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정과 정직의 문화를 가꾸는 파수꾼이 되자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6월 22일
 |
 |
|
ⓒ 고성신문 |
10년 전 우리 고장에서 고고하게 탄생한 대한민국행촌서예대전은 지금까지의 국내 서예 공모전 역사상, 공정과 정직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이를 실천해온 자스러운 우리 고장의 문화 자산이다. 전국 서예인을 대상으로 하면서, 특히 심사의 공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다수의 객관적 점수제 평가에 의한 신진작가 발굴과 전통예술문화의 진작을 전국 최초로 실천해 온 것이 무엇보다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대‧중소 도시와 각 지자체에서는 나름대로 서예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으나, 대부분 뚜렷한 특징과 지향점도 없이 상장 장사 인상만 주다가 곧 사라지는 경향이 많았다. 이런 행사는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목적하는 취지도 제대로 살리지 못할뿐더러 지역과 사회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쉽다. 지방보다 서예 인구나 기반 시설 같은 여건이 좋은 대도시의 경우는 질적 수준에 상관없이 서예 공모전이 만들어졌다가 없어지기를 자주 반복한다. 우리 고장은 다행히 자랑스러운 역사상의 문화 인물을 상징적 배경으로 첫발을 내딛기는 하였으나 기본 여건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특별한 분발심과 예지를 살려내지 않으면 새 역사를 창출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 고장의 대한민국행촌서예대전도 벌써 10년의 역사를 기록하게 되었다. 고성군, 고성군의회, 고성군민 그리고 출향인과 후손들과 지역 언론 그리고 전국 서예인들이 합심하여 지금까지의 공정과 정직을 발판으로 새롭게 도약하려는 의욕으로 가득하다. 지난해에는 심사와 운영의 합리화로 수준 높은 수상작 13점이 전국 고르게 분포되었듯이(경기 용인, 전북 전주, 충남 당진, 경기 남양주, 부산, 경기 시흥, 경남 진주, 경기 파주, 전남 곡성, 대구, 경기 고양, 경북 영주 등), 뜻있는 서예인들의 평가 또한 파격적으로 좋았다. 이는 운영의 합리화와 심사의 공정성을 가장 큰 목표와 가치로 삼고, 군민이 합심하여 지혜를 모으고 초지일관으로 실천해 온 결과로 역사적인 의미까지 높여주는 쾌거라 할 수 있겠다.
# 여건이 문제가 아니라 뚜렷한 목표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달렸다. 국내 서예 공모전은 전국 1천여 개나 된다고 하며, 지금도 수없이 생겨나고 또 없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수많은 대회가 반복되지만, 초지일관 높고 고른 수준을 견지하고 일체의 잡음이나 불공정의 시비 없이 전국 서예인의 믿음을 얻을 수 있는 대회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예 공모전이 생긴 이래로 심사나 운영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은 것은, 오직 상을 미끼 삼아 담합과 정실의 불공정으로 만연한 불신 때문이 아니겠는가. 해방 후 권위를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했던 국전을 비롯하여 굴지의 미술 서예대회들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그것이 빌미가 되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수많은 대회들도 이제는 하나같이 그 타락의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다. 심사제도나 과정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으면, 옥석이 제대로 가려지지도 않을뿐더러 잘못된 과정에서 생긴 불순세력이 바로 문화예술을 망치고 서서히 좀 먹게 되는 핵심으로 작용한다. 처음 지역의 요청을 받고, 과연 고향의 자존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 것이며 전국 최고의 올바른 대회로 가꿀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든 게 운영자의 의지에 달렸다는 마음으로, 결코 쉽지 않을 일일지언정, 암울한 서단에서 운영을 통한 최고의 문화가치를 실현해 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여느 공모전처럼 여긴 나머지 심사 과정과 결과를 잘 믿지 않으려 했으며, 지방대회라는 선입견으로 폄훼도 없지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고장에서 펼치는 대한민국행촌서예대전은 10년을 지내오는 동안 우리 고장의 선비정신과 군민들의 높은 문화에 대한 열망과 우리 고장 선현들의 음우에 힘입어 획기적인 전환의 시대를 실현하고자 했다. 처음부터 주관적 사심이 개입할 수 없도록 하는 철저한 제도적 장치와 운영 주최자의 실천 의지를 차츰 알아주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지금은 지방이 가꾸는 문화예술의 자랑이 되었다. 이로써 전국 많은 지지체 공모전이 한계를 가지거나 사라지게 되는 것도, 결국 적당히 부정이 작용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 악용하려는 자들의 불순한 저의 때문이라는 것도 이제는 이 대회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합리적 과학적 사고로 예술작품 평가를 객관화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컴퓨터를 활용한 omr 채점제는 합의제나 단독심사보다 과정은 번잡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관적 평가만으로는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 우리 지역의 행촌서예대전과 같이 낙관 가린 작품을 다수의 심사자가 omr 채점하여 최상하 절삭한 컴퓨터 집계방식이라야 정실심사를 막을 수 있다. 