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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의 재발견(犬) 오늘부터 다시 다함께 행복하개 3.]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시작되는 버려진 동물들의 견생역전

2019년 유기견 사체 동물사료로 사용해 논란
사건 후 변신 시작한 제주동물보호센터
수의사 직원 등 20여 명 근무, 수술실까지 갖춰
들개 서식 실태조사, 마당개 중성화사업 지원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6월 25일
▣ 글 싣는 순서
① 예쁠 때는 가족, 여차하면 “버리지, 뭐”
② 안락사 없는 진짜 동물보호소, 인천 행복한유기견세상
③ 버려진 동물들의 견생역전, 제주동물보호센터
④ 유기견 돌보며 우리가 위로받아요, 제주 유기견봉사단체 ‘봉투’
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동물친화도시 강릉
⑥ 고성이 시작하는 슬기로운 반려생활

ⓒ 고성신문
↑↑ 제주도는 유기동물 발생 방지와 보호를 위해 여러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동물보호센터
ⓒ 고성신문
‘펫콕족’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시간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동물을 ‘애완’동물이라 불렀다. 사람에게 귀여움을 받고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물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동물도 가족인 시대다. 동물은 더 이상 장난감과 같은 취급을 받지 않는다.
반려동물의 증가는 유기동물의 증가라는 어두운 이면을 갖고 있다. 아름다운 섬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제주지역의 등록 반려동물은 3만8천769마리로, 제주도내 등록가구수가 30만2천33세대임을 감안하면 평균 7.8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2018년에는 2만1천988마리, 2019년에는 3만3천554마리였다.
제주동물보호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구조된 개와 고양이는 2천800여 마리였으나, 2019년 7천700여 마리로 무려 2.7배 급증했다. 휴가철이 지나고 나면 유기동물의 수는 급증도 아닌 ‘폭증’ 수준이다.

# 유기견 사체를 사료 랜더링 업체에
지난 2019년. 충격적인 소식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제주도가 직영하는 유기견보호시설에서 유기견 3천800여 마리의 사체를 사료업체에 넘겼다는, 참으로 끔찍한 사실이었다.
당시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는 2019년 1월부터 약 9개월간 안락사 유기견 2천395마리, 자연사한 유기견 1천434마리 등 총 3천829마리의 사체를 폐기물처리업체의 렌더링 처리 후 사료업체에 원료로 넘겼다.
렌더링은 동물의 사체를 130℃ 이상 고온, 7기압 이상의 고압으로 태워 가루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유기견 사체로 만들어진 사료는 최소 25톤에 달한다. 유기견 사체가 원료로 사용된 사료는 대부분 양돈농가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시중에 유통된 해당사료를 즉시 회수하고 매몰 등 폐기조치했다.
제주도는 사료관리법 위반 혐의로 해당 폐기물업체 두 곳을 경찰에 고발했다. 일부에서는 제주도가 직영하는 동물보호센터에서 일어난 일을 제주도가 몰랐을 리 없다며, 도가 폐기물처리업체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지적도 제시됐다.
현행 사료관리법 등에 따르면 가축 사체는 사료 사용 제한물질로 규정돼 있다.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의 징역과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 구조에서 보호, 입양까지 ‘제주동물보호센터’
예의 ‘유기견 사체 사료’로 공분의 대상이 됐던 제주동물보호센터는 이제 달라지고 있다. 마치 우리 고성이 죽음의 보호소로 악명을 떨치며 이슈가 된 후 완전히 달라진 것처럼 말이다.
제주도의 중산간지역인 제주시 첨단동길의 제주특별자치도 동물보호센터에서는 유기동물의 보호관리, 동물반환, 입양, 자원봉사 등이 진행된다. 센터에 입소하면 약 10일의 공고기간을 거쳐원 보호자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입양 절차를 거치게 된다. 센터는 SNS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입양과 관련된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센터를 통해 입양 시 입양 지원 키트와 15만 원 상당의 건강돌봄쿠폰을 받을 수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각각 따로 운영되던 센터를 통합해 2010년부터 제주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제주동물보호센터는 테라스까지 갖춘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해두고 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다. 최근에는 가축방역으로 입장 가능 조건은 더욱 제한적이다.
센터에는 수의사 3명과 직원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격리실이나 진료실, 목욕실 등의 기본적 시설은 물론 간단한 처지 정도는 충분한 수술실까지 설치돼있다. 견사와 묘사 등 종별로 시설을 분리해 관리한다. 시설이나 인력, 예산 등은 전국에서 최고 수준이다. 한 차례 부침을 겪은 후 제주센터는 내부시설이나 운영 등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물론 고초도 있다. 시설이나 운영이 좋다고 소문난 데다 제주도내에 직영 보호소는 이 한 곳뿐이라 유기동물이 집중된다. 들개나 야생화된 마당개도 포획 후에는 이 센터도 입소하니 늘 포화 상태다. 다행인 것은 제주도내 유기동물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표한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제주도의 동물등록률은 지난해 신규 등록 반려동물 5천25마리 포함 총 3만9천625마리로, 41.5%다. 등록률이 절반에도 못미칠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의무등록 대상 동물에 고양이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런데 유기동물을 줄이는 가장 최고의 방법은 동물등록이다. 유기동물의 보호자를 찾을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 내·외장칩 확인이다. 제주도는 내년 말까지 동물등록수수료와 등록칩 비용 등을 지원해 무료로 등록이 가능하다. 고양이는 희망하는 경우 내장칩에 한해 등록할 수 있다. 제주도내에서 2018년부터 시범도입된 후 전국에서 가장 높은 등록률을 보이고 있다.

