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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습지인 마동호는 올해 2월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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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동호에는 739종의 생물이 서식한다. 사진은 마동호에 서식 중인 대모잠자리 |
| ⓒ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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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던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정체돼 고이면서 생성된 웅덩이를 습지라 한다. 한때 습지는 메워서 땅으로 만들어야할 쓸모 없는 것으로 취급됐다. 실제로 1960년대 이후부터 갯벌매립으로 농경지와 공업지역을 조성하는 것은 중요한 국가사업이었다.
그러나 시대와 인식이 변했다. 습지는 더 이상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명이 자라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스스로 정화하는 ‘자연의 콩팥’이라는 점이 알려졌다. 습지는 활용하되 그 원 기능을 해치지는 않아야 한다는 인식, 습지의 중요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 자연의 콩팥, 습지
습지는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수많은 유·무기질 물질을 변화시킨다. 자연을 순환하게 하고 수질을 정화한다. 이 때문에 습지는 ‘자연의 콩팥’으로 불린다.
습지는 홍수와 해안의 침식을 방지하며, 지하수를 머금어 수량을 조절한다. 습지에는 멸종위기 동식물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생명체가 살고 있어 생태계적 가치는 물론 미적 가치 또한 뛰어나다.
지구 지표면의 약 6%를 차지하는 습지는 탄소를 40% 이상 저장할 수 있는 탄소저장고이자 지구온난화를 막을 방패다. 습지의 탄소흡수량은 바다 다음이며 산림보다 높다. 습지에는 수초는 물론 어류와 조류, 육상동물까지 수많은 생명체들이 어울려 산다. 습지는 이들에게 안정적인 서식환경을 제공해 생태계를 훼손 없이 이어간다. 습지가 품은 다양한 미생물은 탄소흡수를 위한 식물 식생에 영향을 끼친다. 습지는 온도와 습도, 기후조절까지 기후변화의 완화에도 큰 역할을 한다.
습지에 고이는 물은 대부분 지하수층에서 유입된다. 이렇게 모이는 물은 수온이나 수량의 변화가 적다. 저수지와 습지의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육상을 거쳐온 강물은 습지 주변에 넓은 퇴적층을 만든다. 영양물을 머금은 이 퇴적층은 희귀동식물은 물론 어패류 등을 키워내니 경제활동의 터전이 된다.
습지는 물을 가둬둘 뿐 아니라 습지생태계 식생으로 물의 흐름을 지연시킨다. 이런 기능 덕분에 수량의 급격한 변화를 막을 수 있고 범람을 막아 홍수 및 침수를 방지한다. 또한 습지에 고인 물은 양을 유지할 수 있어 생물군의 식생을 돕고 생활용수, 농업용수, 공업용수로 안정적 활용이 가능하다. 자연적으로 물이 축적되는 습지는 댐, 저수지, 관개시스템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여 경제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퇴적물로 식생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흘러가고 쌓이는 순환을 통해 토양이 보호, 유지되는 것은 물론 해안선, 하천변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이는 곧 농지나 주택지역의 침식 등을 보호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고성과 같은 농업지역에서는 습지의 역할이 더욱 크다. 농업과 축산업, 어업 등은 습지와 뗄 수 없는 활동이다.
논은 식량생산뿐 아니라 생산활동을 위해 물을 가둬두고, 그 안에서 다양한 생물군이 서식하는 것은 물론 주변 습도, 기온 조절 등 습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들어 논습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 마동호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마동호가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고성에서도 습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국 29번째, 경남에서는 7번째 습지보호지역이다. 경남도내에서는 인공호수 가운데 유일하게 지정된 습지보호지역이다.
마동호는 1962년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습지다. 이후 60년이 지나면서 황새와 저어새, 매, 두루미, 수달과 같은 Ⅰ급 5종, 큰기러기,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물수리, 흰꼬리수리, 독수리, 수리부엉이, 삵, 대모잠자리, 기수갈고둥 등 Ⅱ급 18종이 서식하는 습지가 됐다. 현재 마동호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 23종을 포함해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희귀식물 등 739종에 이르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농업용수 공급이 목적인 덕에 마동호 주변은 대부분 논습지가 조성돼있다. 뿐만 아니라 산림이 가깝고 연안습지와 접해있어 생태계의 연결성이 좋다. 남해안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갈대숲이 34㏊가 펼쳐져 생물다양성이 높은 기수역으로 꼽힌다.
마동호가 유지하고 있는 다양한 생태환경뿐 아니라 주변에 중생대 퇴적암층, 공룡발자국 화석지가 분포해있어 지질학적 가치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 마동호 지키기 나선 고성군민
마동호 습지보호지역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성군민들도 습지 생태계와 환경보전을 위해 참여하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고성군자원봉사센터는 고성군샤프론봉사단과 함께 지난 5월 14일 마동호 습지 인근에서 ‘모두의 습지 환경보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경상남도 람사르환경재단과 연계한 경남도자원봉사센터에서 주관한 이 프로그램은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공동캠페인으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습지 주변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으로 시작해 습지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은 물론 습지 생태계 조감도 그리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습지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 지난달에는 대가연꽃테마공원에서 고성군생태관광지도사가 동행해 논습지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논습지 생물을 관찰하고 채집하는 체험, 진흙에서 자라는 연꽃의 비밀 등 어린이를 비롯한 가족들이 체험하며 그 가치를 되짚어볼 수 있는 체험이 마련돼 호응을 얻기도 했다.
# 마동호의 보존과 변화
마동호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행정이 주도한 다른 지역의 습지보호지역과는 달리 주민들이 습지의 가치를 깨닫고 보호지역 지정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 자발적으로 동의하고 협조했다는 점이다.
마동호에는 이제 기존 습지를 보전하고 훼손된 구역을 복원하는 동시에 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설치된다. 현재는 습지와 갈대밭 주변 도로와 마동호를 조망할 수 있는 데크 정도 외에는 화장실조차 마땅치 않은 형편이다. 이에 군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마동호 주변 안내시설과 관찰·학습시설, 편의·안전시설, 방문자센터, 보호·연구시설은 물론 습지모니터링을 진행한다.
군은 신규탐방로와 조류관찰대와 전망대를 설치해 군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마동호에 찾아오는 철새들과 식생을 언제든 볼 수 있게 한다. 또한 간이화장실과 휴게시설, 인명구조함을 설치해 방문객들의 편의를 확보하고, 방문자센터를 통해 마동호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감시초소, 감시용 CCTV 설치, 자동수위계 등으로 안전을 확보하고, 동시에 연구자료 수집용으로 활용하게 된다.
군은 중점모니터링 구역을 설정해 습지의 복원효과와 변화 등을 분기별로 모니터링하고, 내년 실태조사를 거쳐 생태계 교란종을 제거·관리한다. 생태계 교란종은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매년 진행한다. 또한 주민, 전문가 등이 포함된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시설물과 환경을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마동호 습지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모든 자연은 마찬가지지만 습지는 한 번 훼손되면 다시는 되살릴 수 없다. 자연의 콩팥이 망가지면 더 이상 여과와 정화를 기대할 수 없다. 동시에 농수축산업 모두에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부담이 막대하다.
습지는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의 생명의 원천이다. 물은 동식물 모두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습지를 보존하는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을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서 사라져버릴 수 있는 동식물을 지키는 일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