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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먼저 생각하는 하일초, 최고의 선택이었죠

하일초 김민우·현우 형제
엄마 구윤희 씨 인천에서 태안 거쳐
교육 위해 하일면 정착
유별나던 큰아이 고성서 영재교육
학교와 지역주민 나서서 이주 도움줘
아이도 부모도 하일초 ‘시골유학’ 만족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8년 04월 27일
ⓒ (주)고성신문사
아버지는 20분 넘는 거리의 등하굣길에 해바라기와 코스모스를 심어 꽃길을 만들어주셨다. 여덟 남매가 해바라기밭에서 뛰어놀 때면 아버지는 전축으로 클
식 음악을 틀어주곤 하셨다. 아이들은 곱고 예쁜 것들을 보고 듣고 자라야 한다며.“아버지는 아이가 태어나면 탄생수를 심으셨어요. 
도시에 살았다면 저 역시 할 수 없었던 경험이겠죠. 그래서 더 고성행을 택한 건지도 몰라요. 오로지 아이 교육만을 위해 연고도 없는 곳에 오기 힘들었을 텐데, 저희 가족은 여기 생활이 아주 만족스러워요.”하일초등학교 2학년 김민우, 1학년 현우 형제는 지난해 12월, 인천에서 고성으로 이사했다. 대도시인 인천에 비해 학교 규모도 작고 시설도 오래된 이 작은 학교에 아이들을 전학시킨 것은 엄마 구윤희 씨와 아빠 김경호 씨의 ‘교육’에 대한 철학과 결단 때문이었다.“큰아이가 세 살 때 아이 아빠가 평택으로 일을 하러 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큰아이가 그러더라고요. 아빠가 우릴 버렸어, 우릴 떠났어. 그 말을 들은 아이아빠는 그날밤에 인천집으로 와서 평택까지 왕복 4~5시간 거리를 출퇴근했어요. 정말 고맙죠.”주말이면 온가족이 태안으로 향했다. 
인천에서보다 태안에서 더 밝아지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시골로 가야겠구나, 생각했다. 50평대 아파트를 꽉 채웠던 살림을 모두 처분하고 옷가지와 이불 같은 것들만 챙겨 태안으로 이사했다.큰아이 민우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앞둔 시기였다. 입학할 학교는 아주 작은 학교였다. 교육에 성의도 열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날부터 엄마와 형제의 유랑이 시작됐다. 강화도에서부터 남해까지 샅샅이 훑으며 ‘좋은 학교’를 찾아다녔다. 처음에는 여행처럼 마냥 신나던 여정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지치기 시작했다.아이들을 위해 잠시 고성공룡박물관을 들른 참이었다. 물 한 병 사마시려 수퍼를 찾다가 찾다가 우연히 하일초등학교까지 가게 됐다. 여기구나, 싶었다.
“그동안 봐온 학교들에는 실제로 아이들에게 지원되는 것보다 보여주기식이 더 많았어요. 생색만 내고 정말 필요한 데는 안 쓰는 교육정책에 실망했죠. 큰아이가 별나고 호기심도 많은데 예전에 만났던 선생님들은 질문이 많은 우리 아이를 귀찮아했어요. 집에다 칠판을 걸고 제가 직접 가르치는 게 속편했습니다.”공교육에 대한 실망감이 밀려오던 차에 1년 반동안 구하지 못했던 집이 하일면에 구해졌다. 
하일면이장협의회와 교회,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준 덕분이었다. 출발부터가 감사한 일이었다. 지난해 12월 1일, 눈보라를 맞으면서 고성까지 이사했다. 하일초등학교에 전학한 후 영재검사를 받았다. 전 학교에선 유별나다고만 했던 민우가 영재라는 결과를 받았다.“아이가 영재라는 것만도 기쁜데 하일초등학교에서는 4명의 영재교육 선생님들이 계시다며, 먼저 어떻게든 잘 키워보자고 먼저 손을 내밀어줬어요. 아이들을 좀 더 자세히, 더 열정적으로 바라봐주는 학교라는 생각에 시작부터 너무나 만족스러웠어요.”하일면에서는 학원을 가려야 갈 수가 없다. 
학원 보내겠다고 매일 저녁 사천, 고성읍까지 오가기도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사교육보다는 공교육에 비중이 실릴 수밖에 없다. 학교와 학부모가 얼마나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교육하느냐에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는 것이다.“큰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아이가 시계를 부순 적이 있어요. 시계 뒷면이 궁금했대요. 그걸 본 아이 아빠가 다음날 사무실 시계를 가져와서 말하더군요. 잘 모르겠으면 이걸로 더 해봐. 저희 부부 생각이 그래요. 자식한테 투자했을 때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 아이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야 해요. 이게 하일초등학교의 생각과 딱 맞아떨어진 거죠.”구윤희 씨는 되묻는다. 강원도 횡성, 산골에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시골학교라고 무시할 수 있냐고. 
그리고 부모와 아이, 학교와 주민이 함께 발을 맞춘다면 도시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호기심 많은 민우는 화학실험을 좋아한다. 그래서 집에 과학실험실을 꾸미려고 했다. 그 소식에 학교에서는 과학에 취미있는 아이들을 위한 실험교실을 만들었다. 하일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재능을 묻어두지 않고 적극적으로 키워주는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다.“아이아빠와 맹모삼천지교라는데 우린 인천에서 태안, 태안에서 고성으로 두 번의 기회를 썼으니 대학교 한 번 남았다고 농담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농담이 아닐 것 같아요. 하일초등학교의 교육 시스템이 만족스러우니 고성생활이 너무나 만족스러워요. 혼자 안양에 남아있으면서 선뜻 고성행을 지원해준 아이 아빠에게 너무나 고맙죠.
”지난 12일 박종훈 교육감이 방문했을 때 민우현우의 전학 사연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 후에 몇몇 엄마들이 구윤희 씨에게 “하일초등학교가 그렇게 좋냐”며 연락해오기도 했다. 도시의 학교였다면 할 수 없었을 “정말 좋아요”라는 답을 자신있게 했다.“여기저기 다녀보니 교육이 바로 서면 지역이 살아나더라고요. 고성 철새를 만들지 아닐지는 고성의 교육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봐요. 제가 하일초등학교를 만족스러워하는 것처럼 학교와 학부모, 지역주민 모두가 나서서 아이를 키운다면 우리 아이들의 두 번째 고향 고성은 교육 때문에 찾아오는 곳이 되겠죠. 꼭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8년 0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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