# 들개 서식 실태조사 나선 제주도
제주 역시 들개로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서귀포시 안덕면의 50대 김 모 씨가 반려견과 산책 도중 들개가 나타나 반려견의 목덜미와 귀를 물어뜯었다. 놀라 반려견을 보호하려던 김씨의 왼쪽 발목을 문 들개는 5분 가까이 물고 늘어져 김씨는 인대가 상했다. 이후 김씨는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제주도내 도심에서 고라니의 사체가 발견되거나 소까지 공격하는 등 들개로 인한 문제들이 날로 커지자 서귀포시는 물론 제주도에서도 들개 포획에 나섰다. 마을 곳곳에 설치한 포획틀에 잡힌 개는 목줄이 있는 개였다. 사람이 버렸거나 관리되지 않고 잃어버린 유기견의 야생성이 커지면서 들개가 된 것이다.
야생화된 유기견 즉 들개가 포획돼 제주동물보호소로 입소하는 숫자는 해마다 7천 마리에 달한다. 제주동물보호센터에 따르면 포획된 들개는 2018년에는 7천177마리, 2019년에는 7천427마리, 2020년에는 6천213마리였다.
송아지나 소를 공격하고 노루, 고라니를 물어 죽이는 것은 물론 사람까지 공격하자 제주도는 전국 최초로 들개 서식 실태조사에 나섰다. 제주도는 4천400만 원의 용역비를 투입해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중산간 지역 야생화된 들개 서식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과 관련해 용역을 맡겼다. 결과는 10월 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기동물과 관련해 제주도가 ‘전국 최초’인 것은 또 있다. 고성에서도 한창 진행 중인 ‘읍면지역 마당개 중성화 지원사업’은 제주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이는 5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한 농촌지역 마당개 혼종의 어미와 어린강아지 포획이 늘어난 때문이다. 제주도내에서는 지난 2019년 마당개의 의도치 않은 번식으로 인해 4천707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했다. 이에 제주도는 전국 최초 마당개 중성화 지원사업을 시행해 700가구 가까지 지원했다. 그 결과 읍면지역 유기동물은 지난해 3천692마리로 전년 대비 22%가 감소했다.

# 반려동물 지원 아끼지 않는 제주
현재 제주도내에서 예산이 지원되는 동물보호시설은 제주동물보호센터 단 한 곳이다. 센터가 동시에 수용 가능한 동물은 최대 400마리다. 매년 수천 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입소하며, 시설은 전국 최고지만 제주도라는 지역적 한계로 인해 입양율은 낮은 편이다. 적정 수용규모를 넘어서 밀집도가 높아지는 경우 전염병 발생 시 위험이 높아지고, 공간이 협소해지면서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아 질환이나 이상행동이 생길 수 있다.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이에 제주도는 유기동물 복지를 위해 동물보호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반려동물 사망 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반려동물 장묘시설 건립에 나선다.
제주는 고성처럼 반려동물의 지옥에서 천국으로 탈바꿈하고자 한다. 시설은 물론 도 정책적으로도 새로운 시도와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시설확대를 넘어 도민 인식 개선을 위해서도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고 있다. 어제의 반려동물이 오늘의 유기동물이 될 수 있지만 인식을 개선하고 민과 관이 힘을 모으면 어제의 유기동물은 오늘의 반려동물이 될 수 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1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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