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6-05-27 19:56:5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디카시

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304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1월 18일
ⓒ 고성신문
깊은 침묵
이상옥 시인(한국디카시연구소대표)

다시 꽃나비 나풀거리는
봄날께나 답신을 쓰겠다



언젠가 할 말을 하겠습니다
살얼음이 언 연못가 물고기는 하염없이 고개를 물밑으로 숨기고 바깥세상사에 잠시 눈을 감고 입을 꼭 다문 채 이 시간들을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할 말을 못해서가 아니고 단지 묵묵히 참고 견디고 있다. 묵언수행을 하고 있는 듯하다. 하고 싶은 말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지만 혹, 내가 뱉는 말이 독이 되어 다시 되돌아 누군가를 비롯해 나 자신까지 괴롭힐 말을 참는 것이 때로는 필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여기 물고기 한 마리는 정지상태로 모든 것들을 잠시 꺼놓고 이 겨울을 버티고 있다.
언 땅이 풀리고 담장 밑에서 아지랑이가 피는 따스한 봄날만을 기다리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야심차게 풀어 놓겠다는 이상옥 시인의 ‘깊은 침묵’ 속에는 단 2행로 쓴 디카시이지만 연못가에 엎드려있는 물고기와 쓰러진 낙엽들이 쉬이 피곤한 모습으로 한곳에 담아놓은 절제된 영상자체가 깊은 침묵을 고스란히 끌어내고 있다. 우리 모두가 기다리는 봄날, 연못가의 물이 녹기 시작하여 힘차게 돌고 있을 물고기와 주변의 꽃들이 한데 어울릴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지금, 아니 이보다 더한 침묵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에서 잠깐 비켜나온 자리에서 자신을 한 번쯤 돌아보고 다시 도약이라는 용기로 이 세상과 맞서 참고 견뎌온 본인의 침묵을 내 놓을 수 있는 그날 가장 낮은 자세로 슬픈 가슴을 위무하며 사랑이 담긴 격려의 말들로 우리의 침묵을 깨뜨려볼 때 우중충한 무채색의 하늘은 벌써 어디론가 사라지고 우리가 기다리던 환한 물감으로 그려진 세상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1년 01월 18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김근 / 편집인 : 황영호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