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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재력보다 독자들을 생각하고 가진 자들의 잘못 꼬집는 고성신문이 돼주십시오

고성신문 창간부터 맺은 인연 지금까지
폐간 막으려 한 달 봉급 성금으로 선뜻 기부
30년동안 고성신문 칼럼 수백 편 쓴 논설위원
균형잡힌 내용으로 독자들 편에 서는 지역언론 되길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7월 30일
ⓒ 고성신문
우리는 매 순간 새로운 인연을 맺으며 산다. 인연은 자연히 맺어지는 것인 줄 알았는데, 사람 사이의 인연은 노력하지 않으면 이어지지 않는다. 오늘은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연도 한 순간에 돌아서는 것이 사람의 인연이다.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참으로 신비로운 그리고 감사한 일이다. 인연을 맺고 1년 이어가기도 힘든 요즘 세상에, 30년을 똑같은 마음으로 늘 같은 자리에서 마음을 다해 힘이 되는 인연도 있다. 이 정도면 보통 사이가 아니다. 금슬 좋은 부부쯤 될 것 같은 인연이다.
고성신문과 이진만 논설위원은 보통 사이가 아니다. 말 그대로 인연이다. 그는 고성신문의 태동부터 성장까지 꼬박 서른 해를 고스란히 지켜본 이다.
이진만 논설위원은 어린 시절 통영에서 자랐다. 대구에서 학교를 마친 후에는 철성중학교에서 37년동안 교단에서 ‘빵샘’으로 아이들과 함께 세월을 보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하고 알리는 게 좋아 수석교사로 있었다. 국어과 국정교과서 집필위원도 두 번이나 할 정도였다. 아이들과 고성군 곳곳을 누비며 환경운동도 하고 봉사활동도 지금껏 하고 있다.
이진만 논설위원의 관심분야는 교육만이 아니다. 정치나 사회적 이슈, 문화예술, 환경 등등 그의 목소리는 색깔이 여럿이다. 활동영역 또한 넓고 크다. 새교육공동체 고성주민모임, 아름다운 사람 제정구선생 고성기념사업회, 고성군교육발전위원회, 고성군사회복지협의회, 대한민국수석교사회. 그 외에도 그가 몸담은 단체는 수도 없다. 거기다 고성군내 크고 작은 행사에서 그의 모습은 빠지는 법이 없다.
고성신문과 인연을 맺은 지 30년. 이 정도면 가족이다. 고성신문의 아주 작은 변화도 그는 금세 찾아낸다. 사랑하는 마음 또한 직원들의 애사심에 비할 게 아니다. 어쩌면 훨씬 크고 깊다. 고성신문의 창간기념식은 물론이고 작은 사내 행사에도 늘 그는 함께 했다. 고성신문의 논설위원으로, 필진 중 지면에 가장 이름이 많이 등장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진만 논설위원의 고성신문 사랑은 신문사 직원용 단체복에서도 고스란히 보인다. 고성신문이 박혀있어 사실은 직원들도 창간기념식이나 행사 외에는 평소 잘 입지 않는 형광연두색 티셔츠, 짙은 남색 티셔츠를 그는 마치 정장처럼 이런저런 행사에 입고 고성군을 누볐다. 이 정도면 고성신문 홍보대사다.
이번 고성신문 창간 30주년 기념식에서 직원들보다 먼저 행사장에 도착해 직원들보다 더 바쁘게 행사장을 누빈 이도 이진만 논설위원다. 이쯤 되면 보수 없는 직원이나 매한가지다. 그는 고성신문 평생독자 1호다.
고맙고 소중한 인연, 이진만 논설위원에게 서른 살을 맞은 고성신문이 물었다. “30년을 지켜본 고성신문은 당신에게 어떤 인연입니까?”

