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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가 걱정된다면 노루궁뎅이버섯을 권합니다”

마암면 석마리 박정근 씨의 예원농장을 찾아서
장 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 예방 다이어트에도 효과
오리사육에서 작목전환 노루궁뎅이버섯 재배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04월 07일
ⓒ (주)고성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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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화된 식생활과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해 만성질환이 증가해 성인 100명 중 7명이 당뇨환자라고 한다.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당뇨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노루궁뎅이버섯이 주목받고 있다.
노루의 엉덩이와 빼닮아 노루궁뎅이버섯이라는 재밌는 이름이 붙은 이 버섯은 음식천국 중국에서도 상어지느러미, 곰발바닥, 제비집과 더불어 대륙 4대 진미로 손꼽을 정도로 진귀한 버섯이다. 수확 직후에는 눈송이 같은 모습인 노루궁뎅이버섯은 건조하면 노랑 노루의 털 색깔과 유사해진다.
일반인 사이에서는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노루궁뎅이버섯이 고성에서도 재배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일 마암면 석마마을에서 버섯재배를 하고 있는 예원농장 박정근(55) 대표를 만나 오리사육에서 작목전환을 통해 노루궁뎅이버섯 재배를 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역경을 딛고 새로운 도전
“오리를 사육하다가 버섯으로 작목을 전환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결정이었지만 노후를 생각한다면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원농장 박정근 씨가 버섯농장을 시작한 것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오리를 사육하던 중 지난 2015년 AI가 발생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어 버섯으로 작목을 전환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박 씨의 고향은 부산이다. 젊었을 때는 서울에서 선박회사에서 근무했다.
“언제는 친구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양란농장에 놀러오라고 해서 들렀는데 당시 양란의 단가가 좋아 한 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후 그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김해에서 양란농장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고성군에서 화훼단지를 유치한다는 소식을 듣고 김해에서 고성으로 양란농장을 이전하면서 고성에 정착하게 됐다.
당시에는 양란의 시세가 좋아 한 때는 재미도 봤지만 2003년 태풍 매미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박 씨의 양란농장도 큰 피해를 봤다.
“매미 때는 정말 모든 양란농장이 전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우리 농장에서도 1억 원 상당의 피해를 보면서 농장 경영이 어려워졌습니다.”
매미 피해 이후 양란재배는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박 씨는 결국 2013년 양란재배를 포기하고 오리사육으로 전환했다.
오리사육을 시작한 박 씨는 연간 6~7천만 원의 소득을 올리면서 만족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불과 2년 만에 고성에서 AI가 발생하면서 박 씨 농가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고성군에서는 오리농가에 대해 작목전환을 권유했고 박 씨는 그 권유를 받아들였다.
“AI와 관련해 여러 정보를 분석해보니 한 번 발생한 곳은 2~3년 주기로 다시 AI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또 AI가 발생돼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작목을 전환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박 씨는 고성군농업기술센터 천민성 축산행정계장과 함께 강원도에서부터 전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의 농장을 둘러보면서 전환할 작목을 물색했다. 
“처음에는 블루베리를 재배하려고 생각했지만 당시 공급과잉으로 전망이 없어 보여 혼자서 할 수 있는 작목을 찾았습니다. 전국 곳곳의 농장을 둘러보면서 마지막으로 들린 전라도 강진군의 한 농장에서 노루궁뎅이버섯을 재배하는 것을 보고 버섯재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박 씨는 자신이 노루궁뎅이버섯을 재배할 수 있었던 것은 공휴일과 주말도 마다하지 않고 함께 농장에 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은 천민성 계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 노후에도 쉽게 할 수 있는 버섯재배
버섯농장이라 하면 습하고 그늘진 곳에 통나무가 즐비한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예원농장에서는 동그란 플라스틱통에 참나무와 균주, 영양제, 패화석비료 등을 넣어 노루궁뎅이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이 플라스틱통에 어느 종의 균주를 넣느냐에 따라서 자라는 버섯이 달라집니다.”
현재 1천㎡ 규모의 하우스에는 노루궁뎅이버섯뿐만 아니라 표고버섯, 목이버섯을 재배하고 있으며, 잎새버섯도 재배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규모에서는 혼자서도 손쉽게 버섯을 재배할 수 있으며, 앞으로 면적을 넓혀나가더라도 노동력이 많이 들지 않아 혼자서도 농장을 운영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오리를 사육할 때에는 노동력이 많이 들고 작업환경이 너무 좋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버섯재배는 아침에 농장에 들러 환기를 시키고 온습도조절만 해주면 돼 많은 노동력이 필요치 않습니다. 그래서 노후에도 계속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오리사육 때보다는 많은 소득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향후 판로가 확보되고 시설개선과 규모만 확장한다면 오리사육 때보다 더 많은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박 씨는 보고 있다.

