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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 그리움을 노래하다 “여기 박 아무개도 있소”

시인 박성웅 시선집 ‘나는 하나의 별’ 발간
함경북도 성진시 출신, 삶의 진정성 담아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4월 21일
ⓒ (주)고성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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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그리움을 안고 살아온 인생이었다. 고향의 이름조차 잃은 지 오래다.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땅의 역사가 그의 인생을 뒤바꿔놓았다. 
최근 시선집 ‘나는 하나의 별’을 펴낸 시인 박성웅(얼굴 사진)의 고향은 함경북도 성진시, 지금의 김책시다.
철이 들기도 전에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그의 가족은 1·4후퇴 당시 부산으로 피난을 떠났다. 그리고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몇 해 전부터는 여기, 고성에 둥지를 틀었다. 
그의 기억 속 고향은 그리 많은 장면들을 남기지 못했을 텐데도 태생적인 것처럼 막연한 향수를 안고 살아야 했다.

초대장과 청첩장, 부고들이 
어떤 의미인지 안다.
느릿느릿 절룩거리며
고향 쪽으로 머리라도 두고 싶다.
<늙은 기계 中>

한낱 여우도 고향을 보고 죽는다는데, 고향을 두고 떠나온 지 60년을 훌쩍 넘긴 그에게는 여북할까. 그래서 박성웅의 시에는 유독 새가 많이 등장한다. 시인이 새였다면 한강을 넘고 임진강을 건너 머나먼 이북땅의 끄트머리의 고향으로 단숨에 날아갈 수도 있겠다. 그러니 북녘의 고향이 그리운 시인에게 새는, 참으로 부러운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박 아무개는 대기(大器)도 못 되면서 만성(晩成)이 되었습니다. 안간힘으로 여기 박 아무개도 있소, 라고 송신하지만 문학매체는 성채를 쌓아올린 듯합니다. 다시 신작 시집을 펴내며 여기 박 아무개도 있소! 라고 타전하지만 불가사의한 성채와의 통로는 천리 같습니다.”
그러나 그 박 아무개는 틈 하나 없어 보이던 성채에 깃발을 꽂고야 말았다. 무슨 무슨 주의니, 무슨 무슨 표현방식이니 하는 유식한 말 같은 것은 쓰지 않고도 그의 시는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그의 시에는 자연이 살아있고, 그 자연 속에 살아가는 인간 박성웅도 있고, 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초로의 사나이도 있다. 
깊이 봉인돼있던 그리움이 시를 통해 터져 나오는 순간, 하나의 별 박성웅은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묵묵히 꾸준히 담금질이 필요하였습니다. 아직 쓰여지지 않은 간절함이나 비등점으로 끓던 맥박이 뒤섞여 있어야 합니다. 어제도 그렇고 내일도 그럴 것입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7년 0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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