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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입니다

이성열 동해중학교 교사
인성, 학교폭력 예방 공로 스승의 날 교육부장관 표창
영어교사에서 3년 전 진로교사로 전과 후 인성 교육 앞장
진정한 교육은 가정과 학교가 합심해야 한다는 생각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13일

이성열 교사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꿈과 희망이라는 믿음을 갖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단에 선다.
ⓒ (주)고성신문사
교사가 지닌 능력의 비밀은 인간을 변모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했다. 동해중학교 이성열 교사를 보면 교사 한 명이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그 경이로운 순간과 또한 그런 순간이 안겨주는 감동
이 마치 손에 잡히는 것 같다.
“꿈이나 목표가 없이, 대학과 취업을 위해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공부와 학교가 재미있을까요? 지겨울 겁니다. 그래서 일탈도 하는 거겠지요. 아이들에게 꿈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원래는 영어교사였다. 국영수는 늘 중요한 과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성열 교사가 생각할 때 국영수 성적보다 우선이어야 할 것은 아이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이었다. 그래서 미련없이 진로교사로 전과했다.
“영어를 가르칠 때는 힘든 순간도 많았어요. 공부에 관심없는 특성화고등학교의 일부 아이들은 본인에게 영어는 필요없으니 한숨 자야겠다고 대놓고 저한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진로교사로 전과하고부터는 힘든 점이 하나도 없어요.”
이성열 교사는 고성 사람이다. 대성초등학교와 철성중학교, 철성고등학교를 거쳐 사범대를 졸업하고 교편을 잡았다.
그러나 사실은 화공, 화학 등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려운 집안 형편을 생각해서도 대학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의 의견은 달랐다. 아무리 넉넉지 않은 살림이어도 아들이 공부하길 바랐다. 사범대학교가 등록금이 저렴하니 공부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원래의 꿈과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꿈을 택했더라면 지금쯤 화학자나 화공분야의 명장이 됐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렇다고 교단에 선 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꿈과 다른 길을 택해 저벅저벅 걸으면서 이게 천직이구나, 느낀 순간 이전의 미련 같은 것은 눈 녹듯 사라졌다.
“교직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큰 학교와 작은 학교 분위기가 다른 게 몸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우리 학교 아이들은 뉴스에서 보는 학교폭력이나 삐뚤어진 인성을 가진 아이들이 없습니다. 다녀보니 소규모학교는 천국이에요.”
그렇다고 큰 학교에서 고생만 한 것은 아니다. 병아리 교사 시절에 갓 학생부 막내교사로 일할 때였단다. 다음주 월요일이 시험인데 마침 일직을 서게 됐다. 당시만 해도 등사기로 시험지를 밀어가며 찍어내던 시절이었다. 
학생 몇몇이 몰래 시험지를 훔쳐갔다. 당시만 해도 체벌이 허용되던 시절이라 주동한 남학생들 몇몇을 잡아다가 걸레자루로 때리고 호되게 혼냈다.
얼마 전에 당시 문제지 유출 주동자들이 그를 모임에 초청했다. 이제 30대 후반으로 성장한 아이들은 김해시청, 부산시청에 근무하고 사업가로 훌쩍 자라있었다. 걸레자루로 엉덩이를 얻어맞고는 잘못했다던 아이들이 그때 죄송했다며 좋은 술을 한 잔 올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충만해지더란다. 그리고, 이 길을 잘 택했구나, 아이들에게 훈육은 미래를 바꾸는 방법이겠구나, 싶었단다.
“학생들의 인성은 성적보다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지요. 아이들은 꿈과 희망을 먹고 삽니다. 그럼 우리 교사들은 아이들을 배부르게 해줘야지요. 그게 교사들이 할 일입니다.”
이성열 교사는 아이들의 인성이 왜 자꾸 삐뚤어지는 걸까, 학교폭력이 왜 생길까, 고민해본 적이 있다. 한 자녀에서 그치는 요즘 세상이고, 학부모들도 바빠서 가정 내에서 아이의 스트레스가 모두 해소되지 않으니 그게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 끝에, 진정한 의미의 교육은 가정과 학교의 합작품이라는 답이 나왔다. 그래서 인성 프로그램 연수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기 시작했고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 예방을 위해 팔방으로 뛰었다. 그 덕분에 이번 스승의 날에는 교육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게 됐다.
“상보다 중요한 것은 저에겐 아이들의 웃음입니다. 학교가 즐거우면 아이들은 삐뚤어지지 않아요. 당연히 학교폭력도 사라지겠지요. 저는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늘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만큼 아름다운 음악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그게 교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지요.”
최민화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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