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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주민의 혼연일체, 작은 학교 살리기의 신호탄

인구 자연감소, 시골학교 소규모화 가속
무학 어르신 대상 문해교실 새로운 대안
지역적 특성 살린 특색교육이 경쟁력경남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6월 19일
글 싣는 순서
① 지역 공동화, 시골학교를 무너뜨리다
② 작은 학교, 교육의 기준이 되다
③ 소규모학교에 불어넣는 새로운 희망
ⓒ (주)고성신문사

군내 초등학교 19개교 중 올해 10명 이상이 입학한 학교는 9개교에 불과하다. 이 중 169명이 입학한 고성초등학교 외에는 100명 이상 입학한 초등학교가 없다. 고성초등학교와 함께 92명이 입학한 대성초등학교를 제외하면 올해 입학생 수 20명이 넘는 학교도 회화초등학교 한 곳 뿐이다. 10명 이상이 입학한 초등학교 중 거류초등학교는 16명, 철성초등학교 14명, 하이초등학교는 13명, 삼산초등학교는 11명이었고, 대흥초등학교와 방산초등학교는 10명이 입학해 간신히 턱걸이했다. 고성군내 읍면 지역 중 인구수가 가장 적은 영오·영현면은 학령기 아동 또한 적을 수밖에 없다. 올해 영오초등학교와 영현초등학교의 입학생은 겨우 1명씩이었다.2015년부터 올해까지 연속 3년간 군내 전체 초등 입학생은 400명이 채 되지 않았다. 2015년 399명이었던 초등 입학생은 지난해에는 조금 줄어든 366명이었다. 올해는 다문화 가정 아동들이 취학연령을 맞으면서 397명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 인구 자연감소의 가속화
고성은 출생아동수보다 사망자가 더 많은 상황 즉 인구 자연감소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돼왔다. 2005년 출생아동은 305명, 사망자는 677명으로 사망자가 출생아동보다 약 2.2배 많았다. 2006년 출생아는 322명, 사망자는 607명이었고 2007년에는 출생아 349명, 사망자 600명으로 차이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7년 조선산업특구로 지정되면서 고성에 정착하는 젊은 부부가 늘어나면서 출생률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출생아동수와 사망자수가 가장 적은 차를 보인 시기는 2011년이었다. 줄곧 200~300명의 차이를 유지하던 출생수와 사망수는 2010년 들어 출생아동 467명, 사망자 628명으로 161명의 차이를 보인 후 2011년에는 그 차가 더욱 줄어 출생수 438명, 사망수 577명으로 139명의 차이를 보였다.그러나 출생아동수와 사망자수는 다시 격차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 2015년 출생아동은 315명으로 줄었고 사망자는 673명으로 늘어나면서 358명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통계에 따르면 고성의 인구 자연감소는 경기호황을 누리던 2000년대 후반 이후 급격히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인구의 자연감소는 출산률 감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출산률의 감소는 곧 몇 년 후 이어질 취학아동의 감소를 뜻한다. 현재의 인구 자연감소가 유지될 경우 고성군내 학교들의 소규모화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소규모화, 특색교육으로 승부
전교생 30명 가량의 영오초등학교는 올해 입학생이 단 한 명인 초미니 학교다. 각 읍면 지역 초등 1개교 유지를 원칙으로 하는 도교육청의 방침으로 통폐합에 대해서는 한숨 돌릴 수 있다.그러나 학생수의 감소가 뚜렷한 만큼 통폐합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볼 수 없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오초등학교 교직원과 학부모는 물론 동창회와 지역주민들까지 나서 학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영오초등학교 관계자는 “지역 내 인구가 줄어들면서 학교의 소규모화를 학교만의 힘으로 막아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급격한 소규모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 학교만의 특색교육을 꾸준히 개발하고 홍보하는 것은 물론 교육환경 개선과 아이들의 학력 신장이라는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통폐합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소규모학교의 가장 큰 약점은 아무래도 기초학력 및 교육 혜택 소외 등 학력과 관련된 문제다. 영오초등학교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지역적 특성상 생길 수 있는 기초학력부진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영오초등학교는 도교육청 공모사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오초등학교는 두드림학교에 지원, 선정돼 예산을 확보했다. 두드림학교를 통해 맞춤형 학력지도, 정서심리상담, 학용품과 학습자료 등을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초학력 부진학생을 통합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EBS 사회통합멘토링을 통해 교육방송을 활용한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자기주도학습력 향상을 위한 1:1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영오초등학교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통해 교육비 부담 없이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영오초등학교에서는 체육복을 살 필요가 없다. 겨울이면 방한복도 지원된다.하우스 농사나 과수재배, 가축사육 등에 종사하는 학부모가 많은 지역적 특성상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은 많지 않지만 교육열만큼은 도시학교 못지 않다. 또한 전통문화나 지역에 대한 긍지와 애착이 높은 것이 영오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의 성향이다. 지역의 소규모학교만이 가진 특성 즉 학생들간의 교류 및 공감대 형성, 교육공동체의식 등은 영오초등학교가 가진 강점이다. 이를 활용해 영오초등학교에서는 학예회나 현장체험학습 등 학습자의 체험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책과 친숙한 환경을 조성하고 독서의 습관화는 물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책을 읽고 발표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과 공동체의식을 키우는 ‘책 읽어주는 친구’는 영오초등학교만의 특색이다.

