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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오후, 고성문화원 3층에서는 효정 최옥희 씨의 고희 기념문집 ‘일송정 아낙의 푸른인생’ 출판기념회가 고희연을 겸해 개최됐다.
출판기념회에서 최옥희 씨는 “삶의 모든 굽이마다 함께한 분들께 일일이 인사드리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 자리에서 인사를 대신한다. 제 인생을 돌아보니 고통과 행복이 교차한다. 젊은 나이에 남편을 병으로 잃고 농사를 지으며 자식들을 키울 일이 막막했지만 시부모님을 울타리 삼아 살아왔다”며 삶을 회고하고, “문화원 입문은 농사 지으며 촌부로만 살던 저에게 예술세계를 접하게 된 인생의 전환점이었고 또 다른 행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칠순을 맞으면서 그동안의 졸작들을 한데 엮었다. 좋은 작품은 아니지만 제 삶의 여정으로 봐주시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자녀들과 함께 인사하며 시작된 이번 출판기념회에서는 최옥희 씨의 시조 낭송에 이어 최씨의 딸이자 양산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윤초 허수희 씨가 최씨의 동생인 최숙미 작가의 수필 ‘엉겅퀴’를 낭독,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케이크 커팅과 함께 자녀들 모두가 ‘어버이 은혜’를 합창하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효정 최옥희 씨는 1947년 하일면 송천리에서 태어났다. 22세에 결혼했으나 30대의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 후 농사를 지으며 자녀들을 출가시켰다. 1999년 고성문화원에 입회한 후 서예와 한시, 서각, 모시꽃 등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왔으며 특히 서예에서 두각을 나타내 2010년에는 경상남도 아동협의회 서예부문 심사위원으로 임명됐고, 양산 관설당 서예협회 특선, 행촌서예대전 특선과 입선, 대한민국 성산미술대전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2013년 고성문화원 예절분과 총무와 문화원소가야서화회 부회장을 거쳤으며 2014년 제9대 고성문화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뿐만 아니라 220회, 75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희를 기념해 출간한 문집에는 가을밤 소리, 친정집, 나의 행복 등 시조작품들과 서예, 문인화, 서각, 모시꽃 작품 등 최옥희 씨의 다양한 작품활동을 담고 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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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옥희
일송정 아낙의 푸른 인생 저자
서예 서각 한시 모시꽃 등다양한 작품 담은 문집 발간
“제 삶을 돌아보며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인생칠십고래희’라고 했다. 지금이야 70이면 마을 청년회 소속이라지만, 그래도 뭔가를 시작하기에 젊지 않은 나이로 생각한다. 그러나 효정 최옥희 씨는 고희연과 동시에 ‘일송정 아낙의 푸른 인생’ 출판기념회를 가지며 작가로 불리기 시작했다.
“남편과 사별한 후, 당시에는 누구나 그랬듯 저 역시 삶에 순응하며 살았습니다. 농사를 짓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바빴지요. 그러다가 예술세계에 눈을 뜨면서는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더 바쁘게 살았습니다.”
황혼에 접어들면서 시작한 서예, 시조 등등의 활동으로 오히려 젊은 시절보다 몇 곱절 바쁜 삶을 살아야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바쁠수록 힘이 솟았다. 농사로 이미 굳은 관절도 붓을 잡고 펜을 잡는 순간만큼은 쭉쭉 펴지는 기분이었다.
예술적 재능은 선천적인 면도 있나 보다. 수필가인 동생 최숙미 씨는 물론이고, 그녀의 자녀들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서예를 하는 ‘작가’들이다. 천부적인 예술가 집안이다.
효정 최옥희 씨의 수십 년 역사를 담은 책 ‘일송정 아낙의 푸른 인생’은 그녀의 삶에서 가장 늦게 얻은 자식이다.
“농사일로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면 글을 썼고, 서예를 했고, 봉사를 했습니다. 그러면 숨통이 틔는 기분이지요. 그런 다음에는 또 살아갈 힘이 생깁니다. 나이 70이 대수인가요. 예술의 세계를 더 공부하고 배우고 즐기는 것, 그게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어둠을 헤치고 새벽을 밝혀주는 아름다운 샛별 효성처럼 빛나라는 뜻으로 진우 허태동 선생은 그녀에게 ‘효정’이라는 호를 지어줬다. 최옥희 씨의 호, 효정처럼 지난 삶이 조금 힘들었을지 몰라도 칠순 그녀의 눈에는 별빛 같은 혹은 소녀 같은 반짝임이 가득하다. |