# 고성신문과 첫 인연
먼저 고성신문 창간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성신문과는 설립 때부터 직‧간접적으로 소통을 했지만, 직접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창간 1주년 되던 해에 ‘다시 드는 횃불, 고성신문’이라는 제목으로 축하 인사를 겸한 첫 칼럼을 쓰고부터입니다. 당시 교육 운동을 하고 있던 저에게는 활동의 당위성을 주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매체가 절실했는데 든든한 동지를 만난 셈이었습니다. 이후 주로 교육 관련 칼럼을 통해 주민들을 만나 왔습니다.

# 이진만이 지켜본 고성신문
고성신문이 창간되던 1991년은, 군사정권에 의해 지방의회가 강제 해산된 이후 20년 만에 지방자치 시대가 다시 시작되면서 주민들의 풀뿌리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이 커지던 시기입니다.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필요했고, 몇 분 언론 선각자에 의해 고성신문이 탄생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좌절하거나 기득권과 타협하지 않고 묵묵하게 언론의 정도를 걸었습니다. 고성신문은 고성에서 풀뿌리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린 선구자, 혹은 선도자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진만이 본 고성신문의 역할
우선, 주민들의 의식을 깨우고 자아를 찾게 한 공적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막혀 있던 주민들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무질서하고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고성신문은 이런 다양한 목소리를 정리하여 지면에 담아내며 ‘이런 것이 풀뿌리민주주의다’라는 것을 주민들에게 알렸습니다.
다음은 주민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준 것이었습니다. 정부 홍보나 굵직한 내용만 다루던 대형 신문에 익숙한 주민들은 정작 자신이 발 딛고 사는 고성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기사뿐만 아니라 르포나 칼럼, 그리고 특집을 통해 지역의 골목골목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애향심과 더불어 자부심과 긍지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 이진만과 고성신문의 30년 인연
30년 역사를 돌아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고성신문이 폐간의 위기에 닥쳤을 때입니다. 고성신문이 출발할 때는 타블로이드판에서 시작했지요. 규모나 내용에 있어 정부 홍보나 굵직한 내용만 다루는 대판(大版) 크기의 주요 신문과 비교할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지방지는 무료신문이라는 천박한 인식도 있어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폐간 소식을 듣고 일부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군민주(郡民株)로 전환하자는 제안까지 나왔지만, 성사는 되지 않았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지역 신문 하나 지키지 못하는 것은 고성의 수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고성신문이 쓰러지면 풀뿌리민주주의도 끝난다는 생각에, 당시 교사 한 달 봉급에 맞먹는 돈을 성금으로 내놓았습니다. 덕택에 ‘고성신문 제1호 평생 독자’가 되었는데, 논설위원이자 독자인 저에게는 가장 자랑스럽고 명예로운 이름표입니다. 이후 간절한 소망이 하늘에 닿았는지 전 직원이 합심하여 고성신문사를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 고성신문 논설위원 이진만
그동안 수백 편의 칼럼을 썼습니다. 국가나 지역사회에 주요한 일이 생겼을 때마다 현안에 맞추어 썼으니 작은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사란 연속되는 것이어서 어느 한순간 중요하지 않을 때가 없습니다. 칼럼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어느 글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긍지를 가지는 칼럼은 단순한 글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진 것들입니다. 제가 쓴 칼럼 중에는 한두 개가 아니고 다수의 글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글에서 제안한 것을 행정이나 관계된 사람들이 적극적 실천으로 결과물을 보일 때 칼럼니스트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 고성신문, 칭찬합니다
고성신문 창간 이후에, 우리 지역에 몇 개의 종이 신문과 인터넷 신문이 창간되었습니다. 다들 나름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지만, 고성신문에는 다른 신문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첫째는, ‘다양한 사회 참여’입니다. 시민기자들과 학생기자들을 활용한 여론 수렴을 비롯하여, 농어촌마을과의 자매결연, 다문화가정 활동 지원, 청소년 활동 지원, 노인 문제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식 전달에 만족하는 언론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소통과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은 언론의 새로운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언론을 통해 지역민을 하나로 묶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각계각층에서 생기는 다양한 갈등을 지면에 담아 용광로처럼 녹여 냅니다. 