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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 잠든 월이를 깨워 고성의 역사를 일으키다

당항포해전 승리로 이끈 의기 월이 역사적 사실 검증
월이를 고성 대표 문화 콘텐츠이자 브랜드화 노력
‘월이’는 고성이 보호해야할 유산, 상표등록 완료
10월 21일 국민체육센터에서 월이 축제 개최 예정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09월 29일
ⓒ (주)고성신문사

↑↑ 박서영 고성향토문화선양회장
ⓒ (주)고성신문사
고성을 두고 흔히 인물의 고장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면 그 유구한 역사 속에 어찌 인물이 나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 고자미동국, 소가야의 수천 년 역사를 떠올린다면 고성은 오랜 역사의 향기와 자랑스러운 문화재를 품은 문화와 역사의 고장이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먹고 살기 바빠서, 혹은 사료가 없어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껏 이 역사를 등한시해왔다.
고성 출신 향우는 5만여 명에 이른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서도 다양한 단체를 만들어 제각기 몫을 하고 있는 향우들이지만 정작 고성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는 모임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고성향토문화선양회는 고향 고성의 뿌리를 찾고 문화와 역사를 발굴해 알리고자 하는 향우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15년 발족한 문화단체다.
갓 태동하던 시기에는 10명 정도에 불과하던 회원들은 ‘고성향토문화선양회’로 이름을 정하고 준비위원회가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30여 명 정도로 불어났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창립총회 당시에는 40여 명이 되더니 1년 만에 100명이 늘었다. 고성향우들이 주축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고성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진 다른 지역 출신 문화예술인이나 시민들도 선양회에 동참하고 있다.
고성신문에서는 박서영 회장을 통해 고성향토문화선양회가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소개한다.

# ‘월이’를 선양회의 사업테마로 선정, 진행하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의미있고 깊이 있는 고성의 문화활동을 펼쳐 보자’는 것이 선양회의 출발이었어요. 월이는 그동안 구전처럼 전해온 이야기지요. 하지만 고성의 의녀 월이는 임진왜란 당시 당항포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던 일등공신임에도 불구하고 400년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었습니다. 너무 안타까웠어요. 선양회 조직 초창기 논의 끝에 큰 돈이 들어가는 단발성 또는 상업적 사업들은 미래의 과제로 돌리고 우선 고성이 낳은 의녀 월이 바로 알기, 월이 정신 정립, 월이 혼백 모시기 등 실천 가능성이 있는 일들부터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 선양회 출범 이후 어떤 사업을 해 왔습니까?
2015년 하반기에서부터 2016년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선양회의 지난 2년여의 기간은 정말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2015년 연말 준비위원회에서 창립총회를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착수한 사업이 2016년 신년 달력의 제작·배포였습니다. 선양회가 생각하는 달력은 특별한 의미입니다. 
2016년의 달력의 이름은 ‘고성의 아름다운 길’이라 붙였습니다. 고성의 가장 아름답고 상징적인 길을 골라 담았죠. 2017년 달력의 이름은 ‘월이(月伊)를 찾아서’였습니다. 지금 제작 준비 중인 2018년 달력은 ‘고성의 옛 자취’입니다. 
이름에서부터 앞으로 어떤 달력이 만들어질지 짐작이 가시죠? 지난해 1월, 창립총회와 함께 동시에 ‘월이연구회’가 조직됐습니다. 2주에 한 번씩 정기적인 모임을 거듭하면서 앞으로의 월이에 관한 조사·연구 활동의 방법과 방향, 그리고 단계별 추진 사업 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지요.창립총회 이후 첫 사업이 그해 7월에 열린 월이초혼제였습니다. 
400여 년간 역사의 뒤안길에서 긴 회한의 잠 속에 빠져 있던 고성의 의녀 월이의 혼백을 깨우는 자리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월이가 그려넣은 길을 따라 학생들과 고성군내외 관심있는 분들이 함께한 월이 탐방로 걷기, 고성신문과 NH농협 고성군지부와의 협약도 앞으로 월이를 고성의 대표적인 상징인물로, 문화 콘텐츠로 알려 나가는데 큰 밑바탕 주춧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올해 6월에는 고성 출신 언론인들의 모임인 고언회(固言會)와도 협약해 월이를 고성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나가는 데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직후에는 제1회 선양회 바자회를 열어 월이 선양사업을 위한 재정기반을 확충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온 뒤에는 군민들, 향우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지면을 빌려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 구전되어오던 월이 이야기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힘들다면 가장 힘든 과제이고 선양회 활동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활동하다 보면 월이의 실존여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아요. 가끔은 증명할 수 있는 사료를 요구하는 분들도 있지요. 지난해 7월에는 월이 초혼제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역사적인 증명이 될 수는 없어요.지난 15일 진주교대에서 선양회가 주관한 제1회 월이 학술세미나 ‘월이의 흔적을 찾아서’가 진행됐습니다. 구전돼오던 월이에 대한 이야기를 종합하고, 역사적 근거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세미나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참석자들이 동의한 가장 중요한 사실이자 핵심이 한 가지 제시됐어요.우선 구전되는 월이의 이야기들에 통일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순신 장군의 당항포대첩 승전 기록에 바닷길이 막혀있는 것을 왜군이 몰랐고 이것이 결정적 승리요인이었는데 이 기록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구전되는 월이 이야기였어요. 기생 월이가 없는 물길을 그려넣어 바닷길이 막히지 않은 것처럼 꾸몄지만 실은 당항만이 막혀있어 왜군이 배를 돌릴 수 없었다는 점이지요. 구전설화로만 여겼던 월이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과 맞닿아있다는 점은 지난 선양회 사업들 중 가장 중요한 성과였습니다.

