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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지역민이 발을 맞추면 치매도 이겨내는 고성

치매환자 실종 사건으로 치매에 대한 경각심 고취
전수조사, 치매친화마을 조성, 부정적 인식 개선
치매가족 위한 정보교류, 치매가족카페 운영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06월 21일
ⓒ 고성신문
일본 정부가 새로운 인지증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18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열린 각료회의에서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추진할 중장기 인지증 정책 방
을 규정한 새로운 대강(大綱)을 의결했다. 기존의 대강이 예방 위주의 정책이었다면 새로운 대강은 공생을 우선으로 한 예방정책으로 강화됐다.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지증(치매)를 사회현상의 하나로 보는 것은 물론 인지증 환자의 일상 유지를 국가 정책 차원에서 보장하게 된다.새로운 대강에서는 누구나 인지증 환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예방의 의미가 인지증에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발병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정의한다. 또한 발병 후에도 진행을 더디게 한다는 것까지 예방의 개념에 포함하고 있다.노인들이 주로 모이는 마을회관 등 공공회합 장소 확충도 새 대강에 따라 추진한다. 지난해 기준 4.9%에 그치는 65세 이상 노인의 공공회합 참여율을 8%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지는 시설확충작업은 향후 중앙정부 차원에서 진행된다.본인이 인지증 환자임을 알리는 ‘인지증 본인 대사’ 제도도 도입된다. 공생 정책의 일환으로 철도나 버스 등 일정 규모 이상을 운행하는 대중교통 사업자들은 인지증을 앓는 승객을 위해 대응 계획을 의무화한다.이러한 일본의 발 빠른 대책은 현재 급속한 고령화를 겪는 고성에서도 눈여겨 봐야 한다.

# 치매 환자 사고를 막기 위한 지역의 노력
올해 초 발생한 대가면 치매노인 배회, 사망사고 이후 군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마침 정부에서는 국가치매책임제를 발표하고 나섰고, 고성군치매안심센터도 개소했다.군민들은 홀로 사는 치매노인들은 물론 재가치매노인, 시설 입소 치매노인들에게까지 보다 폭 넓은 보호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인적 네트워크 구성도 중요한 대책 중 하나로 꼽혔다. 마을이장은 물론 기동력 있고 즉시 대처가 쉬운 젊은 주민들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해 사고 발생 즉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1월 초 배회 노인 사망사고 후 군에서는 보건소장, 고성경찰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매노인 실종 사망사건 관련 재발방지대책 마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CCTV 확인을 위한 협조공문 등 절차상 문제와 함께 저화질로 인해 인상착의 확인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CCTV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또한 현재 주로 사용하고 있는 구형 배회감지기는 감지거리가 좁아 스스로 풀기 힘든 팔찌 형태의 신형 배회감지기 보급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시됐다. 군은 절차상의 문제와 배회감지기 등에 대해 적극적인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군민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성군실종자수색드론팀이 창단했다. 지난 2월 20일 발대식을 가진 드론팀은 민간 차원에서 시작된 단체다. 실종자 수색이나 항공촬영, 드론을 활용한 방제 등 드론봉사단 활동을 해온 박지훈 팀장을 주축으로 드론 전문업체 운영자, 농부, 중장비회사 대표 등 다양한 직종을 가진 회원들이 모여 시작됐다.이들은 올해 초 대가면 치매노인의 실종사고 현장에서 만나 봉사단 창립에 뜻을 모았다. 경찰서의 감사장을 받으면서 창립의사를 전했고 정식으로 창단했다. 고성군실종자수색드론팀은 고성군치매안심센터가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치매에 대한 지식과 정보들을 쌓고 있다.봉사단 등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군민들도 SNS 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군민들의 관심은 치매 환자에만 머물지 않고 배회 가능성이 있는 장애인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 전수조사와 검진 지원으로 조기발견 
군내 만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7년 36.1%에서 지난해 말 37.7%로 전년 대비 1.6%나 증가했다. 초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치매 유병률 또한 급증하고 있다. 군내 만 60세 이상 인구의 9%, 65세 이상 인구의 12.04%가 치매를 앓고 있다.치매안심센터에서는 현재 군내 치매환자수는 1천825명, 치매노인을 기준으로 배우자와 자녀, 손자를 포함해 가족은 9천125명으로 추정한다. 고성군민의 약 5분의 1이 치매환자가족이다. 