독자들은 때로는 분노로, 때로는 박수로 화답을 합니다. 분노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박수는 칭찬과 격려로 주민을 하나로 만듭니다. 고성의 소식을 전하고, 여론을 만드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외되었던 출향인까지 하나로 모으는 그릇의 역할을 톡톡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 이진만에게 고성신문의 의미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칼럼을 쓰는 언론인이라기보다는 잔소리쟁이 교사가 본업입니다. 교육을 통해서 반칙보다는 정정당당한 세상, 힘보다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현장에서는 수업으로, 사회에 나간 아이들에게는 글을 통해 합리적인 사고와 더불어 나눔과 상생을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칼럼니스트는 언제 누구에게 저격받을지 모르는 위험한 존재입니다. 사람들은 칼럼니스트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합니다. 특히 고성은 작은 도시이다 보니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쉽게 노출이 됩니다. 작은 흠결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립니다. 신문에 글이 실리고 난 후 가장 두려운 말은 ‘자신의 처신은 제대로 하느냐?’는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 자신뿐만 아니라, 지면을 할애해주는 고성신문사에도 부끄럽지 않게 언제나 행동을 조심합니다. 칼럼도 자경문(自警文)을 쓰듯 자신을 돌아보면서 진중하게 씁니다.

# 고성신문의 미래
두어 개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고성신문 대상 수상자들의 활동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고성신문 대상은 신문사가 고성주민들을 대신하여 주는 명예로운 상입니다. 수상자들의 모임을 만들고, 활동을 책으로 엮어 주민들과 공유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바랍니다.
다음은 분야별로 논설위원을 발굴해 칼럼의 질을 높여 달라는 것입니다. 기사가 줄기라면 칼럼은 꽃입니다. 칼럼이 다양하지 못하면 독자들은 곧 싫증을 냅니다. 이전에는 중앙 언론에 못지않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명망가들이 칼럼을 쓰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후 많은 분이 돌아가시거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절필하다 보니 지역 현안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질 높고 수준 높은 칼럼으로 한 단계 더 고성신문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를 만들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창간 30주년을 기회로 정론지의 역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여건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언론은 권력과 재력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권이나 대기업의 비위에 거슬리면 광고 수입이 떨어지면서 존폐의 기로까지 가게 됩니다.
중앙 언론이나 지역 언론이나 환경은 비슷합니다. 그러다 보니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줄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간혹 주변 사람들에게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전달하는 소식지지 대안을 내놓는 신문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는 쓴소리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언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세력은 권력이나 재력이 아닌 독자들입니다. 그리고 독자들은 듣기 좋은 소식만을 원하지 않습니다. 가진 자들의 잘못을 따끔하게 꼬집는 기사도 원합니다. 균형 잡힌 내용으로 독자들의 입에서 ‘역시 고성신문이구나!’ 하는 감탄사가 나올 수 있는 신문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 고성신문에 바란다
고성신문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것이 30년입니다. 비록 급여를 받는 직원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행사 때는 거의 빠짐 없이 함께했으니, 저에게 제2의 직장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도 내 집처럼 편하게 오가고, 직원들도 한 가족 같습니다.
그동안 몇 분의 직원들이 오고 갔습니다. 짧은 인연도 있고 긴 인연도 있지만, 창간기념일을 맞아 특별히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면 초창기에 어려움 속에서 고성신문을 지켜낸 김상수 사장님과, 이른 새벽에 직접 신문 배달을 하며 독자 배가운동에 나섰던 김성규 사장님입니다. 정말 힘들게 온몸으로 고성신문을 지키신 분들이십니다. 물론 현재 신문을 책임지고 있는 하현갑 사장님과 황수경 편집국장님도 초창기부터 고성신문과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분들이지만, 특히 두 분의 헌신은 잊을 수 없습니다. 후배 기자님들도 선배들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다시 30년을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의 날이 되기를 빕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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