# 월이는 고성군민과 향우들에게 어떤 의미라고 보십니까?
월이는 긴 세월동안 역사 속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400여 년동안 무기정 주변 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오면서 겨우 실낱처럼 그 명맥을 이어올 뿐이었습니다. 그동안 고성문화원과 고성오광대, 고성농요보존회 등에서 월이에 대한 단편적인 인형극, 창무극 등 창작물 기획‧공연을 해 왔습니다만 월이에 대한 체계적이고 본격적인 발굴 노력이나 연구, 선양은 이루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세미나에서의 결과를 놓고 본다면 월이는 고성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월이는 우리 고성이 가진 너무나 소중한 무형의 재산이자 보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이 시점에서 꼭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희 선양회 같은 민간 문화단체의 노력과 역량만으로는 그 한계가 너무나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무한한 가능성를 지니고 있는 월이를 우리 고성의 미래의 상징이자 문화 콘텐츠로 충분히 꽃피워 나가기 위해서는 고성군과 고성문화원 등 유관 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선양회의 중·장기 계획은 어떻게 짜고 있습니까?
올해 선양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이달 21일 고성국민체육센터에서 개최예정인 제1회 월이축제입니다. 선양회 역량의 대부분을 이 축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축제 당일 무대에서는 전통춤연구가 구영미 교수가 창작무 월이춤을 처음 선보이게 됩니다. 재경고성문인회와 한국시사랑회 회원들의 월이 시화전, 한국 최고의 목공예조각가 박찬수 목아박물관 관장이 심혈을 기울인 12점의 월이상도 전시됩니다. 이밖에도 색깔의 마술사로 알려진 이성근 화백이 월이 이름을 소재로 한 작품들, 한수(漢水) 이남의 최고의 명필(名筆)이라는 명성을 듣고 있는 심천(心泉) 선생의 선양회 묵서(墨書) 등 보기 힘든 작품들을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장고의 신’으로 소문난 박서진의 한 마당 공연과 경남고성음악고등학교에서 준비 중인 민요창도 볼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풍성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 다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이 죄송할 정도입니다.향후 중‧장기 계획으로 구상하고 있는 사업들은 참 많아요. 한 가지 한 가지 제법 구체적인 기획안들을 마련해 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꼭 ‘월이 황토마을’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그 안에는 월이 정자와 사당, 월이 기념관도 건립하려고 하고요. 월이 영상물과 애니메이션, 월이의 생애를 주제로 한 연극, 뮤지컬, 오페라, 영화 제작 등도 충분히 가능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지금 추진되고 있는 월이둘레길 어딘가에 주위 자연과 제대로 조화를 이루는 월이상을 꼭 만들고 싶습니다. 월이기념일도 제정해야 하고 월이 노래, 월이 판소리 개발 등도 머지않은 장래에 이루고 싶은 일들입니다. 


