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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으로 코로나19 이겨요] 한민족의 혼을 담은 태권도, 코로나19를 이기는 힘!

고대부터 발전해온 역사 깊은 전통무예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스포츠이자 예의의 무도
故 천만우 관장 고성체육관 설립 후 발전한 고성 태권도
근력 지구력 민첩성 유연성 인성까지 기르는 무예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8월 14일
↑↑ 고성군 유소년태권도단이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공무원과 의료진 등에 감사의 뜻을 담아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 고성신문
↑↑ 고성군태권도협회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함께 수련하고 있다.
ⓒ 고성신문
↑↑ 황수환 전무이사(화랑태권도 관장)
ⓒ 고성신문
1980년대부터 90년대 ‘국민학생’들의 최고 인기학원은 영어, 수학이 아니었다. 머리 좋은 아이들의 필수과목은 속셈, 여자아이들의 필수과목은 피아노였다. 운동 중에서 최고인기 종목은 단연 태권도였다.
30~40년 전 고성에는 태권도장이 몇 되지 않았다. 도장마다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그 시절 도장 다니는 아이들이 제일 무서워 하는 사람은 엄마아빠가 아닌 ‘사범님’이었다.
“태권도는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 하며 우리 민족의 혼과 기상을 담은 전통무예입니다. 올바른 심성과 강건한 육신이 조화를 이루는 무도이지요. 지금은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배우고,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자랑스러운 전통무예입니다.”
최창식 회장의 말처럼 태권도는 한민족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한반도에 부족국가들이 존재하던 고대에는 가무와 유희 형태의 제례의식이 있었다. 제례의식은 점차 힘겨루기 형태로,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마치 축제처럼 즐기게 됐다. 다시 말해 태권도는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스포츠인 셈이다.
또다른 측면에서 태권도는 별다른 무기나 장비가 없었을 고대, 부족간 전쟁으로 무술이 생겨나고 발전하게 된 이유도 있을 것이라 보기도 한다. 태권도는 무술과 제례의식, 행사 등 다양한 목적들이 뒤섞이면서 한민족 고유의 전통무예로 자리잡게 됐다.
고대부터 발전을 거듭해온 무예들 중 원형을 뚜렷하게 찾을 수 있는 종목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태권도는 사료가 많은 편이다. 고분 벽화나 불상, 서적에서도 태권도의 역사는 나타난다.
고구려 고분 중 대표적인 무용총(만주 집안현 통구) 현실 벽화에는 두 사람이 마주보고 손과 발로 상대를 공격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이는 오늘날 태권도의 동작과 아주 유사하다. 석굴암 금강역사상, 분황파 9층석탑의 인왕상도 태권도와 유사한 몸짓을 보이고 있다.
백제의 ‘일본서기’에는 ‘일본 조정에서의 백제의 대좌평 지적을 초청해 일본 건아들과 상박을 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백제인들은 오늘날의 태권도와 아주 비슷한 형태의 맨손무예를 일본인들에게 지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사’에는 태권도를 말하는 ‘수박희’가 여러 번 등장한다. “이의민은 수박희를 매우 잘하므로 의종 임금은 이를 사랑하여 대정에서 별장으로 승진시켰다.”, “임금이 상춘정에 납시어 수박희를 보셨다.”, “임금이 화비궁에서 수박희를 보셨다.”, “말바위에 납시어 수박희를 보셨다.” 등의 기록이 남아있다.
고려시대 수박희는 특정계층만 즐기는 무예가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자 무인이 아닌 사람들도 보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무예였다.
고성에서는 1960년대부터 태권도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故 천만우 관장이 있다. 천만우 관장은 1958년 고성공회당에 고성체육관을 설립했다. 당시 군 소유였던 공회장이 개인에게 매각되면서 체육관이 없어 운동할 수 없는 후배들을 보고 안타깝게 여긴 그는 사재를 털고 뜻있는 군민과 향우들의 도움을 받아 1962년 현 고성군종합사회복지관에 태권도와 역도, 복싱, 유도와 검도가 가능한 고성체육관을 세워 지도했다.
이 시점을 지나면서 태권도는 고성군 최고의 인기 종목이자 대회만 나가면 상을 휩쓸어오는 효자종목으로 자리잡았다.
