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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년을 거슬러 문화의 꽃을 다시 피우는 역사도시 고성 1.] 역사와 문화의 가치, 세계문화유산도시 고성

소가야 역사 담은 송학동고분군 내산리고분군 만림산토성
선사시대 인류의 삶 엿볼 수 있는 역사유적 동외동패총
백악기 공룡시대 자연사적 가치 상족암 공룡발자국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2년 05월 13일
▣ 글 싣는 순서
① 역사와 문화의 가치, 세계문화유산도시 고성
② 자연과 사색, 깨달음이 있는 한국의 서원
③ 과거부터 미래까지 생태환경의 지속가능성, 한국의 갯벌
④ 5천 년 전 인류의 소리를 품은 고인돌유적
⑤ 천 년의 하늘이 들려주는 신라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 경주
⑥ 다시 피어나는 역사의 숨결, 백제역사유적지구
⑦ 수백 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
⑧ 살아있는 불교 정신이 꽃피운 위대한 문화유산
⑨ 600년 조선왕조의 역사가 잠들다, 조선왕릉
⑩ 조선의 정신을 깨우는 종묘와 종묘제례악
⑪ 민초 설움 풀어주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광대들
⑫ 춤에 담은 한반도의 정신과 가치, 처용무와 강강술래
⑬ 정조의 원대한 꿈이 깃든 성곽의 도시, 수원 화성
⑭ 우연의 순간이 빚어낸 아름다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⑮ 바다에서 삶을 일구는 제주의 해녀문화와 칠머리당영등굿

고성은 긴 역사를 가진 고장이다. 공룡시대인 중생대부터 2천 년 전 소가야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지역이다.
안타까운 것은 소가야의 장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기록이 부족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유산 또한 산재해있다. 고성을 대표하고 고성이 선점한 브랜드는 역시 공룡이다. 그 시작은 하이면 덕명리 해안 일대에 퍼져있는 공룡발자국이다.
이 공룡발자국 화석은 2009년 한 차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시도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지역에서 공룡발자국이 발견되면서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으로 등재는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고성에는 여전히 수많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학자들은 물론 관광객들을 고성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 고성읍시가지 어디서나 보이는 소가야의 대표 유적, 송학동고분군
ⓒ 고성신문
# 소가야 역사의 가치, 송학동고분군
고성읍 북쪽. 고성사람들은 흔히 ‘똥메산’이라 부르는 무기산(舞妓山) 주변에 봉긋한 봉분 7기가 모여있다. 고성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인생사진 건지는 곳으로 유명한 곳, 송학동고분군이다.
송학동고분군은 1963년 1월 사적 제119호로 지정됐다.
고성읍 시가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지형적 특성이나 출토된 유물 등으로 미뤄볼 때 송학동고분군은 소가야시대 제사장급 즉 지배계층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송학동고분군 1호분은 일본 고분에서 많이 나타나는 앞이 네모나고 뒤가 둥근 전방후원분과 유사한 외형을 보여 한일 양국의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발굴조사 결과 낮은 구릉에 봉토를 높이 쌓고 이후 위를 굴착해 매장부를 조성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축조방식은 구릉이 그다지 발달하지 않은 고성의 지형에도 터를 높게 쌓아 봉분의 크기, 높이 등을 키워 가시성을 높인 것으로, 독자적 고분형태다. 이런 점을 보면 소가야의 토목기술수준은 상당히 우수했던 것으로 보인다.

