시하는 사업을 선택해야 했는데 북일초등학교를 활성화하고 북일면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작은학교살리기 추진에 반대도 많았다. 지역에 대한 불신으로 과연 살아나겠나, 시간낭비다 하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한다.
 
“북일면 이주 시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심지어 풍광이 좋으니 학교를 없애고 요양시설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이야기도 들었죠.”
어려움 속에서도 신평호 회장은 설득을 이어나갔다. 먼저 자치회는 이장과 면장의 도움을 받아 빈집 28채를 확보했고, 이 가운데 13채는 해남군 지원을 받아 수리 작업에 돌입했다. 깨끗하게 정돈된 빈집은 이주 가정에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키로 했다.

“특히 이주 가정의 정착을 위해 책임지고 일자리를 알선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역 주요 산업인 농어업 외의 일도 원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이주자의 경력을 살펴 계약 사무직, 기간제 강사, 보조교사의 취업 자리를 마련해 드리도록 군청, 면사무소, 교육지원청과 협조를 구했습니다. 아울러 맞벌이 가구를 위해 온종일 돌봄센터도 추진했습니다.”

그에게 또 다른 원칙이 있었다. 같은 인구감소 지역에서 인구유입을 하지 않겠다는 것. 그래서 그는 서울로 갔다.
“좀 더 사람이 많은 읍내나 인근 대도시인 광주에 가서 캠페인을 할 수도 있지만 그곳들도 대한민국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위기에 놓이긴 마찬가지입니다.”
멀리서 해남까지 오겠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수도권에 밀집된 인구를 분산하고 지역소멸을 극복한다는 차원에서 서울로 올라가 이주자를 찾아보자 주민과 해남군을 설득했다.

그는 해남 북일면은 산과 바다가 있고 공장이 없는 청정지역이자 인심 좋고 물산이 풍부한 지역이며 학교는 송림이 우거져 있어 교정이 정말 아름답다 했다.
 
“도시를 떠날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 오시면 정말 좋을 것입니다. 주위에서는 짧은 기간 작은학교살리기가 전국의 모범이 되고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이제 발걸음을 내디뎠을 뿐입니다. 더 많은 발전과 변화를 위해 더 노력할 것입니다.”
박준현 기자 / 입력 : 2022년 0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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