고성군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환자와 실제 환자수는 다소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치매유병률이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 가계부담, 의료복지 등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군은 이번달 3일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만 60세 이상 군민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치매전수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군은 전문요원 6명을 선발해 교육을 거쳐 하일면과 대가면, 상리면에서 경로당과 가정을 직접 방문해 치매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장검사 결과 인지저하 등이 의심돼 2차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고성군치매안심센터, 협약병원을 통해 정밀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검사를 통해 치매환자로 확진될 경우 치매안심센터에 등록 후 1대1 맞춤형 사례관리,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등 치매통합관리 서비스를 받게 된다. 치매전수조사는 향후 14개 읍면 전 지역으로 확대된다.# 생활환경과 인식 개선으로 치매 완화고성에는 ‘기억이 꽃피는 마을’이 네 곳 있다. 군은 지난 4월 고성읍 죽동마을을 시작으로 거류면 봉림마을, 마암면 화산마을, 하이면 신덕마을을 치매안심마을로 지정, 군과 협약하고 현판식을 진행했다. 각 마을은 치매안심센터와 협약을 체결, 치매안심복지이장과 기억지킴이 등 4명이 위촉됐다.치매안심마을에서는 배회감지기 지원, 인지기능 향상 프로그램, 안심마을환경조성사업, 각종 상담 등 다양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이 운영된다.지난 회차에서 소개했던 경북 의성의 자치골 치매안심마을과 마찬가지로 고성군내 기억이 꽃피는 마을 네 곳에서는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발병을 확인한 후에도 자신이 생활하던 공간을 벗어나지 않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시설 지원과 개선은 물론 마을주민들 전체가 치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치매선별검진, 예방교육, 올바른 치매인식교육 등을 받으며 치매친화적인 마을환경을 만들고 있다.치매환자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설 개선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이 돼야 하는 것은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이다. 치매는 격리해야 하는 무서운 질병이며 집에서 환자를 돌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증상을 완화할 수 없으며 금세 중증으로 진행돼 가족조차 알아볼 수 없다는 등 치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 나아가 지역사회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고성군은 치매파트너 활동과 함께 치매환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헤아림 가족교실을 운영한다.초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 치매안심센터와 홈페이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치매체크’ 등을 통해 교육을 이수하면 치매파트너가 될 수 있다. 치매파트너 교육은 치매바로알기, 치매조기 검진 필요성, 치매예방수칙, 치매파트너의 역할 및 활동방법 등으로 진행된다. 앞서 소개한 고성군실종자수색드론팀은 물론 자원봉사자 등 군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해 지금까지 300여 명의 치매파트너를 양성했다. 군은 올해 안에 치매파트너 1천2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매주 목요일 오후 고성군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되는 치매가족교실 헤아림 교육은 치매 바로알기와 함께 환자를 돌보는 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기 8회의 교육을 마친 후에는 가족들이 자조모임을 구성해 치매환자가족들간의 정서교감, 정보교류 등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군에서도 적극 유도할 예정이다.일본에서 시작된 치매카페도 고성군에서 시작됐다. 최근 군은 고성군치매안심센터에 치매가족카페를 설치했다. 카페에는 치매관련도서와 발마사지기와 함께 음료가 제공된다. 카페는 가족간 정보교류의 장이자 지역 어르신들의 쉼터로 운영된다. 월 1회 개최되는 일일특강도 있다. 특강은 비누꽃만들기, 바리스타에게 배우는 커피 만들기, 보드게임 등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흥미로운 프로그램들로 호응을 얻고 있다.지난달부터는 치매친화적 사회문화 조성을 위해 치매극복 선도단체 양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공공기관 및 비영리 법인, 단체 등 치매인식개선활동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치매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는 치매파트너 교육 진행 후 치매극복 선도기관 및 단체로 지정 운영한다. 고성군의 이러한 시도는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과 함께 지역 내에서 치매 환자들에 대한 건전한 돌봄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성은 초고령사회다. 즉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지역이다. 그렇다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군의 시책도 필요하지만 군민들이 치매를 보듬는 사회적 인식 개선도 중요한 문제다. 일본 교토 우지시와 경북 의성군이 치매친화적 사회로 꼽히는 것은 사회로부터 치매환자를 격리하지 않고, 일상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참여기회를 확대한다는 점 때문이다. ‘적극적인 대처’란 사회적 보장과 지역민들의 관심이 동시에 필요하다. 기억을 꽃피우는 치매 안심도시 고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군과 군민이 함께 발을 맞춰야 한다.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9년 0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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