↑↑ 가야시대 산성 중 최초로 경남도기념물 제303호로 지정된 만림산토성
ⓒ 고성신문
# 소가야 국방유적, 만림산토성
만림산토성은 소가야를 대표하는 성곽유적으로, 잔존상태가 썩 양호하다. 가야 시대 산성 중에서는 최초로 경남도기념물 제303호로 지정됐다.
만림산토성은 해발 89.1m의 만림산 정상에 축조돼 지배계층의 무덤인 송학동고분군은 물론 고성만, 고성읍시가지까지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16세기 조선시대 문헌에도 ‘토성의 옛터(土城古基)’로 기록돼있는 만림산토성은 지난 2018년 2월 지표조사, 2019년 6월 시굴조사를 통해 토성을 확인했다. 이후 2020년 12월 본격적인 발굴조사로 가야시대 토성임이 명확하게 밝혀졌다.
약 8천560㎡인 만림산토성은 성내시설 및 내황, 집수지, 문지(문이 있던 자리), 성곽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성곽은 높이 8m, 길이 720m로, 국가지정문화재 제119호인 송학동고분군과 비슷한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
거주지 보호를 위한 가야의 다른 토성과 달리 만림산토성은 낮지만 산지에 위치해 앞바다를 드나드는 선박을 조망, 방어하기 위한 목적의 국방유적이다. 이는 소가야가 해상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뿐만 아니라 만림산토성은 가야의 토목기술이 고구려나 신라와 달리 독특하면서도 수준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토성 외벽의 석축은 백제나 신라보다 10도 이상 높은 경사를 유지한다. 이는 만림산토성이 국방유적으로서, 방어력을 높이는 기능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동외동패총에서 출토된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상과 철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유물
ⓒ 고성신문
#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상, 동외동패총
동외동패총은 바다를 접한 소가야의 생활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다.
조개더미를 이르는 패총(貝塚)은 수렵이나 어로, 채집을 통해 생활했던 옛 사람들이 조개 따위를 먹고 버린 껍데기와 생활 쓰레기 등이 쌓여있는 것을 말한다. 일상적인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적이다.
면적은 16필지 1만8천916㎡로, 1974년 12월 28일 경남도기념물 제26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생활유적의 범위를 찾지 못해 국가사적 승격은 불발됐다.
고성군은 지난해 말 경남도에서 문화재정비보수 사업비 2억1천600만 원을 지원받아 토지보상을 거쳐 1․2차 시굴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패총 아랫단의 주거지와 패각 등 거주 흔적이 발견됐다. 패총의 정상부 중심에서는 토기류, 굴이나 조개 껍데기, 대구(허리띠 고리)의 일부 등이 발견됐다.
방어를 목적으로 도랑처럼 판 환호 안쪽 당산의 정상부에는 아궁이 등을 갖춘 주거지 17동이 발견됐다. 또한 회의나 의례를 위한 광장터까지 확인됐다. 이는 국가사적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진 대표 생활유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동외동패총에서는 조개껍데기뿐 아니라 일본 야요이시대 토기나 낙랑계 유물, 낚싯바늘 같은 철제 유물과 야철지 등도 확인됐다. 이는 동외동패총이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라 소가야의 중심지였으며, 해상왕국 소가야의 활발한 교역 활동과 함께 철기로 부강한 나라를 이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 해상왕국 소가야의 위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내산리고분군
ⓒ 고성신문
# 해상왕국 소가야의 위용, 내산리고분군
내산리고분군은 해상왕국 소가야의 위용을 잘 드러내는 고분이다. 동해면 앞바다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구릉에 위치해 신라나 왜 등 대외교역을 담당했던 지방호족 이상 귀족, 지배층의 묘로 보고 있다.
현실 내의 시신은 머리가 동쪽이다. 흔히 북쪽두향이 일반적이지만 이는 풍수지리설이 들어온 후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굳어진 것일뿐, 삼국시대 이전에는 등고선과 평행한 형태를 이뤘다.
내산리 고분군은 현실 입구에 문주석, 문지방석을 갖추고 있다. 또한 현실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내부 벽석 모서리 일부는 말각처리됐다. 특히 현재 발견된 소가야고분군 중에서는 최초로 연도 입구의 문막음석 등 내산리고분군만의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인근 해안절벽에서 채취한 것으로 보이는 돌을 벽석으로 사용하고, 큰 고분의 규모나 위치 등으로 미뤄볼 때 대규모 인력 동원이 가능한 지배계급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가야의 유물은 물론 신라나 대가야 등의 유물도 함께 출토된 것, 인근지역의 환경 등을 고려하면 이 지역에는 집단거주, 해상교역 등이 활발히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 천연기념물 제411호 덕명리 공룡발자국과 새발자국 화석산지
ⓒ 고성신문
# 덕명리 공룡발자국, 새발자국 화석산지
상족암군립공원 일대는 관광지로서도 훌륭한 경관을 가진 곳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자연사적 가치를 가진 곳이다.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인 이곳의 공룡발자국은 1982년 1월 국내 최초로 발견됐다. 덕명리 공룡발자국과 새발자국 화석산지는 1999년 천연기념물 제411호로 지정됐다.
덕명리 일대 15만465㎡에 이르는 넓은 해안가는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퇴적층이다. 여기서 발견된 공룡발자국과 새발자국은 양적으로나 다양성으로나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손꼽힌다. 특히 중생대 새발자국 화석산지 중에서는 세계 최대 지역이다.
공룡발자국과 새발자국 화석은 덕명리 상족암군립공원에서 실바위까지 6㎞의 해안선을 따라 찍혀있다. 공룡발자국은 2천여 개에 이른다. 이 중 절뚝거리며 걸었던 공룡의 흔적도 남아있다.
발자국은 오비랩터, 프로토케라톱스 등 육식공룡부터 클라멜리사우루스 등의 초대형 초식공룡, 발톱고성룡(Goseongosauripus onychion)을 비롯한 이구아나룡 종류, 발굽울트라룡(Ultrasauripus ungulatus)을 비롯한 울트라룡 종류, 중간 크기와 작은 크기의 용각류 공룡, 네 발로 걷는 초식성 공룡, 육식공룡인 큰룡(Megalosauropus) 등 지금까지 밝혀진 공룡의 정체만 해도 수십 종이다.
상족암 공룡발자국 화석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그러나 2009년, 세계자연보전연맹은 “현재 세계자연유산으로 신청돼있는 한반도 백악기 공룡해안은 세계유산적인 가치가 부족하므로 등재불가”라는 판정을 내렸다. 공룡발자국 화석이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면서 희소성이 떨어졌고, 당시에는 해당분야의 연구 또한 초기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러시아 전쟁으로 유네스코 등재 결정 연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발발한 전쟁은 석 달이 가깝도록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달 21일 제45차 세계유산회의 잠정연기를 결정하면서 고성송학동고분군이 포함된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가 미뤄졌다. 세계유산위원회의는 오는 6월 19일부터 30일까지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평화를 지향하는 유네스코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지적과 함께 러시아에서 세계유산위원회를 열면 안 된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았다. 이어지는 국제적 비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러시아가 세계유산위원회의 개최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앞서 유네스코 주제 러시아 대사가 이탈리아와 일본을 비롯한 다른 세계유산 위원국에 회의 연기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으며 이후 별다른 반대의견이 없어 연기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6월 말 송학동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위원회 연기로 차질을 빚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9~10월 두 차례의 패널회의 개최 당시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과 관련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알려졌다. 세계유산 등재는 다소 미뤄졌으나 송학동고분군이 포함된 가야고분군은 이변이 없다면 연기될 뿐 등재는 큰 문제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고성의 문화유산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고, 이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국내 여러 지역의 문화재, 자연유산 등을 찾아 역사·문화적 가치를 소개, 유네스코 지정까지 기울인 노력 등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2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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