# 소규모학교의 새로운 대안
거류초등학교는 올해 3월, 특별한 신입생들이 입학했다. 교육기관에서는 군내 최초로 운영되는 성인 문해교육 프로그램 해오름교실은 이번달로 개강 3개월차를 맞았다.지난 1월 거류초등학교가 경상남도교육청 지정 문해교육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마련된 해오름교실은 2월에 신입생 20명을 모집해 3월 7일 입학식을 갖고 본격 수업이 시작됐다.송정욱 문해교사의 지도로 진행되는 해오름교실의 수업은 현재 초등학교 1, 2학년 수준에 해당하는 한글의 원리와 음절구성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초등학력을 인정받기 위해 이수하는 3단계의 교육과정 중 현재 진행 중인 1단계는 초등학교 1, 2학년 과정으로 연간 160시간, 연 40주, 주 2회 4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이 과정을 마친 후 이후 2단계 3, 4학년 과정과 3단계 5, 6학년 과정은 각각 240시간, 연간 40주, 주 3회 6시간을 이수하면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송정욱 문해교사는 “해오름교실은 무학 어르신들에게는 학습의 기회 제공과 학력인정이라는 혜택을, 초등학교 재학생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익히는 인성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교사는 또한 “해오름학교 학생들이 정식으로 전교생 집계에 포함되는 학생은 아니지만 향후 제도적으로 가능하다면 실제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진학하는 무학어르신들이 생길 수 있고 그렇다면 이는 소규모학교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군내 한 초등학교에서 2017학년도 입학생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 당시 일부 군민들은 무학 어르신들을 입학시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교는 존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학교와 학부모, 주민, 동창의 혼연일체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정부 차원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15년부터 적정규모학교 육성정책을 강화하면서 소규모학교의 통폐합과 이전을 조건으로 학교신설을 승인하는 등의 학교설립 억제로 방향을 잡았다. 출산률과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함께 원도심과 농어촌지역의 소규모학교가 증가하면서 내놓은 대책이다.경남도교육청 역시 과밀학교와 인접한 소규모학교의 전입학을 허용하는 초등학교 광역학구제의 시범운영에 나섰다. 현재는 진주와 밀양, 함양 등 3개 시군의 교육지원청이 참여하고 있다. 초등학교 광역학구제의 효과는 도심 초등학교 12개교 학생 65명이 인근 소규모학교 7곳으로 분산 전학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그러나 고성은 인구에 비해 면적이 넓고, 도시 지역에 비해 주거지가 몰려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읍지역에 대규모 공동주택 신설이 늘어나면서 읍 지역 인구 편중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학 문제, 거주지 문제로 면 지역 소규모학교로 전입학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다행인 점은 최근 들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소규모학교의 교육 환경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학부모들의 인식변화는 소규모학교의 특색교육을 주목하기에 이르렀다.또 하나를 꼽자면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고성군내 학교들의 동창회 등 인적 네트워크가 활성화돼있다는 것이다. 고성군내에는 물론 전국에서 생활하다가도 ‘시즌’이 되면 고향과 모교를 찾는 동창회는 모교를 살리기 위해 장학사업을 펼치고, 학교 안팎의 시설 개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군내 학교들의 소규모화가 가속화되면서 고성군교육발전위원회 등 교육 관련 단체나 학부모네트워크와 같은 학부모 모임들도 앞장서 군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고성군과 고성교육지원청 역시 면 지역 소규모학교들이 소외되거나 교육기회, 혜택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다양한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분명 고성군내에는 기반시설의 조성과 정주여건의 확립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학교의 소규모화는 지역의 공동화를 부추기고, 이는 또 학교의 소규모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그러나 학부모와 지역주민, 동창회 등의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분명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소규모학교가 지역을 살릴 수도 있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본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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