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운 마음이 꽃 피는 세상˝ 사회적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더 가까이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
코로나19 차단 위해 체온측정 손소독
일부 사찰 점심 공양도 도시락으로 대체
희망과 불굴의 용기로 코로나19 종식 염원
김대진 시민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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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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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는 멀어도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까이, 진흙 속에서도 꿋꿋이 피는 연꽃처럼 지금의 어려움을 모든 이의 마음을 합해 딛고 일어서 부처님의 자비가 환하게 꽃피는 세상이 오기를 발원합니다.”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군내 모든 사찰에서 ‘자비로운 마음이 꽃 피는 세상’이라는 봉축표어를 내걸고 부처의 탄생과 대각을 찬탄하는 봉축법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폭 축소해 개최된 이번 봉축법회는 당초 예정된 4월 30일보다 한 달이 미뤄져 윤달 사월 초파일인 지난달 30일 열렸다. 군내 각 사찰에서는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손소독 후 방문자 명단을 기록,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전보다 의자를 넓게 배치하는 등 코로나19 전파 방지를 위해 사찰과 불자 모두 동참했다. 또한 점심공양도 일부 사찰에서는 기존의 방법 대신 주먹밥 등 도시락으로 대체해 제공했다. 봉축법회에서는 명종을 시작으로 불보·법보·승보의 예를 갖춘 삼귀의례, 향과 등·꽃·과일·차·쌀 등 귀한 여섯 가지를 부처님전에 올리는 육법공양, 지혜의 빛으로 열반의 경지에 이르는 마음의 경전이라 일컬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독송되는 반야심경, 부처께 사부대중의 안녕과 바람을 담은 발원문과 법문 등이 진행됐다. 문수암(주지 이암 스님)에는 봉축법회가 진행되기 전부터 법회가 끝난 후까지 고성은 물론 진주와 사천 등에서까지 절집을 찾는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암 스님은 법어를 통해 “마음을 비우고 덕을 쌓으면 발을 딛고 있는 곳이 극락정토요, 누구나 부처님이 될 수 있다”면서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이 또한 마음을 모아 이겨내는 지혜와 슬기, 합심과 소통으로 극복할 수 있으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겨 정진할 때”라며 응원과 격려를 전했다. 옥천사(주지 원각 스님)에서는 오전 10시 명종에 이어 개회사, 삼귀의례, 보현행원, 반야심경, 헌화 및 관불, 봉축사, 축사, 장학금 수여식, 청법가, 입정, 법어, 정근, 발원문, 축가, 사홍서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원각 스님은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아 차분하지만 여법한 가운데 부처님의 탄생을 찬탄하고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께 부처님의 자비, 나눔, 대자대비한 공덕이 가득한 일상을 맞이하길 바란다”면서 “나무는 깊은 뿌리 덕에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고성군민 모두가 이 땅에 든든히 뿌리내리고 마음을 다스리며, 몸과 마음의 병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가기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백두현 군수는 “부처님이 사부대중에게 주신 깊은 가르침의 뜻을 되새겨 올해 봉축표어처럼 부처님의 자비가 세상 만물을 꽃피우는 아름다운 삶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코로나19로 닥친 고난을 극복하고 이전의 평범하고 평안한 일상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군민의 마음과 힘을 한 데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옥천사에서는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사부대중이 함께 조성한 장학기금을 전달해 어려운 시기 용기를 전했다. 옥천사 적멸보궁(주지 호암 지성 스님)에는 태국에서 지성스님이 직접 모셔온 부처님의 쇄신사리를 봉한 사리탑을 참배하며 부처의 탄생과 대각을 축하하는 신도들이 줄을 이었다. 법요식에 참석한 불자들은 청정한 감로수로 아기부처를 씻으며 마음에 쌓인 세속의 욕심과 고통을 씻어냈다. 호암 지성 스님은 “누구나 힘든 시기지만 내가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바라듯 다른 이들 또한 그러하기를 바라는 넓은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면서 “물질보다 마음의 평안을 모으기 위해 욕심을 버리고 지혜와 자비를 베푼다면 극락정토는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수암(주지 수운 스님)에서는 오전 10시 수운 스님의 명종으로 봉축법회가 시작됐다. 