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288

민수경(서울)

오장환문학제 제3회 디카시신인상문학상 선정작품

지문과 지문이, 손금과 손금이 만나 희망이라는 

새 지도를 만드는 날 보세요

손바닥과 손바닥이 서로의 바닥을 감싸주는 

손과 손이 만들어 낼 저 푸른 좌표를

“손바닥과 손바닥이 서로의 바닥을 감싸주는 손과 손이 만들어낼 저 푸른 좌표를”
결혼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랑 신부의 모습이지만 다들 기쁜 날 모두가 들뜬 마음 때문에 놓쳤던 저 귀한 모습들을 이번 디카시에서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만나 좋은 호감으로 연애에서 결혼의 문까지 달려왔을 젊은 저 두 사람은 결혼 준비에서부터 서로 마음을 나누고 보듬고 왔을 것이다. 이 세상을 당신과 함께 맞잡은 손으로 간다면 무엇인들 장애가 될까? 증명하듯 단단한 바위처럼 보인다.
우리들은 이 세상을 살다보면 행복이란 단어도 만나고 불행이란 단어도 만난다.
꽃길만 있는 인생은 없다. 크기에 따라 부피가 다를 뿐 인생의 여로에서 바람과 시련을 거쳐야 더 단단한 삶으로 거듭나기 때문에 두려워하거나 피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꼭 잡은 두 손에서 지혜로운 인생살이의 푸른 좌표를 쥐고 있는 모습이 든든하게 보인다.
혼자가 아니기에 그 힘이 두 배로 시작되는 저 모습은 아름다울 뿐이다.
우리들도 지나온 걸음을 한번 되돌아보자.
분명 저렇게 시작된 모습이었는데 살다보면서 슬며시 놓기도 하고 잡기도 한 손에서 많은 기운과 희망을 얻지 않았나 싶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격려이기에 가까이에 있는 남편과 친구 또는 이웃에게 손바닥과 손바닥이 서로의 바닥을 감싸주는 그 따뜻한 손을 먼저 내밀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