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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여행하는 고성천 뚝방길!

“고성천! 고성평야의 젖줄이며 자연생태계의 보고…보전도 시급”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11일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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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고성평야의 젖줄 고성천 뚝방길을 따라 고성읍에서 간사지 제방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본다. 하천에는 오리떼가 한가로이 놀고 있고 군데군데 낚시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성천 뚝방길은 대가저수지 수문에서부터 시작하여 물길을 따라 간사지에 도착하고 제방을 건너 다시 대가저수지까지의 거리는 약 17㎞ 정도 된다. 뚝방길은 고저 차가 크게 없어 자전거를 타고 운동하면 힘들이지 않고 여유롭게 운동할 수 있다.
오후 2시경 자전거에 생수 한 병 장착하고 고성읍사무소에서 송학동고분군을 지나 대평마을 하천 뚝방길에 접어든다. 뚝방길 폭은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넓다. 그렇지만 운전 중에는 먼 산을 보거나 딴짓을 하면 하천으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들판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일부 논은 벌써 수확을 하여 논에 짚단이 널브러져 있다. 하천의 물이 깊은 곳에서 청둥오리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다가 자전거에 놀라 파드득 날아올라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곳은 겨울철에 독수리 떼가 날아와 먹이활동을 하는 곳이다. 12월경이면 몽골에서 날아와 이듬해 3월에 돌아간다. 몽골의 독수리 중 서열이 낮고 힘이 없는 어린 독수리들이 먹이를 찾아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 생태계 보고 고성천
고성천은 옛 삼한시대 변한 12국 중 하나인 고자미동국 본토였으며 서기 42년부터 461년간은 소가야 도읍지 외곽부를 흐르는 하천이었다. 천왕산에서 발원해 양화저수지를 거쳐 암전천과 합류해 고성읍 죽동을 거쳐 간사지로 유입되는 하천으로 59과 123속 138종의 식물군락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고라니, 삵, 수달, 너구리 등 4목 7과 7종의 포유류가 사는 등 자연 생태계가 잘 보전된 지역으로 도심 속 역사적, 자연적 여건을 갖춘 곳이다.국도 14호선을 지나가는 하천에서는 아래쪽으로 길이 나있다. 이곳 하천은 죽동마을까지 친환경으로 정비하였는데 동·식물이 많은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죽동마을은 옛날에 지금의 죽동 동쪽에 있는 대밭등이라는 등성이에 큰 대밭이 있어 죽동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는데 지금은 죽동마을 건너편에 일부 대밭이 남아 있다.뚝방길에는 ‘고성천 바이오 스포츠로드’가 조성되어 있다. 약 1m 폭의 인라인스케이트 코스가 만들어졌는데 이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사업을 할 때는 꽤 큰 비용이 발생했을 텐데 앞으로는 좀 더 멀리 보고 타당성 조사를 꼼꼼히 해야 할 것이다.

# 하수를 생명수로 생태학습관
고성천 옆 상하수도사업소에는 고성생태학습관이 약 2만여 평의 부지에 조성되어 있는데 풍경이 좋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이곳은 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를 재이용해 자연 친화적인 생태 학습장을 조성한 곳이다. 무료로 운영 중인 이곳에서는 24종 300여 마리의 물고기를 볼 수 있다. 고성생태학습관 주변에는 연꽃공원, 인공습지, 전망대, 습지 등이 조성된 야외 생태공원이 있다. 이 공원에는 수련, 백련, 홍련, 황련 등 다양한 종류의 연꽃 등이 있고 지금은 코스모스가 한창 피고 있다.하수종말처리장인 상하수도사업소는 1996년부터 건설을 시작하여 17년여 동안 1천억 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전국 최고의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자리매김하여 수 많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최종방류구에는 연못을 만들어 잉어들이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성평야 황금들판은 곧 가을 수확을 앞두고 있다. 수확기가 끝나면 이 들판에는 ‘곤포사일리지’로 불리는 벼 짚단이 온 들판에 마치 공룡알같이 흩어져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곤포사일리지는 짚단의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형의 흰색 비닐(곤포)로 여러 겹으로 감아 단단하게 포장한 후 발효를 위해 첨가제를 사용한다.간사지 근처 고속도로 아랫부분은 뚝방길의 유일한 그늘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목을 축이며 잠시 쉬었다 가는 곳이다. 뚝방길 걷기나 자전거 여행자들을 위하여 잠시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고속도로 근처부터는 약 1㎞ 정도는 비포장길이다. 비가 오면 진흙탕 길로 변하고 길도 움푹움푹 파여 걷기도, 자전거 타기도 불편한데 포장이 필요해 보인다.비포장길이 끝나는 지점에 ‘당항만역사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간사지 갈대밭의 시작 지점인 이곳은 2016년도 보도자료를 보면 ‘생태녹색관광 자원화’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정화습지 탐방로, 습지 체험장, 조류 관찰장, 지층 및 공룡 체험장, 간사지 자전거 둘레길, 둠벙 체험장, 고인돌 학습장, 방문객 센터가 들어선다고 보도되었는데 4년이 지난 현재는 당항만역사생태공원 한 곳만 조성되어 더딘 진행이 아쉽다. 공원에는 약 200여 미터의 데크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갈대숲의 생태와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그런데 생태공원 쉼터 앞 갈대밭에는 쓰레기가 무성하여 생태공원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지경이다.

