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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익천 동화작가의 ‘아동문학도시 고성’ 동동숲 아동문학 산책-4] 동동숲이 꿈꾸는 한국아동문학관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3일
↑↑ 동동숲 작은도서관. 유경환 선생의 책과 유품을 전시하기 위해 감로 홍종관 이사장은 또 500만 원을 들여 왼쪽 벽면에 책장을 짜 넣었다.
ⓒ 고성신문
↑↑ 2010년 5월 제1회 열린아동문학상 시상식은 동동숲 빈터 맨땅에서 천막 하나 없이 치러졌다. 감로는 이듬해 수억 원을 빚을 내어 지금의 동동숲 건물을 지어 제2회 시상식은 비 걱정이 없이 치렀다.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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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제1회 ‘열린아동문학상’ 시상식을 동동숲 빈터 맨땅에서 천막 하나 없이 치렀다. 깊은 산속 이름 없는 골짜기에 전국에서 300여 명의 아동문학가들이 모여들었다. 귀향해 계시던 김열규 교수가 축사를 해주시고, 추리소설가 김성종 선생이 고성에서 ‘열린아동문학’이 발간되고, ‘열린아동문학상’이 시상되는 것은 호박이 덩굴째 굴러 들어오는 일이라고 하셨다.
이틀 행사를 치르고 파김치가 된 감로는 빚을 내어서라도 건물을 지어야겠다고 했다. 그러나 수억 원의 빚은 쉽게 냈지만, 건물을 짓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온갖 어려움과 마음고생 끝에 1년 만에 집을 짓고 제2회 시상식을 비 걱정 없이 치렀다. 별도의 부엌 건물과 1층은 강당, 2층은 숙소로 지은 총 건평 120평의 ‘열린아동문학관’ 덕분이다.
‘열린아동문학관’의 용도는 첫째도 둘째도 시상식용 강당과 숙소였지만 차츰 새롭게 변신했다. 2013년 어느 날 유경환 선생 사모님께서 전화가 왔다. 선생의 책을 보내면 받아줄 수 있느냐고. 좋은 자료가 되겠다 싶어 선뜻 대답했는데, 며칠 후 도착한 책은 무려 65박스였다. 대책 없는 일이었지만 감로는 500여만 원을 들여 강당 왼쪽 벽면에 책장을 짜 넣고, 그 책을 다 꽂았다. 거의 선생의 작품이 실리거나 쓴 글이 실린 책과 시계, 올빼미상 등 몇 가지 유품도 있었다. 그냥 휑하던 강당이 책장에 꽂힌 책들로 제법 품격이 높아졌다.
2018년 2월, 파주 어린이책 예술센터가 2011년 ‘한국아동문학가 100인 서가전’을 열고 영구히 전시해 주겠다던 자료들이 담당자가 바뀌자 이리저리 천대를 받는다며 ‘열린아동문학관’이 수용해줬으면 했다. 대부분 동동숲에 나무가 있는 분들이라 고맙게 수용했다. 너무 방대한 자료라 이미 있는 유경환 선생의 책이 옮겨져야 했다. 우리는 선생의 유족이 그 책을 보관할 컨테이너 집이라도 장만해주길 바랐지만 여의치 않아, 마침 자료를 모으고 있는 ‘이원수기념사업회’에 이전했다. 그리고 4월, 1천만 원을 들여 새 책장을 짜고 100인 서가전의 자료를 다 넣었다. 그해 12월 17일, ‘동동숲 작은도서관’ 인가를 받은 ‘열린아동문학관’은 내년에 모든 나무 주인공들의 책을 기증받아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독특한 문학관을 만들 계획이다.
원래 동동숲의 꿈은 넓은 숲속 알맞은 자리에 ‘동시집도서관’, ‘동화집도서관’, ‘그림책도서관’, ‘공룡책도서관’을 마련하고 원하는 아동도서 출판사가 있으면 그들 고유의 부스를 짓게 하는 것이었다. 각기 다른 형태의 독특한 도서관과 부스에서 어린이들이 앉아서, 누워서, 다락에서 뒹굴며 책을 읽게 하고 판매를 대행해주는 특별한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종이책이 점점 천대를 받는 요즘이다. 그 천덕꾸러기를 누가 귀히 여겨 오래오래 보관해줄까? 우선 내가 죽고 나면 어느 딸, 아들이 내 책을 신주 모시듯 해줄 것이며, 또 그렇게 모신들 얼마 동안일까를 생각하면 허망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열린아동문학관’은 우선 동동숲에 나무가 있는 아동문학가들의 저서를 귀히 여기고 오래 보관해주고자 한다. 해마다 연보와 도서 목록을 정리해, 누구든 필요한 이들에게 제공해주고자 한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모든 아동문학가의 저서와 연보와 평론을 비치한 ‘한국아동문학관’을 꿈꾸어 본다.
고맙게도 지난해 고성군은 고성을 ‘아동문학 도시’로 선포해 주었다. 우리나라 아동문학 단체 대표들이 군청 회의실에 모여 어떻게 아동문학 도시를 만들까에 대해 의논도 했다. 그 후 한 해가 지나는 동안 조금씩 밑그림도 그려지고 있다.
‘열린아동문학’과 동동숲과 ‘열린아동문학관’은 ‘한국아동문학관’이 우리 고성 땅에 건립될 수 있도록 보탤 수 있는 모든 마음과 손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모든 어린이책이 있고, 모든 아동문학가의 자료가 있는 ‘한국아동문학관’이 세워지면 어린이책에 관한 행사가 연중 열리게 되고, 연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며, 어린이책 출판사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파주와는 다른 어린이책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가까운 날 안에.

“이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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