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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지 않도록


임민숙(고성신문주부기자) 기자 / 입력 : 2006년 10월 24일
ⓒ 고성신문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책에 나온 이야기 하나가 생각납니다.


 


어느 바닷가를 지나던 나그네가 밀물에

쓸려온 호리병을 하나 주었습니다.


 


단단히 박힌 마개를 여니 연기가 피어 오르면서 거인이 나타나 자신을 구해준 나그네를 죽이겠다고 합니다.


 


그 이유인즉 거인이 잘못을 하여 호리병에 갇혀 바다에 버려졌을 때 누구든 나를 구해주는 이에게 자신의 마술로 세상의 부귀영화를 다 주겠다 다짐했는데 일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고 백 년이 지나도 아무도 구해주는 이 없자 기다리다 지쳐 보은의 마음이 증오로 바뀌어 나를 구해주는 사람을 죽이겠다 결심했다 하니 겁에 질려 얘기 듣던 나그네가 꾀를 내어 그 큰 거인이 작은 호리병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한번만 보여 달라합니다.


 


거인이 연기와 함께 호리병 속에 들어가자 얼른 마개로 닫고 바다로 다시 던져 버렸습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한 나그네의 용기와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다 도로 고난에 빠진 거인 등이 마지막에 그 이야기의 교훈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거인이 기다리다 지치기 전에, 희망하던 그 시간에 소원이 이루어졌다면 거인은 착한 마술사가 되었겠고 나그네는 횡재를 했겠지요. 그러면 이야기는 재미가 없어지겠지요, 별 재미없는 이야기가 되어도 현실에선 그런 타이밍이 맞아 들어가면 모두가 행복하겠지요.


 


그러나 우리의 일상에서는 적절한 시기를 놓쳐 버린 일들이 너무도 많이 일어납니다.


 


나 또한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냥 지내고, 지내다 처음의 감사의 마음이 당연함을 지나쳐 오만 방자해지지 않았나 돌아봅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십시오, 이미 용서했습니다, 제 탓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아직도 사랑하고 있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해야 할 텐데 기다리다 지쳐서 많이 지쳐서 그 마음이 상하기 전에 해야 할 텐데 말들이 가슴속을 뱅뱅 돌고 돕니다.


 


그 작은 호리병 속에 갇혀서 매일 매일 꿈꾸며 희망하며 부풀었던 거인이 기다림에 지쳐서 화내고 미워하고 증오하며 괴로워했을 것을 생각하며 늦지 않도록 너무 늦지 않도록 주변을 살펴 볼일입니다.

임민숙(고성신문주부기자) 기자 / 입력 : 2006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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