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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포대를 찔러도 농민들 웃음에 힘겨움이 달아나요”

2016년 5월 발령받은
2년차 국가농업직
농업 현장 누비며
농민들과 찰떡 호흡
농산물 안전 위해 노력
출장이 즐거운 공무원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23일
ⓒ (주)고성신문사
가을걷이가 끝난 후 수매 현장. 그녀의 ‘찌르기’ 한 번에 농촌 할매할배들의 표정이 천 리를 왔다갔다 한다.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고성사무소 윤수
주무관은 올해로 23살이지만 벌써 2년차 국가직 공무원이다.“현장에서 보기 힘든 여자 농업직인 데다 나이까지 어리니까 처음에는 못미더웠을 텐데도 딸처럼 손녀처럼 생각하고 늘 먼저 챙겨주시니 마냥 신이 났어요.”윤수현 주무관은 1996년생이다. 창원 출신인 그녀는 21살이던 2016년 5월 발령 후 수습 6개월을 거쳐 정식발령 받은 지 갓 1년을 넘겼다.동물사육사가 돼 아픈 동물들을 돌보는 것이 꿈이었던 윤 주무관은 김해생명과학고등학교 동물산업과에 진학했다. 
어느 날엔가 학교 앞에 고3 선배가 졸업도 하기 전에 공무원이 됐다는 현수막이 나붙었다.백방으로 알아보니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예정자와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일종의 특채 기회가 있었다. 그날로 선생님들을 조르기 시작했다.3학년 때 한 번 도전했지만 떨어졌다. 졸업 후 재도전 끝에 농림축산식품부 국가 농업직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재도전이라고는 하지만 또래들보다 5년 이상 빠른 출발이었다.“누구나 처음에는 힘든 거잖아요. 배우는 입장이니 힘들다고 느낄 틈도 없었어요. 첫 사회생활인 데다 나이 차이도 많으니 계장님, 팀장님을 비롯한 선배님들께 익숙해지는 게 급선무였어요.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더니 정말 적응이 되더라고요. 지금은 현장에 나가는 게 설레고 즐거워요.”윤수현 주무관은 사시사철 농사현장에 출동한다.
봄이면 과일밭에, 여름이면 채소밭에, 가을이면 수매현장에 또한 겨울이면 비닐하우스에 달려간다. 그녀의 업무는 시료를 떠서 농약성분 분석을 의뢰하고, 원산지표시제와 수매, 경영체 등록제, 농약 잔류허용기준(PLS·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을 바탕으로 안전성을 관리하는 일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PLS의 기준이 강화되면서 견과류와 열대과일류에 적용되던 기준이 확대돼 올해 말부터는 전체 농산물이 대상이 된다. 이를 농민들에게 홍보하고 계도하는 것 역시 윤 주무관의 일이다.“업무 특성상 농민들과 대화를 많이 할 수밖에 없어요. 홍보하러 나갔다가도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와 자연, 농작물을 대하는 태도에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워요. 수매장에서도 체력적으로 버겁다가도 어르신들이 함박웃음을 지으시면 1만 포대를 찔러도 팔이 하나도 안 아프다니까요.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게 체질인가 봐요.
”농작물의 파종부터 생산단계까지 확인하고 잔류농약을 검사, 수매까지 농민들과 함께 해야 한다. 쌀 등급에 울고 웃는 농민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때로는 미안한 일도 생긴다.그녀의 동생 역시 언니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공무원의 꿈을 가졌고, 자매가 같은 해에 공직생활을 시작해 지금은 울산에 있다. 동생은 올해 3천 포대를 찔렀다는데 자신은 3만 대가 넘게 찔렀다며 오히려 신나 한다. 시간이 지나 업무가 바뀔까 봐 무섭고, 출장이 잡히면 웃음부터 나오는 걸 보면 정말 체질이 맞긴 한가 보다. 사철, 날씨도 가리지 않고 농업현장을 누비는 그녀는 지난해 새고성농협에서 표창장도 받았다. 상의 크고 작음이 문제가 아니라 농민들의 마음이 모였으니 그보다 감사한 일도 없다.“인생의 거창한 목표랄 게 없어요. 다만 지금 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목표예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언제든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믿거든요. 어떤 일을 이루겠다고 목표하면 맹목적으로 달려가기만 할 텐데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 지금을 즐길 수 있잖아요.”윤수현 주무관의 앳된 얼굴에 확신이 가득하다. 나이는 어릴지 몰라도 생각은 똑부러진다.당찬 그녀, 윤수현 주무관은 역시 고성 농민들의 아이돌이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8년 0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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