# 생물다양성이 높은 간사지
마암면 삼락리, 두호리와 거류면 거산리에 걸쳐 형성된 약 92만㎡에 이르는 간사지 습지는 고성천과 용암천이 고성읍에서 합수하여 당항만으로 흘러 들어가기 전에 형성되어 있는 기수역 습지로 경남지역 연안에서 넓은 간석지와 갈대군락이 가장 잘 발달한 곳 중 하나이다.간사지 조사자료에 따르면 조류는 총 93종이 확인되고, 이 중에서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조류는 16종이 확인되었다. 확인된 종 중에서 개체 수가 감소하여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조류가 7종 확인되었다. 멸종위기종의 서식은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을 대변하는 지표라 볼 수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멸종에 직면한 종들이 찾아가는 것은 그 지역이 아직은 서식환경이 우수하고 생물다양성이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간사지의 관리는 잘 안 되는 것 같다. 이곳의 낡은 안내판에는 2007년 12월 15일~2017년 12월 14일까지 10년간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는 표기가 있는데, 지정 기간이 끝이 난 것인지 추가로 지정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간사지 제방에는 옛날 낡은 수문이 있었는데 1998년도에 간사지교를 새로 만들었고, 그 옆으로 2018년도에 간사지2교가 새로 만들어졌다. 옛날 수문 옆에는 수문횟집이 성업했는데 시대가 변하여 지금은 장사를 안 한 지가 오래된 것 같다.

# 고성평야를 일군 김정실
수문횟집 앞 공터에 ‘국회의원 벽산 김정실 선생 공적비’가 서 있다. 공적비에는 ‘약력. 1904년 고성읍 덕선리에서 태어남. 보성전문학원 졸업. 일본 동경 중앙대법학부 졸업. 세종대교수, 단국대학장 역임. 1950년 5월 제2대 국회의원(무소속) 당선. 1969년 건국대 축산대학장 재직 중 타계(향년 65세)’로 적혀있다.뒤쪽의 공적비의 비문은 이렇다. “세상의 일 중에서 사람의 생명을 유지 시키는 식량을 생산하는 일이 가장 으뜸이다. 이 일은 일하는 자의 땀으로 땅을 가꾸어 얻는 것이니 농사꾼에 있어 땅이 생명과 같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일찍이 지역인들을 위해 이처럼 중요한 농사 지을 땅을 만들고 일구는 일에 앞장서 실천한 이가 있었으니 그분이 김정실 선생이시다. 선생은 교육자로서 또한 정치인으로서 지역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오시면서 특히 이 땅의 가난한 농민들에게 농사지을 제 땅을 갖도록 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하였다. 선생은 이 일을 위해 제2대 국회의원이 되자 곧 1951년 피난 정부의 어려운 재정과 당시 상황에서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지역민들의 숙원인 고성간척지 조성사업을 온갖 열정을 다해 마침내 이루어 내었으니 이는 해방 후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진 간척사업이었다. 1951년 지역유지 천경두 씨와 추진위원회를 구성 52년 3월 총사업비 3억6천만 원으로 착공하여 60년 12월에 준공된 이 간척 농지는 속시개의 버려진 황량한 갯벌에서 이제 경지면적 백여 정보에 연간 3천여 석의 쌀을 생산하는 기름진 옥토가 되어 거류, 마암, 고성 3개 읍면에 속한 7개 부락 300여 농가에 생의 터가 되고 있다. 