# 장 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 예방에 효과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노루궁뎅이버섯을 귀하게 여겨왔으며, 한방약선요리나 궁중요리에 이용돼왔다. 자연산 노루궁뎅이버섯은 그 개체수가 너무 적어 산삼보다 더 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일반인들은 이 버섯을 본 적이 없어 대부분 잘 모른다.
노루궁뎅이버섯은 한방에서 위와 장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노루궁뎅이버섯은 베타글루칸(다당체), 올레아놀릭산, 복합아미노산, 지방산 등을 함유하고 있어 소화불량과 역류성 식도염, 위장질환 치료에 탁월해 약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지능력을 개선해 치매를 예방하고 아토피피부염에도 효과가 있으며 칼로리가 매우 낮고 섬유소와 수분이 풍부해 포만감을 줘 다이어트에도 적합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노루궁뎅이버섯의 경우 생으로 먹기보다 건조해서 먹는 게 좋다고 한다. 또한 버섯을 말리면서 농축된 다양한 성분들이 물에 용출되기 때문에 노루궁뎅이버섯을 건조해 차를 끓여 마시면 생으로 먹을 때보다 염증 질환 예방 효과가 더 커진다.
이 외에도 말린 버섯은 10분간 물에 불려 채소와 함께 볶아 노루궁뎅이버섯 채소볶음으로 만들 수 있으며 버섯을 우려낸 물로 밥을 짓거나 죽을 쑤어먹어도 좋다고 한다.

# 노루궁뎅이버섯 보편화 목표
노루궁뎅이버섯은 최근 들어 각종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보편화되지 않아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때문에 박정근 씨는 노루궁뎅이버섯을 판매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은 입소문에 의해 직거래로 판매하는 것이 고작이다.
“노루궁뎅이버섯은 저장성이 떨어져 4~5일이 지나면 먹지 못하기 때문에 주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버섯을 채취하는 즉시 건조시켜 즙으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합니다. 직거래로 판매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룡나라쇼핑몰을 통한 판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원농장에서는 현재 노루궁뎅이버섯 1㎏당 2만5천 원, 표고와 목이버섯은 1㎏당 1만5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버섯은 연중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판로만 확보된다면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서부경남에서 노루궁뎅이버섯을 제일 많이 생산하고 보편화시켜 일반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 또 하나의 목표와 바람
“농사도 중요하지만 지금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식들을 잘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정근 씨는 35살에 사촌동생의 소개로 아내 윤정애 씨와 만나 결혼했다. 
“고성에서 양란재배를 할 당시 사촌동생으로부터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던 지금의 아내를 소개받았습니다. 그해 코엑스에서 난전시회가 열려 서울에 올라갔고 지금의 아내에게 제가 재배하는 양란을 보여줬어요. 화려한 양란의 꽃에 반한 아내와 결혼에까지 골인하게 됐습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태풍 매미와 AI 등으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때마다 아내는 자신을 믿고 따라줬다.
“작목전환을 할 때에도 아내는 늘 저를 믿어줬습니다. 늘 아내에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윤정애 씨, 사랑합니다!”
박정근 씨는 버섯농사로 성공하는 것 외에도 가장 중요한 목표가 하나 있다고 한다.
“지금은 결혼을 워낙 늦게 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35살은 늦지 않았다고 하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늦은 편이었습니다. 결혼을 늦게 하면서 슬하에 두 딸은 아직 대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 중입니다. 두 딸이 어엿한 사회인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 작목전환에 대한 소견
“지금 군내에서 오리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다가 오리를 사육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작목을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한 농장주가 작목전환을 고려하며 저희 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버섯이 일조량과 상관이 없기 때문에 버섯 재배가 승산이 있다고 조언해줬지만 실제 농가에서 작목전환은 정말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작목전환에 대해서는 행정과 농민이 서로 의견조율을 통해 슬기롭게 해결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17년 04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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