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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태나무와 풍년화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1월 28일
↑↑ 동동숲 감태나무. 아래사진 감태나무꽃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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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동숲 풍년화. 아래 사진 풍년화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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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는 1월의 숲에는 늘푸른나무 외 모든 나무는 잎을 떨군다. 그러나 숲 속에 지천으로 있는 감태나무와 마당에 있는 풍년화는 한 개의 잎도 떨어뜨리지 않고 그대로 달고 있다. 마당에 있는 풍년화는 회화면에 있는 ‘삼원조경’의 박병화 사장이 특별히 심어준 나무다.
감태나무는 녹나무과의 넓은 잎, 작은 키 나무로 우리나라 남쪽 산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라고 하지만 꼭 필요해서 찾으려고 보면 귀한 나무다. 오래전에 본 TV 프로그램에서는 이 나무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어렵게 발견한 나무에 제를 올린 뒤 채취하는 것을 보았다. 4월쯤에 잎이 나오면서 꽃을 피우고 9~10월에 동그란 열매를 까맣게 익히는 감태나무는 비목나무와 흡사한 데가 있다. 잎을 문지르거나 가지를 자르면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어린잎을 데쳐서 먹어도 그 향이 난다.
줄기에 검은 (감) 색이 때(태)처럼 끼어 있다고 감태나무라고 불리는 감태나무는 죽어가는 생명도 살린다는 약효가 있다. 특히 나무에 철분이 많아 벼락을 잘 맞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살아가는 생명력이 있어 ‘연수목’이라고도 부르고, 기름기가 많아 ‘백동백나무’라고도 부른다. 나무에 관절질환을 치료하는 성분이 있어 감태나무로 만든 지팡이, 특히 벼락 맞은 감태나무로 만든 지팡이는 ‘연수목 지팡이’라고 해서 지팡이 재료로는 으뜸이다. 그래서 벼락 맞은 감태나무가 아니더라도 감태나무 지팡이만 만들어 드려도 효자 소리를 듣는다
경상도에서는 도리깨열나무라고도 부르는 감태나무는 생약명이 산호초인데 열매는 중풍으로 마비가 온 데, 관절이 아픈 데, 근육이 아픈 데, 머리 아픈 데, 소화 안 되는 데, 산후에 배 앓는 데, 혈액순환 안 되는 데 말린 것 10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시고, 잎은 여름에 채취하여 생으로 쓰는데, 타박상을 입어 아픈 데, 삔 데 생즙을 내어 바른다. 특히 어린 잎은 데쳐서 나물이나 차를 끓여 먹는다.
감태나무 뿌리는 풍을 제거하고 어혈을 삭이며 경락을 소통시키는 효능이 있는데, 풍습으로 인해 저림증, 관절통과 근육통, 배가 차며 아픈 증세, 타박상, 뼈가 허약한 데, 허리와 무릎이 약하거나 아픈 데 등에 매우 약효가 좋다고 한다. 오래 달여서 먹으면 뼈가 무쇠처럼 튼튼해지며,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세게 부딪혀도 여간해서는 부러지지 않고, 골다공증에도 좋아 뼈 질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나무다.
일본이 원산지라 일본에서는 흉년이 들면 잎을 가루로 내어 곡식과 함께 식료품으로도 쓰이며 특히 생잎이나 마른 잎을 책갈피에 끼워 눌러 두었다가 수험생에게 선물로 준다. 떨어지지 말라는, 꼭 합격하라는 염원을 담은 선물이다. 이것이 감태나무가 엄동설한에도 잎을 떨구지 않는 이유다.
풍년화는 쭈글쭈글 잎이 구겨져 있지만, 감태나무 잎은 다리미로 다려놓는 듯 매끈하다. 가을에 예쁜 노랑으로 단풍 들었다가, 그 노랑을 거짓말처럼 지우고 매끈한 갈색으로 겨울을 나는 감태나무 잎은 짧은 잎자루 끝에 무쇠처럼 단단하게 붙어있는 잎눈을 지키기 위해 모진 겨울을 버티고 있다. 참, 눈물겨운 모성애다. 지금 마당에는 살짝 스치기만 해도 은은한 꽃향기가 나는 풍년화꽃이 늙은 어머니 손등같이 쭈글쭈글한 잎사귀 뒤에 의연히 피어 있다.
일 년에 세 번 발행되는 아동문학 전문지 《동화향기 동시향기》 2022년 겨울호에 동화 <감태나무의 추억>을 발표했다. <멧돼지 푸우>, <숲이 된 물고기, <털머위꽃>에 이어 네 번째로 동동숲이 배경인 작품이다.
나에게 동동숲은 생명과 같은 숲이지만 지금 동동숲은 사람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 잎 감태나무 잎이 되어 안간힘을 다해 버텨보지만 이를 악물고 있는 얼굴은 눈물범벅이다. 참으면 되겠지, 눈물범벅이어도 이를 악물고 참으면 되겠지, 그러면 언젠가는 풍년화 꽃향기처럼 스쳐 지나도 향기가 나겠지, 추운 겨울이 지나도 숲 가득 향기가 남겠지.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2년 0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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