여기 선생이 남기신 뜻과 그 공로를 기리며 고성간척 농지 몽리민들의 작은 정성을 모아 이 비를 세운다. 한마음으로 농민을 위하고 향토를 사랑하신 선생의 숭고한 정신과 헌신적인 삶은 이 땅과 더불어 길이 빛나리라. 1988년 2월 몽리민 대표 이응주는 짓고 평곡 김형백은 쓰다. 이 비를 세움에 대창건설 박창홍 사장의 공이 크다. 감역 백남동.”쌀 한 톨이 귀했던 6.25 한국전쟁 후 극심한 가난을 해결하기 위하여 당시 고성 국회의원이었던 김정실 씨가 이승만 대통령을 설득하여 속시개 바다를 막는 간척사업을 했다. 간사지는 그렇게 생겼다. 둑 전체 길이는 약 400m이고 둑을 막음으로써 조수간만의 차를 조절할 수 있어 농경지가 늘어났고, 점차 비옥한 고성평야가 만들어져 고성군민이 기아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하였고, 인근 통영사람까지 먹여 살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월이의 전설이 있는 속시개
이곳은 속시개라는 지명으로 불리는데 임진왜란과 관련된 고성의 지명이다. 이는 속았다는 뜻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 대장은 고성읍 무기정 기생이었던 월이는 어느 날 접대하던 한 사내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아챈다. 그 사내는 임진왜란 직전 조선 지리를 정탐하던 밀사였다. 월이는 일부러 그를 술에 곯아떨어지게 한 뒤 몸을 뒤진다. 그리고 품에서 조선 바닷길과 공격 요지, 피난길 등을 기록한 지도를 찾아낸다. 월이는 순간 지도를 고쳐 그리는 기지를 발휘한다. 훗날 이 지도를 따라 항로를 진행하던 왜선은 당항포 근처에서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이순신 함대를 만나 전멸당한다. 처음부터 없는 뱃길을 월이가 마치 있는 것처럼 그려 넣은 지도에 속았다고 하여 바다와 소소강이 흘러 바다로 들어가는 소소포(고성천) 일대를 속시개란 이름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속시개 외에도 핏골, 잡안개, 도망개, 군징이, 망대끝 등의 임진왜란과 관련된 지명이 주변에 있다.간사지에서 낙정마을로 가는 길 약 왼쪽 1㎞ 정도는 지층이 층층이 쌓인 형태를 보인다. 이곳에는 상족암과 같은 1억 년 전 공룡화석이 있을 것 같아 나중에 개발이 되면 지층 및 공룡 체험장이 될 것 같다. 간사지가 앞에 보이는 낙정마을에는 10여 호가 살고 있다. 옛날에는 마을 앞에 포구가 있었고 월파정이라는 수령 300년 정자나무와 그 아래 정자가 있었다고 한다.간사지에서 낙정마을을 지나 고성천까지의 주변 갈대밭은 정리도 안 되어있고 주변에 쓰레기도 많다. 또한, 인근 축사에서 나는 냄새가 고약하다. 오래전부터 공사를 하고 있는데 아직 마무리가 안 되어 이곳이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인지 의심이 간다.자전거로 간사지 갈대밭 뚝방길을 돌아 고성천을 따라 출발지로 돌아와 자전거 여행을 마친다. 이번 여행의 거리는 약 20㎞, 시간은 2시간 정도 걸렸다. 쉬엄쉬엄 구경도 하면서 사진을 찍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고성군에서는 고성천과 간사지를 위하여 생태녹색관광 자원화 사업, 고향의 강 조성사업 등 환경과 생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하지만 이 지역의 생태환경 상태를 보면 사업은 미미하고 진행은 더디기만 한 것 같다.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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