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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엄 개체굴 생산하는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
동해면 양촌리에 위치한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은 ㈜청해랑(대표 염시동)과 동해면에서 개체굴을 생산하는 수산업체 4곳이 뜻을 모은 합자회사다. 수십 톤의 해수 수조에는 손톱만한 굴 종패가 자라고 있다. 어느 정도 몸집이 불어나면 채롱망에 담겨 바다로 나간다.
유럽은 물론 세계적으로 식품안전이 이슈가 되고있는 상황인데다 굴의 시장성은 더욱 크다고 판단했다. 동해면의 청정해역에서 생산된 개체굴은 모양과 크기가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다. 전세계 굴양식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프랑스 다음으로 굴 소비가 많은 중국에서 고성개체굴을 찾을 정도다.
중국의 개체굴 수입량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프랑스는 물론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 나미비아 등의 개체굴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각굴은 저렴하고 맛과 향이 떨어진다는 저평가를 받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틈을 고성개체굴이 파고 들었다.
흔히 먹는 덩이굴은 모양이나 크기, 비만도가 제각각이다. 국내에서는 알굴을 주로 먹으니 굴의 모양은 딱히 중요한 조건이 아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낱개의 굴을 요리하니 비만도 못지 않게 외형 또한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고성에서 생산되는 개체굴은 삼배체로 크기도 비만도도 외형도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수산물 중에 해외에서 인정받고 각광받는 품목은 흔치 않습니다. 특히 수산물의 생산량이 많은 국가라면 더 그렇겠죠. 중국은 양식기술이 뛰어납니다. 저희 법인에서 생산되는 개체굴은 거의 대부분 상해나 북경, 광저우 등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어요. 처음 개체굴을 알게 되고 정보를 모으다 보니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섰어요.”
염시동 ㈜청해랑 대표는 고성의 개체굴에 주목했다. 일반굴과 개체굴은 품목부터가 다르다. 국내에서 흔히 먹는 알굴은 굴이 음식의 중심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개체굴은 굴 자체의 향과 맛으로 먹는 프리미엄 식재료다.
승산을 따져보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중국 칭화대 유학길에 오른 것도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탄탄한 전략 위에 양식어가의 노하우를 더한다면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 고성개체굴 수출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염시동 ㈜청해랑 대표와 이창언 과장은 통영에서 처음 청해랑을 시작했다. 그런데 오히려 개체굴의 가능성을 공감하고 뜻을 같이 하는 어가들은 고성에 있었다. 어민들과 중국 박람회에도 가서 해외의 굴 시장성을 따져보기도 했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정보와 방식들을 수도 없이 찾고 의논했다.
“젊은 사람들이 무턱대고 찾아오니 믿음이 갔겠습니까. 처음에는 양식장마다 돌아다니며 인사드리고 배도 타면서 얼굴부터 익혔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모르는 현장에 대해 여쭙고 배웠어요. 아예 고성에 자리를 잡고 지역 어민들과 소통했더니 저희 뜻을 알아주시고 같이 해보자 하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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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품질로 중국 시장 공략하는 고성개체굴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에서는 연간 3천~5천 톤의 개체굴을 생산하고 있다. 각굴보다 3~4배 높은 금액으로 판매된다.
기존 연승수하식 생산방식은 수율이 15~20%인 데다 살아있는 상태로 수출이 불가능해 유통 시 폐사율이 높았다. 건식 유통 시에는 출하 후 1~3일이 지나면 상품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의 채롱망개체굴 생산방식은 수율이 30~35%로, 연승수하식의 두 배에 이른다. 다층형 채롱망을 이용하니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채롱을 회전시켜 개체굴이 채롱 안에서 서로 마모되니 굴의 모양이 유지되는 데다 굴이 단련되면서 폐사율도 3% 미만으로 우수한 품질이 유지된다. 살아있는 상태로 수출이 가능한 데다 건식 유통 시 출하 후 7~10일까지 유통이 가능하다.
연승수하식과 채롱망 방식은 부가가치를 따져보면 그 차이를 더욱 확실히 알 수 있다. 기존 연승수하식은 1㏊에서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가 4천500만 원이라면 채롱망 방식은 3억 원에 이른다.
개체굴은 껍질째 수출되니 식품 위생에 대한 문제가 해소된다. 기존 각굴과 알굴이 10월에서 길게는 5월까지 부분유통돼 한철 수익이 발생하는 반면 개체굴은 연중 수출이 가능하니 양식어가에도 꾸준한 소득이 보장된다.
“개체굴은 중국을 비롯해 해외 여러 국가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개당 우리돈 8천 원에서 1만 원 정도에 소비됩니다. 고성개체굴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은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어요. 고급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개체굴의 생식 소비량이 급증했습니다. 이때 고성개체굴의 우수한 품질을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랑스는 수평망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어 종패 파종 후 출하까지는 2~3년이 걸린다. 또한 갯벌에서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굴을 햇빛에 노출시켜 단련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채롱을 180도 회전해 굴을 노출시켜 단련한다. 생산하다 보니 인력과 장비가 많이 필요하다.
