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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 서 말
김석윤
목걸이를 만들 거야!
팔찌도 만들 거야!
해는 점점 높아가는데, 바쁜 마음
실도 꿰지 않은 헛바느질만 무성할 뿐.
현종과 양귀비의 일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을 패러디한 디카시이다.
소나무에 영롱한 이슬이 탐스럽게 맺혀 있다. 구슬처럼 꿰어서 목걸이도 팔찌도 정말 만들고 싶다. 그러나 해가 떠오르고 잠시 지나면 이슬은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다.
이건 인생의 비유이다. 이슬방울을 꿰어서 목걸이나 팔찌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 무모한 우리네 삶이 아니겠는가.
이슬은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것의 표상이다. 무릇 아름다운 것은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이슬을 꿰어서 영원히 목에 걸고 다닐 수가 없다. 잠시 바라보는 것으로 족할 뿐이다.
당 현종과 양귀비의 일화다. 양귀비는 현종과 같이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을 보다 그만, 자신도 나이가 들면 가을 부채처럼 버림받는 신세가 될까, 두려워하며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때 현종은 양귀비를 위로하며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될지이다.”라고 하늘에 맹세했다.
그러나 현종은 그 맹세를 지키지 못했다. 안록산의 난으로 피난 가며 수행하던 병사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결국 양귀비에게 목매 죽을 것을 명했다.
아름다운 것도 권력도 명예도 지상에서는 저 소나무 잎에 맺힌 이슬처럼 잠시 반짝하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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