이처럼 공정심사가 불가능한 것이 아님에도, 전국의 거의 모든 공모전 운영진들이 공정심사제를 하지 않는 까닭은, 영향력을 행사하여 심사 과정과 결과를 왜곡하려는 저의 때문이라는 것 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설령 합의제가 채점제에서와 똑같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불순한 의도가 밑바탕에 있음으로써 신뢰성은 없는 것이다. 우리 고장의 대한민국행촌서예대전의 수상작이 언론을 통해 발표되면 전국 서예인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곤 하는데, 수상작품들의 수준이 전국 어느 대회보다 높고 고르다는 평가다. 우리는 공정을 최선의 가치에 둠으로써 수상자, 서예지도자, 서예인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고 반영하기도 한다. 우리 대회가 배출한 서예 초대작가가 벌써 100여 명에 이른다. 아직은 훌륭한 전시장소가 없어 번듯한 보람을 못 드리고 있지만, 공정한 심사를 거쳐 초대작가가 된 자랑스러운 가족으로서의 보람을 드리는 것은 아직 숙제로 남아 있다. 우리가 이렇게 대회를 하면서, 대한민국행촌서예대전 초대작가, 역대 운영위원과 심사위원, 그리고 행촌서예문화상과 행촌예술상 수상자들은 모두 우리 고장이 전국대회의 위상을 높여나가게 된 인연을 함께 공유한다. 매우 소중한 자산이며 행촌 선생과 우리 고장을 오래 기억하고 말하고 사랑할 사람들이다.
# 문화는 내면의 창조성으로 말미암아 미래지향적 결과물로 나타나며 재창조의 바탕이 된다. 전국에는 서예 공모전이 많다. 그러나 공정과 정직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면서 치밀하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정직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무늬로는 공정을 기치로 내 걸지만 본질은 다르다. 대회를 개최하여 상장 장사하기, 재정 지원받기, 기관장 상장을 걸고 겉멋내기에도 이용한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도 문화행사를 더러 한다. 당장의 경제성만 따지면 진정한 문화자산으로 가꿀 수 없다. 정신적 문화는 꾸준한 실천과 역사성이 밑거름이 돼야 한다. 공정과 정직을 말살하면서까지 당장의 경제적 손익만 생각한 근시안적, 일시적, 전시적인 일들은 결코 문화가 될 수 없다. 문화의 가치는 살아 있는 창조지향의 가능성과 미래지향의 정신적 결과물로 끊임없이 재창조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공정과 정직에 기초한 문화행정과 투자는 언제든지 새로운 가치 창조가 가능하고 멀리 오래도록 그 빛깔과 향기를 함유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창조자의 몫이다. 여건을 탓할 게 아니라, 흐르는 세월을 붙잡는 심정으로 또 새로운 창조 문화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출향 기업인과 후손의 적극적 참여와 정성을 우리 고장의 문화 속에 담아서 잘 가꾸어보고자 한다.
# 우리 고장의 대한민국행촌서예대전을 통해 공정과 정직 문화의 시금석으로 가꾸어 나가자. 문화와 예술을 아끼고 가꾸는 행촌 선생의 출생지인 우리 고성은, 예전의 향기와 빛깔을 오늘에 되살리고 내일로 전해지도록 해야 마땅하다. 이전에는 결코 보지 못했고 전국 서예인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서예 공모전을,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면서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함께 가꿔 왔다. 장차 우리 고장에 번듯한 전시관이 지어지고, 군민과 출향인과 후손들이 가꾸는 이 행사가 전국 최고의 문화가치로 거듭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화예술을 자랑하고 빛내고 가치를 높이려면 절대로 대한민국행촌서예대전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정성을 기울여 잘 가꾸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의지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따르는 재정적 뒷받침도 이루어져야 한다. 자칫 안일함과 간편함과 편리함에 밀려 공정과 정직의 가치가 훼손되거나 오염되어서는 안 된다. 단 한 번의 오염과 변질도 최고의 문화가치에 치명적 손상이 될 수 있다. 어려운 여건은 예지로써 극복하고 잘 보완하면서 굳게 지켜나가야 한다. 전통예술을 사랑하는 전국 서예인들이 우리 고장을 찾을 때, 우리는 자긍심도 높일 수 있다. 소중하고 참된 정신은 바로 우리 고장이 배출한 역사적 문화 인물 행촌 이암 선생의 예술정신을 통해, 아무도 이루지 못한 공정과 정직의 문화를 우리 고장에서 실현하여 모두의 본보기가 되게 하는 것이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행촌서예대전을 사랑하고, 우리 고장의 문화 가꾸기에 앞장서서 뜻을 모아 주셨다. 이것이 애향심이요, 향토 사랑이요, 문화 사랑이다. 많은 분들의 정성이 모이다 보면 곧 국민 모두의 염원으로 빛나지 않겠는가. |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  입력 : 2021년 06월 22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