고성체육관에서 태권도를 처음 배운 아이들이 자라서 화랑태권도, 용호도장을 열고 후배들을 키워냈다. 또 그 후배들이 후배들을 키워내며 고성의 태권도 역사를 함께 쓰고 있다. 황수환 전무이사(화랑태권도 관장)도 어린 시절 이 과정을 밟으며 태권도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고성의 태권도 역사는 다른 지역보다 깁니다. 실력도 우수한 데다 군의 지원 또한 적극적이에요. 그래서 도교육감기대회, 3.15대회, 대학연맹 등 도나 전국 규모대회도 여러 번 유치했습니다. 국기원의 승품시험도 경남도내에선 고성에서 치러지곤 하지요. 아주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현재 군내에는 고성태권도, 공감태권도, 용호도장, 용호도장 1관(거류면 당동), 화랑태권도, XPL체육관, 배둔 용호태권도 등 7개 도장에서 15명 정도의 지도자들이 후배들을 키워내고 있다. 각 도장마다 겨루기나 품새, 시범 등 특화된 분야가 있으니 어디가 실력이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이 도장의 관장들이 고성군태권도협회 임원진으로 활동하며 고성의 태권도 역사를 이끌고 있다.
유소년태권도는 엘리트선수 육성을 위해 군이 지원하고 있다. 흔치 않은 경우다.
대부분 태권도팀은 학교를 중심으로 꾸려진다. 그러나 고성에는 유소년이 활동할 수 있는 학교 태권도팀이 없다 보니 태권도에 뜻을 둔 엘리트선수들이 학교팀을 찾아 외지로 나가버리는 일이 많았다. 군과 태권도협회에서는 우수한 기량을 가진 유소년팀을 군내에서 직접 키우기 위해 유소년팀을 만들었다. 각 도장에서 이미 단련해 잘하는 아이들만 선발한 것이니 실력은 최고 수준이다. 유소년태권도팀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실력도 좋아야 하지만 한 달 정도의 테스트기간도 거쳐야 한다.
태권도는 단순히 ‘스포츠’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태권도에는 반드시 지켜야할 5대 정신이 있다. 서로 양보하고 존중하며 겸손한 ‘예의(禮儀)’, 수련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난관을 극복해 반드시 목표를 달성하는 ‘인내(忍耐)’, 잘못을 인조어하고 시정하는 용기인 ‘염치(廉恥)’, 나약함과 유혹을 이겨내는 ‘극기(克己)’, 불의에 두려워하거나 주저함이 없는 ‘백절불굴(百折不屈)’이 그것이다. 그러니 태권도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섬기는 인성을 배울 수 있는 무예다. 태권도는 흔히 ‘훈련’이 아니라 ‘수련’이라 한다. 기술만 익힌다고 완성되는 종목이 아니다. 당당하게 기합을 넣고, 예의를 갖춰 대련하고, 남들 앞에 나서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운동과 인성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종목으로 태권도를 꼽는 이유다.
“태권도는 전통무예 중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인지도 높은 종목입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계속 유지 중이라는 것도 그런 맥락이지요. 신체와 정신 모두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하는 태권도의 수련 과정 덕분입니다.”
태권도는 축구인구만큼이나 많은 사람이 즐긴다. 전통무예라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경찰특채 등 다른 종목보다 혜택도 많은 편이다.
태권도는 기본체력과 지구력, 심폐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 겨루기에서는 순간적인 힘도 필요하니 민첩성, 매끄러운 동작의 연결이 필요한 품새에서는 유연성도 키울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몸을 푸는 운동이다. 쭉쭉 뻗는 동작이나 순간 쳐내는 힘이 필요한 만큼 근력도 커진다.
겨루기를 배운다고 해서 공격의 방식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태권도는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하는 운동인만큼 방어의 목적이 강하다. 흉흉한 세상을 살아야 하는 여성들에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태권도는 아주 좋은 호신술이다.
“고성은 시골이지만 태권도에 대한 열정이 아주 높은 지역입니다. 제가 태권도를 배우던 시절보다 요즘은 여자어린이들이 많아졌어요. 운동에 성별과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어르신들이 겨루기는 하기 힘들다 해도 개인수련을 중심으로 하는 품새는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고성에서도 실버태권도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쉽게 즐기고 효과는 큰 무예가 바로 태권도니까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외부활동을 못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확진자가 아니라 확찐자’라는 우스개가 현실이 됐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체중이 늘었다는 20~50대 성인남녀가 40%였다. 조금 주춤하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의 기세는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고성은 청정지역이라는 점이다. 계속 군내에 머물렀던 군민들간의 접촉만으로는 문제가 생길 일이 없다.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힘, 전통무예 태권도에 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0년 0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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