# 사업비 확보 등의 문제도 큰 어려움 중 하나일 텐데요. 예산 확보 방안이 있습니까?
선양회가 출범한 이후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매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것은 피할 수가 없지요. 매월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사무실 임대료나 사무용품비는 그렇다 치더라도 앞에서 말씀드린 달력 제작, 초혼제 개최, 월이탐방로 걷기 행사, 세미나 개최 등에 적지 않은 경비가 들어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선양회 예산의 기본은 당연히 우리 모임에 참여하고 모든 활동의 중심이 되고 있는 회장단을 비롯한 임원 분담금과 현재 140여 명에 이르는 회원들의 연회비입니다. 임원님들과 회원님들이 이렇게 큰 힘을 모아 주시는데 회장과 부회장이 그냥 있으면 안 되겠지요. 두 사람도 힘 닿는데까지 보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우리 선양회의 설립 취지와 활동내용을 공감해 크고 작은 행사나 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적지 않은 후원금을 지원해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십니다. 향우기업인들도 있고요. 고성이 아닌 다른 지역 분들도 자문위원이나 임원으로 들어와 매번 큰 힘이 되어 주십니다. 물론 우리 모임의 임원들과 회원들도 분담금이나 회비 외에 그때 그때 적지 않은 후원금을 쾌척해 주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년 하반기 들어 너무나 반가운 움직임이 있답니다. 우리 고성인이 외지에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이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이지요. 몇 달 전 우연한 기회가 되어 부산에 살고 계시는 몇몇 원로 향우님들께 우리 선양회의 활동에 대해 설명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반응이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선양회 활동을 부산향우들도 적극 도울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시겠다는 거예요. 많은 향우 공직자님들과 기업인들이 개인적으로는 회원에 가입해 주시고 기업인 여러분들이 기꺼이 후원기업으로 가입해 지속적인 후원금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감사와 감동의 눈물이 절로 솟아났습니다. 우리 선양회가 그렇게 바라고 갈구하던 후원회 결성이 절로 시작된 것입니다. 
물론 지난 봄 고성의 대표적인 기업 몇 군데에서 선양회 활동을 지원해 주시겠다며 후원 의사를 표명해 주셨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힘이 미치지 못해 차일 피일 후원회 결성이 미뤄져 오던 중이어서 그 고마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월이 축제가 끝나는 대로 서울과 부산 등 재외 향우기업인들과 고성의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후원회 결성을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후원회가 제대로 구성되면 선양회 활동에 더욱 힘이 실릴 겁니다. 그러면 월이 선양 활동은 물론 고성의 전반적 문화창달 노력이 본 궤도에 진입하게 될 것입니다.

# 상징적 브랜드로서, 문화 콘텐츠로서 ‘월이’라는 이름에 대한 보호책이 필요하리라 보는데요. 어떻게 대처할 계획입니까?
문화의 세기라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의 상황으로서가 아니라 언젠가부터 문화에 대한 현대인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저작권, 특허권, 판권 그리고 등록상표권 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요. 우리 고성의 상징인물로 떠오르고 있는 ‘월이’도 우리가 반드시 지키고, 보호해야할 소중한 무형의 재산이자 가치입니다.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혹시라도 어떤 개인이나 고성이 다른 지역의 개인이나 단체가 좋은 뜻으로든 나쁜 뜻으로든 ‘월이’ 이름에 대해 등록 선점을 해버린다면 예삿일이 아니겠죠. 고성으로서는 말 그대로 속수무책, 꼼짝없이 낭패에 직면하게 되겠지요.
그런데 지난해 선양회 출범 이후 마침 이 문제에 전문가이신 우리 고성 출신 변리사 분이 선양회 회원으로 동참하면서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해 주셨어요. 한 가지 이름의 브랜드, 문화콘텐츠 보호를 위해 여러 분야에 걸친 상표등록을 하는 데 그렇게 큰돈이 들어가는 것도 그때 알았습니다. 
우리 회원의 재능기부라는 헌신이 없었다면 그렇게 다양한 분야의 상표등록은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다행이라면 다행으로 선양회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분야에 ‘월이’ 이름의 상표등록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올해도 비용을 들여 등록기한 연장을 해 두었고요. 앞으로도 계속 연장해 나갈 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선양회에서 보완등록해 나갈 것입니다. 거대하고 웅장한 둑도 조그마한 구멍을 초기에 잘 못 관리하면 붕괴라는 큰 재앙을 부를 수 있겠죠. 우리 고성의 미래의 가능성이자 문화적, 지적 재산인 ‘월이’ 브랜드, 콘텐츠를 잘 보존․보호해 나가기 위해서는 고성군청은 물론 고성문화원을 비롯한 군 전체의 논의와 대책이 뒤따라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 고성향토문화선양회가 군민, 향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추석 인사 한 마디 남겨주십시오.
올 추석은 저에게 다른 해와 많이 다른 또다른 의미와 기쁨이 담긴 명절입니다. 많은 재외향우들과 고성 분들이 우리 선양회의 취지를 공감해 주시고 고성이 낳은 의녀 ‘월이’를 선양하는 데 많은 관심과 지원, 그리고 동참을 해 주고 계시니까요. 이보다 더 기쁘고 고마운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선양회의 로고에 월이의 상징, 달과 붓의 형상이 들어 있습니다. 월이 이름에 들어 있는 달 월(月)자와 임진란을 앞두고 정탐하러 온 일본인 첩자의 지도를 바꾼 것이 바로 그 붓을 상징으로 하고 있지요.이번 둥근 달 뜨는 추석을 맞아 우리군민과 향우님들과 각 가정에 둥근 ‘월이 달’의 축복과 지혜를 가득 담은 ‘월이 붓’의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배만호 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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