수운 스님은 “죄를 짓는 것은 결국 욕심 때문이니 탐진치를 버리면 우리도 부처님의 뜻에 한 발 더 가까워지는 셈”이라면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를 맞아 모두가 힘든 가운데서도 참석해주신 불자님들께 감사하며, 속세의 짐을 대신 안으신 채로 오신 부처님처럼 지극한 마음을 담아 모두의 안정과 건강을 위해 기도발원한다”고 말했다. 이정혁 신도회장은 봉축발원문을 통해 “억겁의 세월에 한 번의 봄이야 찰나에 불과하지만 지금 여기 꽃 피고 산새 우는 순간이 바로 영원이니 유아독존 큰 소리에 모두가 참 생명을 얻는 부처님 오신 날”이라면서 “오늘 우리가 밝히는 연등마다 힘찬 희망과 불굴의 용기가 되어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물러나고 온 세상이 모두 환한 광명천지가 될 때까지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게 하기를 염원한다”고 발원했다. 상리면 청량사(주지 본공 스님)는 “부처님이 세상만물에 손을 내밀고 자비를 베풀었듯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부대중이 부처님의 마음으로 평화와 사랑의 기쁨을 알아 행복을 나누기를 발원한다”면서 “오늘 참석한 모든 분이 모두 등불이 돼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참뜻을 깨닫고 알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량사와 크고 작은 법회를 함께 해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올해도 봉축법회에 동참해 법회를 준비하고 진행을 돕는 등 인연을 이어갔다. 고성읍 이당리 봉은암(주지 완공 스님)에서도 종일 절집을 찾는 불자들로 북적였다. 완공 스님은 “부처님이 중생계에 오심을 봉축한다”면서 “우리가 한 자리에 모인 인연 또한 부처님의 뜻이니 함께 하는 인연에 감사하며 모든 불자의 가정에 부처님의 자비와 은덕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고성읍 교사리 관음사(주지 동명 스님)에서는 읍시가지에서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한적하고 조용한 산사 분위기가 느껴지는 가운데 법회가 진행됐다. 동명 스님은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나눔을 실천하면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고, 이는 결국 진정한 불자의 길이자 부처님의 뜻을 바르게 따르는 길”이라며 “내가 조금 참으면 내 가족이 행복하고 동네가 편하고 국가가 안정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라고 설법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122호 석조삼존불상이 있는 고성읍 석불사(주지 정률 스님)는 작은 가람 마당을 비좁을 정도로 꽉 채운 불자들과 함께 법회가 열렸다. 정률 스님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참뜻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오늘, 내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 나아가 일체 중생이 모두가 부처님의 본성을 간직한 존재임을 깨닫길 바란다”면서 “사부대중들은 모두가 부처님을 마음에 간직한 지혜의 등불이고, 이웃과 사회를 위한 원력의 등불이며 대자대비를 실천하는 정진의 등불이 되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봉축법회에 참여한 불자들은 본존불과 지장보살 앞에서 기도를 올리고 감로수로 아기부처를 목욕시키며 평안을 기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멀리 꽃구경을 가지 못한 군민들의 휴식공간이 돼준 남산에도 하루종일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남산 보광사 주지 진성 스님은 “한낱 미물일지라도 모든 존재는 이 땅에 온 이유와 의미가 있으니 누구든 무엇이든 귀히 여기고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면서 “세상만물은 이치에 따라 흘러가니 존중과 관용의 마음으로 함께 배려해 코로나19라는 고난을 슬기롭게 이겨내자”고 발원했다. 대가면 연지리 안국사에서는 예년과 같은 성대한 봉축법회 대신 법당에서 부처님의 탄생과 대각을 축하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최소화해 쪽빛콘서트 등도 취소하고 조용한 가운데 법회를 치렀다. 법회에 참석한 불자들은 아기부처가 태어났을 때 아홉 마리의 용이 향기로운 물로 아기부처의 머리를 씻겨준 것처럼 세속의 번뇌와 욕심을 버리고 관불의식을 행하며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자비와 나눔, 평화를 기원했다. 공양간에서는 신도들이 준비한 안국사에서 직접 담가 맛있기로 소문난 된장을 넣고 봄꽃으로 장식한 예쁜 꽃비빔밥이 점심공양으로 나와 참석한 불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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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시민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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