국내 바다는 특성상 프랑스나 호주보다 굴이 빨리 자라 양식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생산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한 셈이다. 껍질째 냉장 상태로 수출하니 굴 패각이 해역에 오염이나 불법야적 문제를 일으키는 일도 없다.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에서는 아파트형 다층 채롱망을 회전해 최상의 굴 모양을 유지한다. 고성개체굴은 모길이가 10㎝ 이상인 세척기로 채롱 외부에 부착된 이물질을 제거해 채롱 내 굴의 먹이 공급이 원활하다. 양식 중간단계에서 개체굴에 60℃ 내외의 열처리를 통해 인위적으로 스트레스를 준다. 이는 굴의 비만도와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기술이다.
“고성 개체굴을 살아있는 상태로 신선도를 유지해 수출하기 위해서는 콜드체인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콜드 체인 시스템은 양식장 수확 후 저온 유지 안정화, 친환경 수출포장, 수출에 이르기까지 개체굴의 유통과정에서 오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요. 이런 출하관리 시스템은 고성 개체굴의 제품 이미지를 제고하고 세계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입니다.”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은 ‘고성개체굴’을 브랜드명으로 해외 식품박람회는 물론 유명 굴축제들에 참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 거점센터와 홍보관을 운영해 고성개체굴 품질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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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개체굴 대량생산 위한 시설투자 지원 시급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은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개체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려면 까다로운 인증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올해 지속가능 양식 및 친환경 인증, 수산물이력제 등 국내외의 인증을 획득해 품질에 신뢰성을 더할 계획이다.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은 올해 ASC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ASC 인증은 2010년 WWF(세계자연기금)과 IDH(네덜란드 지속가능 무역)에서 공동으로 설립해 해양자원 남획, 양식 과밀화로 인한 해양오염을 막고 지속 가능한 양식어업을 추구하는 국제인증제도다. 지금은 37개국 222개 업체만 인증을 취득했다.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 투명하게 유통되는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에서 국제인증을 획득한다면 해외시장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은 당연하다. ‘믿고 먹을 수 있는 고성개체굴’을 생산하는 것은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의 목표이자 과제다.
“굴은 수퍼푸드입니다.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한다면 날것을 먹기 힘들어하는 분들의 입맛까지 공략할 수 있어요. 국가마다 다른 레시피를 개발한다면 수출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유통관리는 어려운 점이 없어요. 판로는 이미 확보돼있어서 이번 코로나19에도 큰 타격 없이 전량 수출하고 있습니다. 고성개체굴을 찾는 바이어들도 많아요. 생산량을 늘리려면 장비가 확충돼야 하고 투자가 필요한데 사실 회사 자력으로는 힘든 면이 있습니다.”
생산량만 늘린다고 해서 수익이 커지는 것이 아니다.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은 생산량 확대와 동시에 품질 향상 방법을 찾고 있다.
프리미엄 개체굴 생산을 위해서는 종묘육성시설, 세척성형관리선, 열처리 전용 바지선, 출하선별 및 최종 세척용 바지선이 필요하다. 우수한 종패 육성을 위해 해수온도를 15℃ 이하로 유지하는 냉각해수 수조시설, 친환경 포장재 등 콜드체인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프리미엄 개체굴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이력추적시스템과 정품인증시스템 등 국내외 친환경 수산양식 인증도 받아야 한다. 이 비용이 대략 추산해도 10억 이상이 투입돼야 하니 현재의 적은 생산량으로는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이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고성개체굴의 수요는 급속도로 늘고 있다. 그러나 이제 막 합자회사를 설립한 지 4~5년밖에 안 된 상황인 데다 생산량이 많지 않다. 시설에 투자가 필요한 것은 절감하지만 투자비용이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도와 군의 지원이 절실하다.
염시동 대표는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을 함께 하는 양식어가들과 고성을 기반으로 오이스터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뜻을 품고 있다. 지난 몇 년 직접 굴을 키우고 수출해보니 품질은 세계 최고라는 확신이 들었다. 생산량을 늘린다면 분명 고성군 어민들에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수익이 되돌아갈 거란 믿음이 생겼다. 생산량 증대는 곧 그리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그동안 중국에서 한국의 굴은 저렴하고 품질도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개체굴이 중국시장을 서서히 파고 들고 있다. 고성개체굴 어업회사법인에서는 우선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왕홍’이라 불리는 중국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개체굴 홍보에 나섰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고급화의 가능성이 또 하나 더 생겼다.
“양식어가에는 제각기 단기간에 얻을 수 없는 뛰어난 기술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젊으니까 해외마케팅에서 좀 더 효율적이고 톡톡 튀는 접근이 가능해요. 개체굴 생산이 1차산업에 그치지 않고 6차산업까지 확대하는 것이 저희의 최종 목표입니다. 바다에서 식탁까지 신수출 유통라인을 구축해 고성 어업의 새로운 희망이 개체굴이라는 것을 꼭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